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더는 미룰 수 없다] (상) 도서·접경지 공공의료 공백 위험수위
시, 치료 가능 사망률 전국 2위
강화·옹진 '30분 진료권' 사각
공보의 공석에 순환진료 의존
시스템 개편·근본적 해결 시급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갑곳리에서 3남매를 키우는 40대 A씨는 3살 막내 아이가 갑작스럽게 열 경기를 일으킨 날을 잊지 못한다. 인근에 종합병원이 있지만 당시 소아과 의사가 없었다. A씨는 응급차를 타고 1시간을 이동해 경기 고양시에 가서야 가까스로 진료받을 수 있었다. A씨는 "몸이 경직돼 가는 아이를 붙잡고 아무것도 할 수 없던 1시간이 10년 같았다"고 회상한다.
#지난해 3월, 옹진군 소청도에 사는 70대 B씨가 갑작스러운 신체 이상 증세를 보였다. 가족이 긴급 후송을 요청했으나, 남동구 상급종합병원까지 이송되는데 총 6시간이 걸렸다. 응급헬기는 대청도에서 소청도로 들어와야 했고, 행정선을 띄우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A씨는 결국 이틀 후 사망했다. 당시 소청도 보건지소에는 공중보건의 없이, 간호사 1명만 상주하고 있었다. 섬 주민 후송 체계 개선을 촉구하는 탄원서에서는 "B씨가 섬이 아닌 육지에서 생활했다면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인천지역 도서·접경지역의 의료공백이 주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현장 응급의료 체계의 붕괴와 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이 맞물리면서 지역 내 공공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치료 가능 사망률 역시 인천은 49.5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치료 가능 사망률은 시의적절한 치료 시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던 조기 사망자 비율을 의미한다.
원도심·도서 지역과 도심 간 응급의료 접근성 양극화는 역시 심각하다.
2024년 기준 지역응급의료센터까지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없는 인구 비중은 중구(영종구와 현 제물포구 일부 지역) 54.7%, 강화군 98.85%, 옹진군 100%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 주민 2명 중 1명 이상은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셈이다.
반면 동·미추홀·연수·남동·부평·계양·서구 등 도심권 자치구의 응급의료센터 30분 내 미달성 인구 비중은 0%를 기록했다.
연간 응급실 이용건수 역시 인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24년 기준 응급실 이용건수는 인천이 32만7302건으로 집계된 가운데 부산 14만7849건, 대구 14만7808건, 광주 12만4638건, 대전 13만2943건, 울산 12만3571건으로 집계됐다.
의료시스템이 부족한 취약지의 마지막 보루인 공중보건의 수급마저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옹진군 소재 보건지소 8곳 중 북도보건지소엔 외과, 한의과 공보의가 부족한 상태다.
강화군 역시 보건지소 13곳 중엔 치과 8곳, 한의과 4곳, 외과 7곳에서 공보의 자리가 공석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 부재가 발생하자 해당 지자체들은 공보의 1명이 복수의 보건지소를 돌며 진료하는 '순환진료' 방식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공보의가 타 지역으로 진료를 나간 사이 현장에서 발생한 환자는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기며, 의료 공백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인천 의료취약지를 공보의 배치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보건지소 관계자는 "도서지역 보건지소는 공보의 배정에 100% 의존하고 있다. 지금 의사가 있더라도 당장 내년, 내후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며 "의료취약지의 공공의료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의료시스템 개편이 시급하다. 중장기적으로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수급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종혁 인천시의회 의장은 "국립대와 공공의료원과 연계한 공공의대 설립은 인천의 취약계층 및 도서지역 의료 공백 해소, 사회적 역할 강화 등 장점이 크다"며 "지역 공공의료 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시민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인 공공의대 설립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경·전민영 기자 lotto@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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