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격’ 유시민, 논란 속에서도 3년 연속 영향력 1위 [2026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김현지 기자 2026. 8. 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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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름은 시대의 희망이 되고, 어떤 이름은 시대의 과제가 된다. 국민이 누구에게 열광하고 누구에게 힘이 있다고 느끼는지, 그 이름들을 한 줄로 세우면 한 시대의 초상이 된다.

1년 새 주가가 5배 넘게 뛴 SK하이닉스의 고속 성장과 맞물려 그룹 총수의 영향력도 한층 커진 셈이다. 그 빈자리에는 역설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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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인]
일반인·전문가 조사 모두 정상…지목률은 전년보다 주춤
이국종·손석희·김어준도 건재…올해도 굳건한 ‘4강 체제’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어떤 이름은 시대의 희망이 되고, 어떤 이름은 시대의 과제가 된다. 국민이 누구에게 열광하고 누구에게 힘이 있다고 느끼는지, 그 이름들을 한 줄로 세우면 한 시대의 초상이 된다. 그리고 이름이 뜨고 지는 자리에는 당대의 민심이 있다. 시사저널이 1989년 창간 이후 37년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를 물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26년은 그 어느 때보다 권력의 이동이 역동적인 해다. AI(인공지능)가 산업의 판을 흔드는 사이, 탄핵이 남긴 정치적 여진은 대한민국의 권력 지도를 다시 그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톱3'에 진입했다. 1년 새 주가가 5배 넘게 뛴 SK하이닉스의 고속 성장과 맞물려 그룹 총수의 영향력도 한층 커진 셈이다. 정치의 부침은 더욱 극적이다. 지난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혔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올해 톱10에서 빠졌다. 그 빈자리에는 역설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시대의 명암을 읽으려면, 명단의 빈칸도 직시해야 한다. 올해 전체 영향력 톱10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세대의 벽도 여전히 높았다. 톱10에 오른 정치·경제 인사 6명의 평균 나이는 만 60세다. 손흥민과 BTS(방탄소년단)가 그라운드와 무대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동안, 대한민국 권력의 시계는 여전히 더디게 흘렀다. 떠오른 이름과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한 얼굴들. 그 엇갈린 풍경 속에 대한민국의 현재가 있고, 앞으로 넘어야 할 벽이 있다. 2026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시사저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2026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에서 유시민 작가가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인'으로 지목됐다. 진보진영의 대표 스피커로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우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유 작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2024년부터 3년 연속 이 부문 정상을 차지했다. 올해도 일반 국민과 전문가 조사에서 모두 지목률 1위를 기록했다.

유 작가와 함께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손석희 전 JTBC 사장,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지난해에 이어 굳건한 4강 구도를 형성했다.

유시민 작가 ⓒ유튜브 채널 《매불쇼》 캡처

'유시민-이국종-손석희-김어준' 4강 체제

유시민 작가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인 조사에서 일반 국민 500명 중 125명의 지목을 받았다. 지목률 25%로, 이국종 원장(22.2%)과 2.8%포인트 차이다. 사회인 분야 조사는 언론계, 법조계, 의·과학계, 종교계, NGO 등을 망라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한다. 유 작가, 이 원장에 이어 손석희 전 사장은 21.8%, 김어준 총수는 14.8%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이들의 지목률은 전년에 비해 일제히 하락했다. 유 작가를 지목한 일반 국민 비율은 지난해(30.6%)보다 5.6%포인트 떨어졌다. 이 원장의 경우에도 지난해(26.2%)에 비해 4.0%포인트 낮아졌다. 손 전 사장과 김 총수 역시 각각 1.4%포인트, 1.2%포인트 감소했다.

전문가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유 작가는 전문가 500명 중 68명의 지목을 받아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인으로 유 작가를 지목한 비율은 지난해와 똑같이 13.6%다. 2·3위 자리는 바뀌었다. 지난해 4위였던 손 전 사장은 올해 10.4%를 기록해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1.0%로 2위였던 이 원장은 지목률 9.8%를 기록해 3위에 머물렀다. 김 총수는 8.6%로 지난해 3위(9.4%)에서 4위로 떨어졌다.

