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특공 유지” 응답도 47%…국회 세제 추가 개편 탄력 받나

김병훈 기자 2026. 8. 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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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 발표 직전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에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7%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서 발표한 2026 세제개편안에서 양도세 보유공제를 2029년 전부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후 김민석 전 총리가 "1주택 비거주자의 보유 공제를 폐지하는 것은 시가 12억원 이상 1주택 비거주자들에게는 사실상 증세인 면도 있고, 임차인 퇴거 강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공개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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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온라인 설문 조사’ 입수
정부 ‘장특공 폐지’ 등 법안
與 내부 “총선 악영향 우려”
김민석 공개 반대에 재논의
개편 직전 설문서 여론 박빙
“향후 재개정 가능성” 분석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63 스카이피크닉’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주택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 발표 직전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에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47%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서 발표한 2026 세제개편안에서 양도세 보유공제를 2029년 전부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후 김민석 전 총리가 “1주택 비거주자의 보유 공제를 폐지하는 것은 시가 12억원 이상 1주택 비거주자들에게는 사실상 증세인 면도 있고, 임차인 퇴거 강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공개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두 응답의 차이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재개정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부동산토론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7월 17일부터 31일까지 보름동안 설문을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전체 6033건의 응답이 접수됐다.

먼저 ‘실거주 중심 혜택을 위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공제로 전환해야 하는지?’라는 문항에 ‘거주공제로 전환’은 53.2%, ‘보유공제 유지 필요’는 46.8%로 나타났다.

이밖에 ‘초고가주택 기준(시가)은 어느 수준이 적절한지?’를 묻는 문항에는 ‘30억 원’과 ‘20억 원’이 각각 26.0%와 25.2%로 합계 51.2%를 차지했다. 이어 ‘50억 원’ 20.2%, ‘100억 원’ 13.5%, ‘40억 원’ 9.6%, ‘70억 원’ 5.6% 순이었다. ‘실거주 1주택이어도 초고가주택에 대해서는 보유세를 높여야 할지?’에는 ‘찬성’ 58.7%, ‘반대’ 41.4%로 나타났다. 종부세 부과 기준으로는 ‘주택가액’이 61.9%로 ‘주택수’(38.1%)를 크게 앞섰다.

정부는 이 같은 설문 결과와 다섯 차례의 공식 토론회 의견을 반영해 이달 3일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장특공제는 보유공제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2029년부터 거주공제로 전환하고 종부세 세율은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한다. 초고가주택 기준은 별도로 정하지 않았지만 정부 시뮬레이션상 시가 40억 원부터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다.

하지만 정부가 실시한 상당수 설문조사 결과가 일방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세제 개편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권 내부에서도 세제 개편안이 이대로 확정되면 향후 총선에서도 상당히 부정적이 효과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무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양도세 공제 최고한도를 10억 원으로 설정한 것도 향후 집값이 오를 수록 고가주택 보유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상당 수준에서 이미 마련한 뒤 설문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비거주·투자 목적 1주택에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제 혜택을 주는 데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4월에는 장특공제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실거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 달 뒤 설문에서 유지 의견이 46.8%로 절반에 육박했지만 정부안은 대통령이 앞서 제시한 방향대로 확정됐다. 장특공제 전환이나 종부세 가액 기준처럼 설문 다수 의견과 정부 방향이 일치한 사안은 세법개정안에 반영된 반면 초고가주택 기준처럼 대통령의 기존 인식과 엇갈린 결과는 정책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설문 결과를 정책 판단의 일관된 기준으로 삼았다기보다 기존 정책 방향에 맞춰 선택적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설문의 대표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재경부는 6033건의 응답 사실만 공개했을 뿐 거주지역과 연령대, 주택 보유 수, 주거 형태 등 응답자 특성은 밝히지 않아 특정 계층의 참여가 집중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은 “세제는 단순 여론조사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장특공제처럼 제도의 취지와 효과를 이해해야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을 충분한 설명 없이 찬반으로 묻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6033건이라는 응답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응답했느냐”라며 “응답자의 지역·연령 등 표본 구성을 알 수 없는 결과를 국민 전체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병훈 기자 co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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