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열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끝없는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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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글로벌 현장을 직접 누비며 하반기 사업 점검에 나섰다. 셀트리온의 실적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미국 직판 체제를 강화하고 신제품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서 회장은 실적 개선에 안주하기보다 미국 직판망 확대와 신제품 출시, 신약 사업 강화 등을 다음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복귀 이후 셀트리온은 계열사 합병으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미국 직판망을 구축했으며, 바이오시밀러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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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서 글로벌 바이오 창업주로…경영 복귀 후 최대 실적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글로벌 현장을 직접 누비며 하반기 사업 점검에 나섰다. 셀트리온의 실적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라선 가운데 미국 직판 체제를 강화하고 신제품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40대에 대우그룹 해체로 직장을 잃은 샐러리맨에서 바이오기업 창업주로 변신한 서 회장은 다시 한 번 현장 경영을 통해 셀트리온의 다음 성장동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 휴가 반납하고 유럽·미주·아시아 순회…'현장 경영' 재가동
서 회장은 이달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유럽 주요 국가를 비롯해 미국·캐나다·일본 등 해외 법인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각 지역의 영업 현장을 직접 살피면서 하반기 매출 목표와 사업 계획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들과 주요 현안을 공유하는 일정이다.
이번 행보의 핵심은 글로벌 직판 체제 강화다. 셀트리온은 기존 병원 및 조달시장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약국 채널까지 영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 지프레와 스위스 아이콘 등 인수 기업과 현지 법인의 영업 역량을 결합해 제품 판매를 끌어올리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 복귀 후 역대 최대 실적…신제품 매출 비중 65%
현장 중심 경영은 최근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과도 맞물려 있다. 서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셀트리온은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5387억원, 영업이익은 77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97.4%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2분기에는 매출 1조 3937억원, 영업이익 451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으로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램시마SC를 비롯한 고수익 신규 제품군의 매출 비중이 약 65%까지 높아지면서 제품 믹스 개선이 수익성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개발·생산·판매를 하나의 회사로 통합한 이후 제품 판매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서 회장은 실적 개선에 안주하기보다 미국 직판망 확대와 신제품 출시, 신약 사업 강화 등을 다음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그가 다시 경영 현장에 돌아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 2년 만에 경영 복귀…미국 직판·합병 직접 지휘
서 회장은 2020년 12월 31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에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실현하고 전문경영인과 후배 세대에 회사를 맡기겠다는 기존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2년여 만인 2023년 다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 직판 체제 구축과 신제품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계열사 통합 등 굵직한 과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서 회장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복귀 이후 서 회장이 가장 먼저 속도를 낸 분야는 글로벌 사업이었다. 미국 직판망 구축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신약 사업 확대에 나섰다.
같은 해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마무리하며 개발·생산·판매로 분리돼 있던 사업 구조도 하나로 묶었다.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통해 제품 개발부터 생산, 글로벌 판매까지 일원화된 사업 체계를 구축했다.
서 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 글로벌 현장을 직접 챙기는 이유도 이 같은 사업 구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 40대 샐러리맨에서 바이오 창업주로
서 회장의 경영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제물포고와 건국대학교 산업공학과를 거쳐 같은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삼성전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한국생산성본부로 자리를 옮겨 기업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눈에 띄어 대우그룹에 합류했고, 1992년 대우자동차 최연소 임원에 올랐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서 회장 역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1999년 대우에서 함께 나온 동료 10여 명과 넥솔바이오텍을 설립한 그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던 중 바이오산업에 주목했다. 이후 바이오시밀러 사업 가능성을 발견하고 2002년 셀트리온을 창업했다.

▲ '램시마 신화'…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척
셀트리온을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끌어올린 핵심에는 바이오시밀러가 있었다. 대표 제품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개발된 '램시마'다. 셀트리온은 2012년 램시마의 국내 허가를 획득했고, 2013년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2016년 미국 FDA 판매 승인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램시마의 성공 이후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했다.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 항암제 '베그젤마' 등을 차례로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스테키마', '옴리클로', '아이덴젤트', '스토보클로·오센벨트', '앱토즈마' 등을 추가하며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11개까지 확대했다.
초기 자가면역질환과 항암 분야에 집중했던 사업 영역도 알레르기와 안과, 골질환 등으로 넓어졌다. 단일 제품에서 출발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다양한 치료 영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제품군으로 키운 셈이다.
▲ '기업은 곧 사람'…샐러리맨 경험을 경영에 담다
서 회장의 경영 방식에는 직장인으로 생활했던 경험이 짙게 녹아 있다.
그가 강조해온 경영철학 가운데 하나는 '기업은 곧 사람'이라는 원칙이다. 기업의 성장을 임직원의 성과와 연결하고 구성원이 회사의 핵심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복지와 인사제도에도 이러한 철학이 반영됐다. 셀트리온은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직원 자녀 보육을 지원하는 등 임직원 복지에 힘을 쏟았다.
리더 평가 방식도 기존 기업들과 차별화했다. 단순히 낮은 점수를 매기는 방식보다 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 리더는 직위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대우그룹에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던 경험과 샐러리맨 시절의 기억을 기업 경영에 반영한 것이다.
▲ 다시 현장에 선 창업주…셀트리온의 다음 성장동력은
서 회장은 한 차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복귀 이후 셀트리온은 계열사 합병으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미국 직판망을 구축했으며, 바이오시밀러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18개 제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그의 관심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글로벌 판매망 강화와 신제품·신약 사업 확대에 맞춰져 있다. 특히 해외 현장을 직접 돌며 지역별 판매 전략을 점검하는 것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 기업'에서 글로벌 종합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
대우그룹 해체로 40대에 직장을 잃었던 샐러리맨은 20여 년 뒤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한 창업주가 됐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다음 성장 곡선을 어디까지 끌어올릴지가 서정진 회장의 새로운 과제로 남아 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약력
1999년 셀트리온홀딩스 전신인 '넥솔' 창업
2002년 셀트리온 설립, 회장 취임
2009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설립
2009~2015년 자회사 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
2015년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2020년 셀트리온 회장 은퇴
2023년 셀트리온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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