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치 집권 막는 ‘방화벽’ 작동할까…독일서 좌우 막론 반극우 연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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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시민들이 좌우 성향을 넘어 '극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곳은 다음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의 단독 집권 우려에 맞닥뜨렸다.
좌우 정파가 이례적으로 연대 집회에 나선 건 다음달 6일 주의회 선거에서 대안당이 집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대안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독일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다른 정파와 연정 없이 주정부를 단독 집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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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시민들이 좌우 성향을 넘어 ‘극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곳은 다음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의 단독 집권 우려에 맞닥뜨렸다. 시민들은 나치 추종 정당이 다시 득세해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6일(현지시각) 작센안할트 비터펠트에서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대안당)에 반대하는 집회 ‘갈색이 아닌 다양성으로’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갈색은 나치 돌격대(SA)가 입던 셔츠의 색이다. 나치 후계 격인 대안당의 집권을 막아 다양한 견해와 정체성이 공존하는 독일을 지키자는 게 집회 취지다.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기민당)과 범좌파인 녹색당, 사회민주당(SPD·사민당), 좌파당 등의 지지자가 집회에 나섰다. 기민당 당원이 연단에 올라 좌파 성향 시민들을 향해 “정치적 차이보다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호소하자 큰 환호가 쏟아졌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집회를 찾은 아르민 셴크 비터펠트 시장(기민당)은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자행한 나라에서 ‘우익 극단주의’ 대안당이 권력을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좌우 정파가 이례적으로 연대 집회에 나선 건 다음달 6일 주의회 선거에서 대안당이 집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여론조사 기관 폴리틱스가 12일 발표한 작센안할트주 여론조사에서 대안당 지지율은 43%에 이르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속한 기민당은 23%로 대안당에 20%포인트 뒤졌다. 좌파당과 사회민주당이 각각 13%, 7%로 뒤따랐다. 대안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독일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다른 정파와 연정 없이 주정부를 단독 집권하게 된다.
대안당은 최근 극우가 세를 불리는 유럽에서도 노골적인 외국인 혐오 성향으로 악명 높다.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이 정당은 이민자를 “집(출생국)으로” 돌려보내고,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본뜬 ‘태스크포스’라는 이민자 단속 경찰을 신설하며, 이민자에 맞선 ‘동네 민병대’를 창설하는 방안을 강령에 뒀다. 2023년 11월에는 독일 포츠담의 한 호텔에서 대안당 정치인들이 비공개 회합을 열어 이민자 추방 정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동화되지 않은 독일 시민” 수백만명을 북아프리카로 추방하는 계획을 짰다. 독일 국적을 가졌어도 독일계 백인이 아니면 내쫓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달 작센안할트주 선거에서 대안당의 총리 후보로 나설 울리히 지크문트 역시 당시 회의에 있었다. 이른바 ‘재이주’(remigration)가 그의 핵심 공약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단어가 “망명 신청자 추방에서부터 인종청소까지 무엇이든 의미할 수 있는 모호하고 위험한 표현”이라며 “대안당은 인종주의와 나치 상징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당내에는 과거 네오나치로 활동한 인물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정당은 또 주 정부가 의무교육을 폐지하고, 인종차별의 위험성이 아니라 자기방어를 가르칠 ‘지정 교과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외교적으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러시아 안정과 번영을 보장하는 인물”이라며 지지하며 유럽연합(EU) 통합에 반대한다. 독일 내무부 산하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은 대안당을 반헌법적인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하고 있다.
르몽드는 “2015년 독일의 난민 위기, 이슬람주의 폭력, 외국인 범죄, 독일 경제모델의 위기가 특히 (옛 동독 땅인) 동부 지역에서 대안당의 인기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선거에서는 ‘반극우 방화벽’이 얼마나 단단히 작동하느냐가 대안당 집권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방화벽’은 극우를 뺀 나머지 정당이 대안당을 정상적인 정치 집단으로 보지 않고, 이들과의 모든 협력을 거부하는 원칙을 말한다. 이 원칙으로 대안당은 연방 하원의원 축구팀에도 끼지 못한다. 선거 때는 대안당의 정부 참여를 막기 위해 다른 정당들이 연정하거나,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기도 한다.
무당층 유권자가 많은 점도 변수다. 12일 조사에서 응답자 13%는 다음달 선거에서 어떤 정당에 투표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조사를 의뢰한 정치운동 단체 ‘컴팩트’의 펠릭스 콜프 이사는 데페아(dpa) 통신에 “이 집단에서 (극우가 아닌) 민주주의 정당들이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대안당이 (여론조사에서 앞서도) 자동적으로 작센안할트주의 다음 정부를 구성하게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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