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3관왕’ MBC…턱밑까지 추격하는 KBS [2026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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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름은 시대의 희망이 되고, 어떤 이름은 시대의 과제가 된다. 국민이 누구에게 열광하고 누구에게 힘이 있다고 느끼는지, 그 이름들을 한 줄로 세우면 한 시대의 초상이 된다.
전문가가 유튜브를 뉴스 의제 형성의 강력한 관문으로 보는 반면, 일반 국민의 영향력 체감은 오히려 약해진 것이다.
신뢰도(일반 국민 9.2%·전문가 5.4%)와 열독률(7.2%·8.4%)이 모두 한 자릿수 지목률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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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모두 1위 석권했지만 2위 KBS와 격차 좁혀져
‘지상파 3사’ 강세 뚜렷…유튜브 영향력 놓고 일반인·전문가 ‘온도차’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어떤 이름은 시대의 희망이 되고, 어떤 이름은 시대의 과제가 된다. 국민이 누구에게 열광하고 누구에게 힘이 있다고 느끼는지, 그 이름들을 한 줄로 세우면 한 시대의 초상이 된다. 그리고 이름이 뜨고 지는 자리에는 당대의 민심이 있다. 시사저널이 1989년 창간 이후 37년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를 물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26년은 그 어느 때보다 권력의 이동이 역동적인 해다. AI(인공지능)가 산업의 판을 흔드는 사이, 탄핵이 남긴 정치적 여진은 대한민국의 권력 지도를 다시 그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톱3'에 진입했다. 1년 새 주가가 5배 넘게 뛴 SK하이닉스의 고속 성장과 맞물려 그룹 총수의 영향력도 한층 커진 셈이다. 정치의 부침은 더욱 극적이다. 지난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혔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올해 톱10에서 빠졌다. 그 빈자리에는 역설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시대의 명암을 읽으려면, 명단의 빈칸도 직시해야 한다. 올해 전체 영향력 톱10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세대의 벽도 여전히 높았다. 톱10에 오른 정치·경제 인사 6명의 평균 나이는 만 60세다. 손흥민과 BTS(방탄소년단)가 그라운드와 무대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동안, 대한민국 권력의 시계는 여전히 더디게 흘렀다. 떠오른 이름과 끝내 이름을 올리지 못한 얼굴들. 그 엇갈린 풍경 속에 대한민국의 현재가 있고, 앞으로 넘어야 할 벽이 있다. 2026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왕좌는 지켰지만 성벽은 낮아졌다. MBC가 시사저널 '2026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매체 조사에서 영향력·신뢰도·열독률 전 부문 1위를 차지하며 3년 연속 3관왕에 올랐다.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 가장 영향력 있고, 가장 신뢰하며, 가장 열독하는 언론으로 MBC를 꼽았다.
다만 '독주의 힘'은 다소 떨어졌다. 1위를 수성한 MBC의 지표는 모두 2025년과 비교해 하락했다. 반면 KBS는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공영방송의 저력을 재확인했다. KBS가 MBC를 바짝 추격하고, 상승세의 SBS도 안정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지상파 3사 강세' 흐름이 뚜렷했다. 일반 국민 조사에서 영향력과 신뢰도, 열독률 1~3위는 모두 지상파 3사가 휩쓸었다.
JTBC는 경영 위기 속에 콘텐츠 경쟁력과 영향력에도 타격을 입었다. 유튜브를 바라보는 시선은 일반 국민과 전문가 사이에서 뚜렷하게 엇갈리며 온도 차를 드러냈다. 특정 매체로의 쏠림 현상을 보였던 미디어 생태계의 패권은 2026년을 기점으로 다시 요동치고 있다.

"사실 확인할 수 있는 뉴스 수요 다시 커져"
MBC는 3년 연속 전 부문 1위 석권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조사에서 일반 국민 48.8%, 전문가 41.0%가 MBC를 지목했다. 신뢰도는 각각 43.2%·33.0%, 열독률은 39.8%·28.0%였다.
주목할 점은 '전 부문 1위'의 무게감이 전년과 달라졌다는 점이다. 일반 국민 영향력 지목률은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62.4%에서 13.6%포인트(p) 뒷걸음질했다. 전문가 조사에서도 49.4% 대비 8.4%p 하락했다. 신뢰도와 열독률도 하향세가 뚜렷했다.
