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브콜'에 김정은이 웃을 수 없는 이유... '비핵화 없는 만남'엔 응할 수도

조영빈 2026. 8. 17. 15: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연습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히며 대북 유화 신호를 다시 발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중국이라는 뒷배가 든든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일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홍 선임연구위원도 "비핵화 의제가 없는 만남이라면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미국에까지 핵보유국 지위를 묵인받게 되는 성과를 따낼 수 있다"며 "이런 흐름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메시지를 기다릴 것"이라고 봤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트럼프의 정치 이벤트에 이용 우려할 것
북중러 3각 연대냐 북미대화 재개냐 고심 여지
비핵화 배제하면 중러 이어 美의 북핵 묵인 성과
"17일 시작 UFS는 예정된 계획 따라 실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기 집권 당시인 2018년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연습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히며 대북 유화 신호를 다시 발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중국이라는 뒷배가 든든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일 여지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 의제를 배제한 북미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은 닫아두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정은과의 매우 좋은 관계에서 볼 때 나는 한국과의 군사연습에 미국이 참여하기로 오래전에 합의했다는 사실이 기쁘지 않다"고 적었다. 이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에게 "연합군사연습을 대폭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미훈련 중단'은 북한이 제시해 온 주요 대화 조건 중 하나다. 따라서 훈련 축소 지시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외교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동시에 이란과의 전쟁으로 수세에 몰린 형국을 북미대화라는 새로운 '정치적 아이템'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중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프레임 전환을 시도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 제안이라기보다 정치·외교적으로 계산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과 미국이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진행한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다. 뉴스1

따라서 북한은 일단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스처가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단순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을 경계할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19년 '하노이 노딜'의 트라우마가 깊은 김 위원장으로선 대화 재개를 통한 실질적 반대급부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며 "약속을 지킬수 있을지 의심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이용만 당할 것으로 여길 수 있다"고 짚었다.

더욱이 북미 대화 정국이었던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와 달리 북러관계는 동맹으로 격상됐고 북중관계 역시 회복세가 뚜렷하다. '북중러 3각 연대'와 '북미 대화 재개' 중 무엇이 더 이득일지에 관한 김 위원장의 고심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SNS 글에 "나는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에 우리와 함께하길 원하는지 물었다. 그리고 그들은 '사양한다(No Thanks)'고 말했다"고도 적었다.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한국의 군함 파견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이 원하는 대북 접근법인 한미훈련 축소를 미끼로 던졌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이 경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관심을 둘 이유는 더욱 작아진다.

반면 비핵화 의제를 담보하지 않은 회담이 보장된다면 북한의 호응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2월 열린 북한 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경우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도 김 위원장은 "미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언급하며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면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거듭 북미관계의 '달라진 조건'을 요구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광복 81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립교예단 종합교예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비핵화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대화로 가려는 미국의 의도가 감지된다"며 "이 경우 북한이 호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 선임연구위원도 "비핵화 의제가 없는 만남이라면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미국에까지 핵보유국 지위를 묵인받게 되는 성과를 따낼 수 있다"며 "이런 흐름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메시지를 기다릴 것"이라고 봤다.

한편, 군 당국은 하반기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자유의방패(UFS)를 예정대로 17일 개시했다. 군 소식통은 "예정된 계획에 따라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미국 측의 훈련 축소 요구는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