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공장, 먼지 쌓인 기계…"어떻게 정리할지 고민” [르포]

김아름 2026. 8. 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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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가동을 시작한 이후 한때는 밤낮으로 공장을 돌려 수출까지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때의 30%만 가동하고 있는 수준으로 일감이 없는데다 정부 규제 때문에 어떻게 하면 공장을 빨리 정리할 수 있을지만 생각 중 입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공장 및 제조업소 경매 진행 건수는 3218건으로 전년동기 1761건 보다 82.7%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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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에 무너지는 中企①]
일감↓임금↑ '중소기업' 경매 우수수..."땡처리도 안 돼"
부천 제조업체 생산현장 가보니
일감 줄어드는데 임금·자잿값은 쑥
2분기 공장 경매 3218건, 1년여 만에 2배↑
"업종 특성 고려에 규제 유연 적용을"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1970년대 가동을 시작한 이후 한때는 밤낮으로 공장을 돌려 수출까지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때의 30%만 가동하고 있는 수준으로 일감이 없는데다 정부 규제 때문에 어떻게 하면 공장을 빨리 정리할 수 있을지만 생각 중 입니다.”

경기도 부천 소재 A 문구 공장에 기계에 먼지가 쌓여있다. (사진=김아름 기자)
최근 이데일리가 찾은 경기도 부천 소재 A 문구 공장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외국인 근로자 몇명만 보일 뿐 공장에는 멈춰 선 기계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컨베이어에는 빈 행거가 길게 늘어섰고, 생산라인은 가동을 멈춘 지 오래된 듯 분진이 내려앉아 있었다. 철제 레일과 설비 곳곳에는 녹이 슨 흔적이 눈에 띄었다. 공장 안에는 기계음 대신 환풍기 소리만 울렸고, 넓은 작업장은 한산한 풍경을 드러냈다.

A 공장 관계자는 “그동안 너무 임금이 많이 올라 한국 사람을 고용 안한지는 오래 됐고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어려움은 더욱 심해졌다”라며 “그 어려움을 자식에게까지 전가하고 싶지 않다. 의욕이 상실 돼 어떻게 하면 공장 정리를 빠르게 잘 할 것이냐가 최대 화두”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전체 제조업 공장 전반에 두드러지고 있다. 공장 경매는 쏟아지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공장 및 제조업소 경매 진행 건수는 3218건으로 전년동기 1761건 보다 82.7%나 늘었다. 1452건을 기록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1년여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낙찰률도 20% 초반대로 저조해 ‘땡처리’ 수준으로 경매가 나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재와 물류비 등 생산비용은 치솟는 반면 제품 가격에 이를 제대로 반영하기는 어려워 수익성이 악화되고, 결국 버티지 못한 기업들이 공장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동향에 따르면 주요 국가산업단지 평균 가동률은 2022년 3월 85.1%에서 2023년 3월 84.4%, 2024년 3월 82.8%, 2025년 1분기 81.8%로 3년 연속 하락하다 올해 1분기에는 82.7%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반등했다. 다만 이는 일부 반도체 생산기지가 전체 평균 가동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산업 전반에서는 고환율과 내수 부진,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제조업 현장의 고충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제조업 위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소부장과 뿌리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보다는 유연한 운영을 이끌어 내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명환 한국외대 산학협력단 연구교수는 “소부장 기업과 뿌리산업, 소상공인을 포함한 다수의 제조업은 내수 부진과 원가 상승, 인력난으로 체감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제조업은 수주와 납기 일정에 따라 생산량 변동이 큰 산업인 만큼, 인력난이 심화된 현장에서는 주52시간제 등 규제를 업종 특성과 기업 현실에 맞게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아름 (autum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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