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500억대 사업 제동 건 김상욱…“박람회 내내 공사장 될 수도”

권승혁 2026. 8. 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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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공중대숲길 추경 99억 제외
내와리 불법폐기물·가뭄에 우선 배분
단순 보류 넘어 원점 재검토 가능성도
국힘 다수당인 시의회 심사가 분수령
태화강 국가정원과 주변 시가지. 울산시 제공

김상욱 울산시장이 민선 8기에서 역점적으로 추진돼 온 태화강 국가정원 일대 500억 원대 대형 사업의 추가경정예산 반영을 일단 보류했다. 반면 대규모 불법 폐기물 처리와 가뭄 대비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시급한 현안에는 재원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17일 울산시에 따르면 김 시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태화강 국가정원 목조건축 실현 사업(약 250억 원)과 공중대숲길 조성 사업(약 260억 원)의 추경 반영을 당분간 보류했다고 밝혔다. 담당 부서는 앞서 이번 추경에 두 사업의 1차분 목조전망대 25억 원, 공중대숲길 74억 원 등 99억 원을 요청한 상태였다.

주된 이유는 사업의 시급성이 떨어지는 데다 공사 장기화 시 박람회 기간과 겹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하루아침에 되는 공사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돈이 들어가면 자칫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기간 내내 공사장이 돼 버릴 수 있다”며 “오히려 늦게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십리대숲 상부를 지나는 공중대숲길의 경우 대숲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특히 “이 사업은 아직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자칫 예산 낭비와 유지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과연 꼭 필요한 사업인지 시민들께 묻고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단순 보류를 넘어 원점 재검토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다.

김상욱 시장이 2028 정원박람회 공사 일정과의 충돌 등을 우려해 추경 반영을 보류한 태화강 국가정원 목조전망대 당선작 조감도. 울산시 제공
김상욱 시장이 시급성 부족과 생태계 영향 우려 등을 이유로 추경 반영을 보류한 태화강 국가정원 공중대숲길 조감도. 울산시 제공

두 사업은 민선 8기 ‘태화 친수공간체험 활성화 사업’의 핵심 축으로, 정원박람회 랜드마크 조성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남산로 문화광장에 들어설 목조전망대는 지난해 9월 지역발전특별회계를 통해 국비 130억 원을 확보했다. 십리대숲 상부를 지나는 입체 보행로인 공중대숲길도 올해 4월 상부구조물 공법 선정 입찰과 함께 기본·실시설계 용역이 진행 중이다. 사업이 무산되거나 대폭 축소될 경우 확보한 국비 처리 문제와 기투입된 용역비 매몰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김 시장은 대신 시급성이 높다고 판단한 사업에는 재원을 선제적으로 배정했다.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불법 폐기물 처리비로 55억 원을 편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울산시는 앞서 지난 11일 울주군과 총 110억 원의 처리비를 절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통상적인 절차로는 내년 여름에나 처리가 가능하지만, 침출수 유출로 인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울산시 재원을 먼저 푼 것이다. 또한 가뭄 대비 식수·생활용수 확보를 위한 낙동강과 대암댐 원수 구입비 41억 원도 추가 편성했다.

민선 9기 첫 추경인 이번 3차 추경 전체 규모는 1200억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울산시는 신규 아파트 공급에 따른 부동산 등록세 증가분과 새울원전 신규 가동 등으로 확보한 추가 세입 541억 원, 결산 잠정 순세계잉여금 등을 신규 핵심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관건은 울산시의회 통과 여부다. 이번 추경안은 울산시의회 심사·의결을 거쳐야 한다. 울산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 시장은 앞서 도시철도 1호선 트램과 장생포 수소트램 재검토 방침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온 만큼, 이번 추경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국제 행사를 2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랜드마크급 시설을 전면 보류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 시장이 언급한 ‘시민에게 묻는’ 여론 수렴을 어떤 방식과 시점에 진행할지도 사업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