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한바퀴 더 돌아야…” 밥먹는 시간 아껴도 마감 쫓겨

송민석 2026. 8. 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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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경기 고양시 일산, 일터는 강원 춘천.

이씨는 "마감 시간을 계속 못 맞추면 수행률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구역을 회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새로 계약하는 사람은 더 낮은 수수료로 시작한다. 계속 내려가면 누가 새로 이 일을 하겠느냐"고 했다.

이씨는 "하루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줄어드는 수수료와 2차 배송, 마감 시간 문제가 개선되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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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쿠팡 배송기사의 하루
오전·오후 같은 구역 재차 방문
수행률 따라 담당구역 회수 불안
건당 수입 감소 생활부담 가중
▲ 13일 쿠팡CLS 춘천모바일캠프에서 이원석(왼쪽에서 첫 번째)씨와 동료 기사들이 배송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송민석 기자

집은 경기 고양시 일산, 일터는 강원 춘천.

가족을 떠나 매일 배송 트럭에 오르는 이원석(49)씨에게 춘천의 아파트 단지는 가장으로서 버텨야 할 삶의 현장이다.

13일 오전 9시20분 춘천시 신동면 쿠팡 춘천모바일캠프. 4년 전 캠프가 들어설 때부터 일한 이 씨는 3개 업체가 함께 쓰는 비좁은 공간에서 트럭 주차 자리부터 찾아야 했다. 돔형 천막은 한여름 열기도 잘 빠지지 않는다. 동료 기사 김재덕(43)씨는 “폭염 때는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른다”고 했다.

오전 10시40분 캠프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이씨는 엘리베이터에서 들러야 할 13개 층을 한꺼번에 눌렀다. 3층부터 35층까지 물건을 놓고 기사용 앱으로 인증사진을 찍었다. 배송뿐 아니라 반품 물건과 다 쓴 프레시백도 회수한다. 포장이 바뀐 반품 물건을 구분하기 위해 그의 가슴팍에는 늘 네임펜이 꽂혀 있다.

낮 12시30분 점심은 편의점 김밥 한 줄과 음료로 때웠다. 이씨는 “처음 일을 시작하고 6개월 만에 15㎏ 넘게 빠졌다”며 웃었다.

11개 동 31개 라인의 1차 배송을 끝내자 오후 2시30분이 지났다.

하지만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캠프로 돌아가 새 상품과 신선식품을 싣고 같은 아파트를 다시 도는 ‘2차 배송’이 기다린다. 이씨는 “다른 택배사는 명절 등 물량이 몰릴 때 배송을 나누지만 쿠팡은 평소에도 1·2차로 나뉘어 들어온다”고 했다.

2차 물량은 오후 8시까지 배송해야 한다. 오후 7시 전후면 기사 단체 대화방에 개인별 배송 완료율도 올라온다. 이씨는 “마감 시간을 계속 못 맞추면 수행률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구역을 회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환경이 열악해도 이씨가 춘천을 떠나 가족이 있는 일산으로 캠프로 옮기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역과 캠프마다 배송 환경이 달라 그동안 쌓은 경험을 그대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걱정은 또 있다. 이씨는 건당 수수료가 해마다 100~200원씩 줄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새로 계약하는 사람은 더 낮은 수수료로 시작한다. 계속 내려가면 누가 새로 이 일을 하겠느냐”고 했다.

다음 날인 14일은 2020년 도입된 ‘택배 없는 날’.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당시 정부와 주요 택배사의 공동선언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씨는 “하루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줄어드는 수수료와 2차 배송, 마감 시간 문제가 개선되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송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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