애초 손 전 사장은 시사저널의 '영향력 있는 언론인'(영향력 있는 사회인의 전신) 조사에서 2004년부터 17년간 1위를 차지했다. MBC 간판 시사 프로그램 《시선집중》 《백분토론》부터 JTBC 뉴스 프로그램 《뉴스룸》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게 배경으로 작용했다. JTBC 앵커직에서 물러난 2020년에도 언론인 조사에서 손 전 사장을 지목한 비율이 52.9%일 정도로 대중적인 언론인으로 각인됐다. 다만 손 전 사장이 언론계 전면에서 물러난 기간이 길어진 데다, 이후 언론인에 더해 사회 분야 인사 등을 통합해 조사하면서 선두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그 자리를 차지한 유 작가는 올해 유독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단적인 사례는 6월26일 딴지방송국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내놓은 '증축·재건축론'이다. 당시 유 작가는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보수 외연 확장 시도를 '재건축'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7월15일에는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서 이 문제를 재차 꺼내며 이 대통령이 필연적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 작가는 검찰 수사권 폐지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자 "1년 넘게 (검찰)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건 대통령이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을 겨냥해 "욕먹을 일은 밑에 있는 사람을 시키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기가 하는 '마키아벨리' 식으로 문제를 처리했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친명계 원외 조직을 비롯한 여권 일각에서는 유 작가를 '사이비 예언자'라고 비난했다. 이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김민석 당대표 후보는 이 대통령을 겨냥한 유 작가의 발언에 대해 정청래 후보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뉴스1·시사저널 최준필·시사저널 박은숙

종교계 대표하는 유흥식·법륜도 순위권에

유 작가와 함께 진보진영의 대표적 스피커로 불리는 김어준 총수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비록 지목률과 순위 모두 소폭 하락했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한 듯한 분위기다.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그의 방송을 매번 찾는 것만 봐도 체감할 수 있다. 국무총리 시절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문제로 김 총수와 각을 세웠던 김민석 후보조차 전당대회 과정에서 여러 번 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다만 정권 교체 초기인 지난해 일시적으로 주목도가 높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화제성이 상대적으로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

이국종 원장은 국내 권역외상센터 설립에 공을 세운 인물이다. 그는 앞서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한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면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주요 고위 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민 추천제'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추천되기도 했다. 현재 국군대전병원장을 맡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속 이야기가 이 원장을 모티브로 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지난해 높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5위 이하에서는 순위 변동이 두드러졌다. 일반 국민 조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7.8%로 5위를 기록해, 지난해 공동 8위(4.6%)에서 크게 올랐다. 대신 방송인 유재석은 7.4%로 지난해 5위(9.8%)에서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스포츠 스타인 손흥민 선수는 5.0%로 사회인 분야 조사에서 처음 10위권에 진입했다. 재계와 방송연예계·스포츠계를 각각 대표하는 이들의 영향력이 사회 분야에도 크게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종교계를 대표하는 유흥식 추기경(4.4%)과 법륜 스님도 지난해에 이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유 추기경은 이 대통령(4.4%)과 공동 8위에 올랐다. 법륜 스님은 4.2%로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탄핵 정국에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2.2%)과 전광훈 목사(1.2%)는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의 반도체 산업 영향으로 전문가 조사에서도 순위가 크게 뛰었다. 지난해 9위(2.8%)에서 올해 5.8%를 기록해 5위로 상승했다. 유재석은 5.0%로 8위에서 6위로, 이 대통령은 4.6%로 6위에서 7위로 각각 순위가 바뀌었다. 법륜 스님(3.4%)과 방송인 최욱씨(2.8%)는 올해 처음 전문가 조사에서 10위권에 진입했다. 최씨는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를 운영하며 다양한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이곳에서 유 작가의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반면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3.0%로 지난해 5위(8.0%)에서 9위로 내려섰다. 지난해 각각 7·10위였던 문형배 전 재판관과 유흥식 추기경은 올해는 공동 11위(2.2%)를 차지했다. 

■ '2026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어떻게 선정됐나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했다. 그동안은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에서 100명씩 전문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2022년부터 비중을 조정해 10개 분야에서 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대신 일반 국민 조사를 신설해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조사는 7월6일부터 7월24일까지 진행됐다. 전문가 조사방법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 여론조사로 이뤄졌다. 일반 국민 조사는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올해 6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두 조사 모두에서 구조화된 질문지를 조사도구로 활용했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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