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주년’ 장쩌민 띄운 시진핑…톈안먼 우회 언급하며 ‘결속’ 강조
“국가 영도직 주도적 사임” 언급에
주석 4연임 ‘직접 결정’ 뜻 관측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 재임 시절 국내외 정세의 혼란함을 언급하며 공산당의 결속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특히 장 전 주석이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국면에서 올바른 대응을 해 중국의 안정을 지켰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쩌민 탄생 100주년 대회’ 연설에서 “1989년 봄과 여름 사이 중국은 심각한 정치적 풍파를 겪었다”며 “장쩌민 동지는 당 중앙위원회의 올바른 결정을 확고히 지지하고 실행해 상하이의 안정을 효과적으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1989년 봄과 여름 사이의 정치적 풍파’는 그해 6월 톈안먼 민주화운동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보인다. 당시 전국 곳곳에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공산당이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유혈 충돌이 빚어졌다. 하지만 장 전 주석이 당 서기를 맡았던 상하이시는 소요 사태 없이 상대적으로 원만하게 넘어갔다.
덩샤오핑 전 주석 등 이를 눈여겨본 당의 원로들이 장 전 주석을 1989년 6월 당중앙으로 발탁했다. 장 전 주석은 1989년 11월 국가주석에 취임해 3세대 중국 지도부를 꾸렸다. 그는 1990년대 중국의 시장경제 개혁과 대외 개방 확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추진하며 경제 성장의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이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심각한 국내 정치적 혼란이라는 중대한 시험”에서 “개혁·개방을 지속하고, 외교 투쟁을 펼치며, 국가의 독립, 존엄, 안보, 안정을 굳건히 수호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이 주도적으로 다시는 중앙 영도 직위를 맡지 않겠다고 했으며, 2004년 주도적으로 당·국가의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사직했다”고 언급했다.
장 전 주석은 후임인 후진타오 전 주석에게 국가주석 자리가 넘어간 뒤에도 당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후 전 주석이 2004년 8월 ‘덩샤오핑 탄생 100주년’ 기념 연설에서 “덩샤오핑은 지도 간부 종신 재직제 폐지를 오랫동안 주장해왔다”고 에둘러 비판하자 한 달 뒤 당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 주석이 장 전 주석의 ‘국가 영도 자리에서의 주도적 사임’을 언급한 것은 자신의 국가주석직 4연임 여부 역시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뜻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금까지 탄생 100주년 기념대회가 열린 중국 지도자는 마오쩌둥·저우언라이·류사오치·주더·덩샤오핑·천윈 6명뿐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퇴임한 지도자 가운데 원자바오 전 국무원 총리, 왕치산 전 국가부주석 등이 참석했지만, 후 전 주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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