김민석 체제 출범, 유시민·김어준 ‘빅스피커’ 퇴조했나…“정부·여당이 외부 평론가에 일희일비 안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 출범을 두고 17일 여권 빅스피커의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력한 팬덤으로 진보 진영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유시민 작가 등 민주당 외부 인사들은 ‘친정청래계 스피커’로 쪼그라든 모습을 보였고 김어준씨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영향력이 기존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유튜버와 평론가 등 외부 목소리에 휘둘리기보다 집권여당으로서 정치적 의제를 설정하고 현안을 풀어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유 작가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을 도식화한 ABC론부터 시작해, 지난달 증축·재건축론에 이어 이재명 정부 필패론까지 수위를 높여가며 평론을 내놨다. 유 작가는 지난 6월 말 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지지자들은 증축을 원하는데 이 대통령은 입주자 동의 없이 재건축을 하려 한다”고 말했고 지난달 15일에는 구독자 285만명의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나와 “(이 대통령이)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했다.
여권 내에서는 전통 지지층에 호소하는 유 작가 평론이 이 대통령과 김 대표를 향한 비판인 동시에 정청래 의원의 측면 지원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이 같은 행보가 오히려 당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2002년 대선 경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호남 승리를 환기시킨 팀정청래의 캠페인은 호남 유권자들을 전혀 설득하지 못했다”면서 “(팀 정청래의) 판단은 유시민 작가가 진원지”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유 작가에 대해 “필연적 실패의 길, 저주에 가까운 얘기를 했다”며 “그냥 두면 안 되겠다는 집단적인 호남의 정치적 이성이 발휘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원인을 “코어 지지층의 이탈”에서 찾으며 선명한 개혁 노선을 주문해 온 김씨와 김씨의 유튜브채널의 영향력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씨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모든 후보를 인터뷰하는 등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김민석 대표 체제에서는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씨와 김 대표는 김 대표의 총리 시절 방미와 서울시장 여론조사 포함 여부를 두고 대립해왔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민주당이 외부 목소리에 휘둘리기보다 집권여당다운 책임감있는 의사 결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남준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유 작가 발언을 비판하며 “책임을 져야 하는 집권여당은 적을 늘리는 정치가 아니라 성과를 만드는 정치로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여당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내놓는 정치 평론에 일희일비해서는 여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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