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데이터센터로 못 내놔”…美 시골 모녀, 거액 거절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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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시골 모녀가 데이터센터 대지 매각 조건으로 제시된 수백억원대 토지 보상금 대신 땅을 지키기로 해 화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각) 켄터키주 메이즈빌에서 보상금 2648만달러(약 376억원)를 거절하고 빅테크기업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대지 매입을 막은 모녀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달 베어를 비롯한 반대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기 위해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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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과 물·전기 사용 급등 등 문제
“AI 기지 용납 못해, 평범하게 살 것”
작은 마을서 이웃끼리 소송까지

미국의 한 시골 모녀가 데이터센터 대지 매각 조건으로 제시된 수백억원대 토지 보상금 대신 땅을 지키기로 해 화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각) 켄터키주 메이즈빌에서 보상금 2648만달러(약 376억원)를 거절하고 빅테크기업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대지 매입을 막은 모녀의 사연을 소개했다.
신시내티에서 97㎞ 떨어진 인구 8700명의 소도시 메이즈빌에 사는 델시아 베어(54)와 어머니 아이다 허들스턴(83)은 지난해 정체불명 회사로부터 농지 매각 제안을 받았다.
베어 소유 농지 463에이커(약 187㏊·56만5675평)는 에이커당 4만8000달러(약 6815만원)에, 허들스턴 소유 71에이커(약 29㏊·8만7725평)는 에이커당 6만달러(약 8519원)에 사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시세보다 약10배 높은 가격이다. 허들스턴 가문은 1848년 해당 농지를 사들인 이래 대를 이어 그곳에서 소를 기르고 건초·담배 등을 재배해왔다.
두 사람은 처음엔 계약에 동의했다. 그러나 상대방의 목적이 2.2기가와트(G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립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마음을 바꿔 계약을 철회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최근 미국에서 사회 갈등 요인으로 떠올랐다. 대규모 일자리와 거액의 토지 보상금을 안기지만 소음, 물·전기 사용량 급증으로 주변 주민에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베어는 AI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는 “내가 물러나 이곳이 AI 기지가 된다면 나는 ‘심판의 날’에 자리를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땅 매입을 추진한 회사의 정체는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젝트 크리샴(Project Crisham)’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법인 서류가 공개되면서 배후에 거대 기술기업(빅테크) 메타가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 법인의 담당자는 필라델피아 인근에서 여러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관여해온 신탁관리인으로 확인됐다. 다만 메타 측은 해당 지역 진출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메이즈빌은 데이터센터를 둘러싸고 찬반으로 쪼개진 상황이다. 형제 자매가 대립하기도 하고, 이웃끼리 소송을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베어를 비롯한 반대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기 위해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1건은 부지 용도 변경에 동의한 이웃을 상대로 낸 것이었다. 법적 다툼이 이어지자 회사는 매매를 미뤘고, 땅을 팔기로 한 농가들은 수천만달러에 이르는 돈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건설 찬성파인 타일러 맥휴 메이즈빌 경제개발국장은 “이웃에게 소송을 당하리라고는 평생 상상도 못했을 주민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정규직 400개를 포함해 수백개의 건설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마을 예산도 2~3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반대파는 땅을 지키는 일이 곧 삶을 지키는 일이라고 맞선다. 허들스턴은 “설령 2600만달러가 생기더라도 나는 그저 이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늘 먹던 음식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맥휴 국장은 마을 여론을 두고 “주민의 20%는 반대하고 20%는 찬성하며, 나머지 60%는 이 문제를 더는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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