이 같은 흐름은 정치 지형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MBC는 2024~25년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이슈를 주도하며 영향력을 극대화하다가 이재명 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2년 전의 지표로 회귀하는 경로를 그리고 있다.

올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매체는 KBS다. 영향력은 일반 국민 46.6%, 전문가 31.0%의 지목률을 나타냈다. 일반 국민 영향력에서는 1위 MBC와 불과 2.2%p 차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신뢰도와 열독률이다. KBS의 일반 국민 신뢰도는 27.4%에서 38.8%로 11.4%p 뛰었고, 전문가도 12.2%에서 22.8%로 크게 뛰었다. 열독률은 일반 국민 32.2%, 전문가는 14.4%의 지목률을 보여 각각 12.8%p, 6.2%p 상승했다. 사장 선임 진통과 논란, 수신료 분리징수 사태 등 '내우외환'으로 2024~25년 내리막길을 걸었던 흐름이 올해 극적으로 반전된 것이다.
특히 KBS는 전문가보다 일반 국민에서 회복 속도가 더 빨랐다. 올해 KBS의 3개 지표 지목률은 일반 국민 조사에서 모두 2022년 수준을 웃돌았지만, 전문가 조사에서는 아직 당시 수준에 못 미친다. 일반 국민이 전문가 그룹보다 먼저 KBS로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다. 공영방송 브랜드의 완전한 복원이라고 단정하긴 이르지만, 실제 이용과 대중 신뢰에서 먼저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BS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전문가 영향력은 10.4%에서 16.0%(5위), 신뢰도는 8.4%에서 14.6%(4위)로 상승했다. 지난해 전문가 열독률 10위 밖이었던 SBS는 올해 9.0%로 6위에 진입했다. 일반 국민 신뢰도도 27.0%에서 31.2%(3위), 열독률은 26.0%에서 27.4%(3위)로 올랐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뉴스 이용 기준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탄핵 정국까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해석해 주는 '평론 채널'에 대한 수요가 컸지만, 이제는 객관적인 사태의 변화가 있을 때 의존할 만한 뉴스 채널을 다시 찾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전통 언론에 대한 기대가 크게 회복됐다기보다 혼란을 해석하는 평론보다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뉴스에 대한 수요가 다시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국민은 네이버, 전문가는 유튜브 주목
플랫폼을 바라보는 평가는 분화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튜브를 MBC와 KBS에 이어 세 번째로 영향력 있는 매체(20.4%)로 꼽았다. 조선일보(19.8%)와 SBS(16.0%)보다 높다. 반면 일반 국민 조사에서는 12.6%로 네이버(13.4%)에 이어 7위였다. 두 표본의 격차는 7.8%p, 순위 차이는 네 계단이다.
2024년 유튜브 영향력은 전문가 10.4%(7위)·일반 국민 5.8%(10위)로 절대치가 낮았고, 2025년에는 전문가 19.0%(5위)·일반 국민 16.0%(6위)로 집단 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그러나 올해 전문가 지목률은 더 오른 반면 일반 국민 지목률은 하락했다. 전문가가 유튜브를 뉴스 의제 형성의 강력한 관문으로 보는 반면, 일반 국민의 영향력 체감은 오히려 약해진 것이다.
신뢰도 조사에서도 엇갈린 시선이 확인된다. 지난해 유튜브 신뢰도는 일반 국민 14.6%(6위)로 전문가(7.4%, 8위)의 두 배에 가까웠다. 계엄·탄핵 정국을 거치며 정치 이슈에 대한 즉각적인 해설을 찾는 시청자들이 유튜브 채널로 몰린 영향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올해 일반 국민 지목률은 9.2%로 5.4%p나 빠진 반면 전문가 지목률은 9.0%로 1.6%p 올랐다. 두 표본의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 열독률도 일반 국민은 20.4%(4위)에서 12.6%(7위)로 급락했지만, 전문가는 14.4%(4위)에서 12.8%(5위)로 1.6%p 하락했다.
