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어드는 일본, 편의점 업계도 ‘뭉쳐야 산다’
‘편의점 왕국’ 일본의 편의점 체인들이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손잡고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일부 서비스를 공동 운영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업계 1·2위인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는 지난 6월 ATM 운영을 함께하는 협력을 시작했다. 패밀리마트가 자사 매장 ATM을 세븐은행의 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세븐은행은 세븐일레븐의 지주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가 만든 은행으로, 지난해 9월 패밀리마트 모회사 이토추상사가 지분 16.35%를 확보했다. 두 업체는 세븐은행 중심으로 ATM을 통합함으로써 현금 수송 등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븐은행은 향후 4년간 패밀리마트에 ATM 1만6000대를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향후 협력의 핵심이 식품 등 상품 공급망에 있다고 짚었다. 인구 감소로 운전기사 등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 향후 물류 차질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진 등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에서는 편의점이 주민에게 생필품을 제공하는 필수 인프라로 여겨진다.
일본 편의점 업계는 인구 감소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일손이 달려 문을 닫는 매장이 속출했다. 세븐일레븐, 로손 일부 체인들은 수년 전부터 무인 결제 시스템을 갖춘 무인 매장이나 로봇을 배치한 매장과 같은 대안을 모색해왔다. 일본 내 편의점 수는 2022년 5만5900개로 최다를 기록한 뒤 계속 감소해왔다.
항공업계에서도 유사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지난 5월 국내 지방 노선을 대상으로 공동 운항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동발 유가 쇼크로 운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노선에 두 회사가 비슷한 시간대에 비행기를 띄우는 등의 경쟁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닛케이는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경쟁을 계속할 경우 노선 폐지가 불가피하고 국가 교통 인프라를 유지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축소하는 일본 사회에서는 공존 가능한 경쟁과 성과의 공유가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인구는 2010년 1억280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일본의 인구는 1억1973만여명으로 1억2000만명선이 무너졌다. 1984년 이후 42년 만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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