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함성은 셋, 승자는 하나…환호·탄식 갈린 민주당 대전 전당대회

진형훈 기자 2026. 8. 1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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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가 열린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 당대표 후보 3명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자 당원들 사이에서 후보들의 이름이 파도처럼 번졌다.

김민석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서울에서 온 30대 당원 송 모 씨는 "겉보기에는 축제 같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어떤 인물이 당선되든 전당대회 이후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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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첫 전당대회에 전국 당원 운집…콘서트장 방불
친청·반청 대립에 축제 뒤 긴장감…통합 요구 분출
철제 구조물 소동으로 10분 중단…119 에어매트 설치
17일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가 열린 대전컨벤션센터에서 당원들이 지지 후보들을 연호하고 있다. 김영태 기자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17일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가 열린 대전컨벤션센터(DCC) 제2전시장에 당대표 후보 3명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자 당원들 사이에서 후보들의 이름이 파도처럼 번졌다.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한데 뒤섞였고 응원봉과 손팻말이 쉴 새 없이 허공을 갈랐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도 당원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전국 각지에서 지역위원회 전세버스를 타고 모여든 당원들로 행사장 안팎은 이른 시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민주당이 서울을 벗어나 지방에서 처음 개최한 전당대회인 만큼 후보들을 향한 지지 경쟁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장내를 울리는 음악과 구호, 형형색색의 응원 도구가 어우러지면서 현장은 흡사 대형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화려한 축제의 장막 뒤로는 팽팽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당권 경쟁 과정에서 친청과 반청으로 갈라진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데다 최고위원 후보들의 잇단 사퇴와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둘러싼 앙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상어 모양의 코스튬을 입고 행사장을 찾은 40대 김일호 씨는 수많은 당원 사이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다.

김 씨는 "예전부터 촛불집회 때 조금 튀어야 내 이야기를 더 들어줄 것 같아 특색 있는 복장을 입었다"며 "즐거워야 할 전당대회인데 같은 당 사람들끼리 이렇게까지 싸워야 하나 싶은 생각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이번 전당대회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후보 사이의 갈등을 빗댄 이른바 '명청대전'과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꼼수 단일화' 논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김영호·임미애 최고위원 후보가 경선 도중 사퇴하며 특정 당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반대 진영이 거세게 반발했고 후보 간 대결은 지지자들의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김민석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서울에서 온 30대 당원 송 모 씨는 "겉보기에는 축제 같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어떤 인물이 당선되든 전당대회 이후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축제와 긴장이 교차하던 행사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벌어졌다. 한 남성이 장내에 설치된 철제 구조물 위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순조롭게 이어지던 일정이 돌연 멈춰 섰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는 추락 사고에 대비해 구조물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안전장비를 착용한 구조대원이 직접 구조물 위로 올라가 남성을 설득하는 사이 당원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상황을 지켜봤다. 일정이 지연되자 객석 곳곳에서 "내려와"라는 외침이 터졌고 이내 수천 명의 목소리가 장내를 뒤덮었다. 남성이 구조대에 의해 내려오면서 10여 분간 멈췄던 전당대회 시계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내가 정돈된 뒤 무대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의 마지막 승부처로 바뀌었다. 후보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개혁과 통합, 당정일치와 총선 승리를 내세우며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할 때마다 지지자들은 이름을 연호하고 응원 도구를 흔들며 화답했다. 상대 진영을 겨냥한 발언이 나올 때는 환호와 야유가 엇갈리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정견 발표가 모두 끝나자 달아올랐던 행사장은 개표 결과 발표를 앞두고 숨을 죽였다. 당원들의 얼굴에는 기대와 초조함이 교차했고 후보 진영 관계자들도 굳은 표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승자가 호명되는 순간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고 반대편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뜨거웠던 환호, 날 선 신경전이 뒤섞였던 대전 전당대회는 막을 내렸지만 갈라진 당심을 하나로 묶어야 할 새 지도부의 과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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