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바닥에 웅크려 맨눈으로 찾던 '기름 한 방울'… 농기계 공장에도 AX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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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No Good)."
지난달 22일 전북 익산시 TYM 공장에서 빨간색 트랙터 완제품을 로봇 팔 두 대가 구석구석 탐색하더니 화면에 띄운 메시지다.
17일 TYM에 따르면 누유 감지 AI 로봇은 2024년 9월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엠에이티·DXEL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력한 결과다.
TYM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이송·조립 공정의 AX 실증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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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수작업 트랙터 검사에 AX
생산성 향상, 검사 시간 6분→4분
내년 이송·조립 공정 AX 실증 예정
"양산 라인 도입 시 생산성 30% ↑"

"NG(No Good)."
지난달 22일 전북 익산시 TYM 공장에서 빨간색 트랙터 완제품을 로봇 팔 두 대가 구석구석 탐색하더니 화면에 띄운 메시지다. 취재를 위해 일부러 바닥 쪽 부품에 묻혀 놓은 기름 한 방울을 기어코 찾아냈다.
로봇 팔에는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됐고, 이를 움직이는 것은 누유 감지에 특화된 인공지능(AI)이었다. 사람 없이 자유자재로 작동하는 로봇 팔은 맞은편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손으로 일일이 조립하는 작업자들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17일 TYM에 따르면 누유 감지 AI 로봇은 2024년 9월부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엠에이티·DXEL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력한 결과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제조업 AI 대전환(M.AX) 얼라이언스' 내 AI 팩토리 분과에 편입돼 힘을 합치고 있다. 트랙터 등 TYM 농기계 제조 과정의 조립·이송·검사 공정 AI 전환(AI Transformation·AX)이 핵심이다. 이 중 누유 검사 AI 로봇은 개발이 끝나 현장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숙련도에 의지했던 품질검사... AX로 신세계

TYM은 그동안 완성한 트랙터를 100% 사람이 검사했다. 적정 유압을 유지하려면 미세하게라도 기름이 새면 안 되는데, 정확한 판단이 난관이었다. 발생 부위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지만 아래로 기어 들어가 손톱보다 작은 기름 방울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작업자의 숙련도나 컨디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누유가 발생한 위치와 원인, 빈도 등은 품질 향상의 열쇠지만 체계적 데이터 축적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AX를 도입한 이유다.
김태완 TYM 책임은 "작업자가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야 하는 일이라 근골격계에 무리가 되기도 한다"며 "익산이 인구 감소 지역으로 채용도 쉽지 않아 AX를 통한 인력 감소 대응·산업 안전 확보 등 제조업이 당면한 여러 과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AX의 시작인 공정용 두뇌, 즉 AI 모델 개발은 KITECH가 맡았다. 전북 김제시 KITECH 농기계기술지원센터에서 만난 유정상 박사는 기름이 자외선(UV)을 받으면 형광빛을 띤다는 점에 착안, 900장의 사진에서 누유가 발생한 부분을 일일이 라벨링(labelling)하며 AI를 학습시켰다고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누유 발생률이 1% 이내로 적다 보니 불량 데이터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부품 사진에 기름 방울을 적절히 합성할 줄 아는 AI 모델도 개발했다. AI로 AI를 가르칠 교재를 만든 셈이다.
로봇 팔은 기계제조업체 엠에이티가 제작해 두뇌와 몸을 갖춘 AI 로봇이 지난해 11월 TYM 공장에 적용됐다. 농기계 공장에 국내 최초 AI 무인검사 도입이다. 현재는 누유 외에 외관 결함, 도장 두께 등도 자동 검사가 가능해졌다. 덕분에 출고 전 트랙터 검사 시간은 6분에서 4분으로 줄었고, 검사 공정 생산성은 20% 이상 상승했다. 검사가 끝나면 결과와 판정 정보가 생산관리시스템에 자동 기록돼 데이터도 체계적으로 쌓인다. 유 박사는 "이 과제로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냈는데, 실증 경험이 논문 평가 과정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TYM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이송·조립 공정의 AX 실증도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에 양산 라인에 도입할 계획이다. 김 책임은 "최종 목표는 생산성 30% 향상"이라며 "제조기업이 당면한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 탄소 감축, 품질 향상 등 다양한 과제들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김제=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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