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전 속도를 규제로 늦춘다? … 유럽 보라, 그건 바보같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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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배스천 스런은 2010년 구글X 창립 멤버로 3년간 초대 수장을 맡았다.
-현재 피지컬 인공지능(AI) 발전의 가장 큰 병목은.
-향후 피지컬 AI 발전 전망은 어떤가.
-규제를 통해 AI 발전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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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개선 아닌 10배의 영향력'
문샷 혁신 추구한 구글X 세워
피지컬AI 가장 큰 병목 '가격'
2만달러도 비싸 … 더 낮춰야
韓, 자율주행 역량 갖췄지만
실제 운행은 美·中에 뒤처져
제조업·산업용 로봇 강한 韓
피지컬AI서도 앞서갈수 있어

서배스천 스런은 2010년 구글X 창립 멤버로 3년간 초대 수장을 맡았다. 구글X는 구글의 미래 기술을 담당한 연구조직이다. 당장 돈이 되는 기술보다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과감한 사안에 집중하는 '문샷' 혁신을 추구한다. '10% 개선이 아닌 10배의 영향력'이 그들이 내건 목표다. 스런의 지휘 아래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안경, 성층권 인터넷 풍선, 배송 드론처럼 당시로서는 공상에 가까웠던 프로젝트들이 본격화됐다.
다음은 스런과의 일문일답.
-2005년 DARPA 자율주행 대회 우승 이후 기술 발전은 어느 정도인가.
"자율주행 분야에는 분명 엄청난 발전이 있었다. 당시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은 사람이 없는 사막길을 비교적 느린 속도로 달리는 정도였다. 오늘날 자율주행차는 복잡하고 붐비는 도심 환경에서도 이미 인간 운전자보다 100배 더 안전하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당시의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다만 여전히 큰 문제는 규모다. 인간이 운전하는 차와 비교하면 자율주행차는 전체 교통에서 극히 미미한 비중이다. 현재 로보택시 운행도 지리적으로 몇몇 도시로 매우 제한돼 있다. 도심에서 주차된 자동차가 사라지고, 모두가 로보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세상을 상상하곤 한다. 그런 세상까지는 아직 10년 정도 남았다."
-현재 피지컬 인공지능(AI) 발전의 가장 큰 병목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로봇 하드웨어는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고 여전히 매우 비싸다. 많은 기업이 2만달러짜리 휴머노이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가격도 비싸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로봇들이 상품화되고 충분히 저렴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특히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지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소프트웨어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피지컬 AI와 생성형 AI의 일반적인 차이는 오류를 얼마나 허용할 수 있느냐이다. 생성형 AI가 환각을 일으킨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실제로는 빨간불인데 초록불이라고 착각한다면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어떤 휴머노이드도 필요한 수준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갖고 작업을 수행하지 못한다. 이는 여전히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다."
-향후 피지컬 AI 발전 전망은 어떤가.
"3년 안에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가정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본다. 로봇이 전 세계 육체노동의 대부분을 수행하기까지는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10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피지컬 AI가 가장 먼저 대규모로 상용화될 산업은 뭔가.
"단연 자율주행차다.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방위산업에서도 많은 AI 혁신이 일어나고 있고, 항공 분야에서도 일부 진행되고 있다. 산업용 로봇에서도 AI를 전문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규제를 통해 AI 발전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빠른 발전은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하고, 경쟁은 글로벌하게 이뤄지고 있다. 규제는 악용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규제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 물론 규제는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발전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유럽을 보라. 유럽은 스스로의 발전 속도를 늦추고 있지만, 그로 인해 얻는 이익은 거의 없다."
-성공적인 문샷과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결과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떤 생각이 성공할지 알 수 없다. 점진적인 구상은 오히려 파괴적이고 매우 혁신적인 아이디어보다 실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한편 단일 조직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간과 돈, 자율성을 준다면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피지컬 AI 시대에 한국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는 뭔가.
"한국이 이미 가장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바로 제조업과 산업용 로봇이다. 적절한 AI를 활용하면 대부분 로봇의 무게를 현재보다 획기적으로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자율주행차와 관련해서도 한국은 이 분야에서 놀라운 역량을 일부 갖추고 있지만, 아직 미국과 중국처럼 자율주행을 실제로 구현해내지는 못했다. 가정용 로봇과 지능형 가전 역시 한국의 또 다른 강점이다. 그리고 조선과 중공업 같은 분야도 기대된다."
車사고로 친구 잃은 비극…자율주행차 개발 계기 돼
그가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든 출발점에는 개인적인 비극이 있었다. 18세 때 가장 친한 친구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는 이후 인간의 실수로 발생하는 사고를 기술로 줄이는 데 삶을 바치겠다고 결심했다. 카네기멜런대 교수로 머신러닝·로봇 연구를 맡다가 2004년 스탠퍼드대 AI연구소장으로 취임했다. 다음해 그는 스탠퍼드대 팀을 이끌고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자율주행차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 성과는 2009년 구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현 웨이모) 설립과 총괄 업무로 이어졌다.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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