즉 유튜브는 전문가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뉴스 관문'으로서 위상을 높이는 반면, 일반 국민 사이에서는 정치적 특수를 정점으로 신뢰와 이용 모두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치적 격변기에는 대중이 유튜브로 몰리다가 정국이 안정되면 그 상승분이 먼저 빠져나가는 흐름으로 읽힌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을 비교적 높게 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이 얼마나 믿느냐보다 '사람들이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느냐'는 관점에서 판단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반 국민은 실제 이용 경험을 바탕으로 유튜브를 더 냉정하게 평가했을 수 있다고 봤다. 심 교수는 "유튜브 안에는 이념적으로 갈라지고 극단화된 채널이 많고, 이용자들은 그런 과정을 직접 보면서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며 "여러 정치적 격변을 거치며 극단적 주장에 대한 불신과 경계가 일종의 학습처럼 쌓인 결과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네이버는 유튜브와 반대 양상이다. 일반 국민 영향력은 지난해 8위(9.8%)에서 올해 6위(13.4%)로 두 계단 올랐다. 전문가 영향력은 2022년 33.0%에서 2025년 16.0%로 떨어졌다가 올해 재차 15.8%까지 낮아졌지만, 열독률은 16.0%로 MBC에 이어 2위다. 이는 뉴스 생산자로서의 영향력 평가와 뉴스를 접하는 유통 창구로서의 이용이 분리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MBC와 JTBC가 지난해 동시에 고점을 찍었다는 사실은 언론 영향력 조사에서 그해의 핵심 정치·사회 이벤트가 얼마나 강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이 주목도를 장기적 신뢰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곳이 JTBC다. 종합편성채널 가운데 가장 강한 존재감으로 지상파를 위협했던 JTBC는 올해 경영 위기 직격탄을 맞으며 전 부문이 부진했다. 영향력은 일반 국민 29.6%(3위)에서 15.2%(5위), 전문가는 24.0%(3위)에서 14.2%(7위)로 떨어졌다. 신뢰도도 일반 국민 21.0%(4위), 전문가 15.6%(3위)로 하락했고 열독률도 두 계단씩 내려앉았다.
조선일보는 내려가고, TV조선은 올라가
TV조선의 진입은 대조적이다. 일반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TV조선은 7.8%로 10위, 열독률에서는 7.2%로 조선일보와 공동 9위다. 2024년 일반 국민 열독률 10위(6.8%)에 이어 다시 10위권에 들면서 같은 계열의 전통 신문인 조선일보와 대등한 이용 지표를 보였다. 보수 성향 뉴스 소비에서도 종이신문보다 방송 채널의 접점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때 KBS·MBC와 함께 '3강 체제'의 한 축이었던 조선일보의 하락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영향력 지목률은 2023년 30.2%에서 2024년 25.8%, 2025년 23.0%, 2026년 21.6%로 3년 연속 내렸다. 신뢰도(일반 국민 9.2%·전문가 5.4%)와 열독률(7.2%·8.4%)이 모두 한 자릿수 지목률에 그쳤다. 보수 성향 신문 가운데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매체라는 상징성은 유지했지만, 매체의 절대적 파급력이 약해지면서 언론 영향력 지형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읽히는 변화는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선다. 정치적 충돌 국면에서 특정 매체와 플랫폼에 집중됐던 관심이 정국 안정과 함께 다시 분산되고 이용자들이 '해석'보다 '사실 확인'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전통 방송의 반등과 유튜브의 대중 지표 하락, 종편·신문 내부의 엇갈린 성적은 2026년 미디어 지형이 재편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소셜미디어·동영상 플랫폼을 뉴스원으로 이용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TV와 언론사 웹사이트·앱을 넘어섰고,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통한 뉴스 이용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의 AI 챗봇 뉴스 이용률은 1년 새 두 배로 증가한 14%에 달했지만, AI가 전달하는 뉴스에 대한 신뢰는 기존 뉴스보다 낮게 나타났다. 뉴스의 입구가 포털에서 유튜브, 다시 AI로 이동하는 가운데서도 결국 정보의 출처와 신뢰성을 확인하려는 수요는 사라지지 않은 셈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할수록 '어디에서 뉴스를 보느냐' 못지않게 '누구의 뉴스를 믿느냐'가 언론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

■ '2026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어떻게 선정됐나
시사저널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했다. 그동안은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에서 100명씩 전문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2022년부터 비중을 조정해 10개 분야에서 50명씩 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대신 일반 국민 조사를 신설해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조사는 7월6일부터 7월24일까지 진행됐다. 전문가 조사방법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 여론조사로 이뤄졌다. 일반 국민 조사는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올해 6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두 조사 모두에서 구조화된 질문지를 조사도구로 활용했다.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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