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겪던 남부 오늘까지 250mm 폭우… 산사태 ‘주의’로 격상

한재희 기자 2026. 8. 1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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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을 준비해 오다 날벼락을 맞았네요."

16일 전남광주 목포시 만호동 건어물해산물상가 거리에서 만난 상인 김미정 씨(69)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푹 젖은 건어물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5일 0시∼16일 오후 1시 누적 강수량은 전남광주 해남 솔라시도 201.3mm, 영암 삼호 186.7mm, 해남 산이 182.5mm, 목포 165mm를 기록했다. 특히 목포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남광주에 이날 오후 5시까지 신고된 폭우 피해 소방 출동 142건 중 116건이 목포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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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돌핀’ 소멸하며 남긴 구름 몰려… 목포 시간당 66mm 호우에 곳곳 침수
상인들 “추석 대목 준비 중 날벼락”… 경남선 해갈 기대속 “쏟아지니 걱정”
마른 땅 빗물 흡수 못해 산사태 우려
비 그친 뒤 최고 34도 더위 이어질듯
가뭄 끝낼 ‘단비’ 기다렸는데… 곳곳 침수 피해 새벽에 기습 폭우가 내린 16일 전남광주 목포시 만호동 일대 건어물 상가에서 주민과 공무원이 물에 잠긴 미역과 멸치, 김 상자 등을 건져내고 있다(위 사진). 반면 긴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린 이날 대구 북구 도남저수지에서는 우산을 쓴 주민들이 물이 차오르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평년 70%대였던 도남저수지의 저수율은 3일부터 0%로 떨어져 바닥을 드러내 왔다. 목포=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대구=뉴스1
“추석 대목을 준비해 오다 날벼락을 맞았네요.”

16일 전남광주 목포시 만호동 건어물해산물상가 거리에서 만난 상인 김미정 씨(69)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푹 젖은 건어물 앞에서 망연자실했다. 목포에는 이날 오전 6시경 시간당 66.4mm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8월 기준 목포의 역대 최고 시간당 강수량이다. 김 씨는 “쓰나미처럼 빗물이 밀려와 미역이 둥둥 떠다녔다”며 “추석 대목을 앞두고 준비한 여러 건어물이 모두 물에 잠겨 팔지도 못하고 버려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 목포에 시간당 66.4mm 집중… 침수 피해 속출

광복절 연휴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고 200mm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졌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5일 0시∼16일 오후 1시 누적 강수량은 전남광주 해남 솔라시도 201.3mm, 영암 삼호 186.7mm, 해남 산이 182.5mm, 목포 165mm를 기록했다. 특히 목포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남광주에 이날 오후 5시까지 신고된 폭우 피해 소방 출동 142건 중 116건이 목포에 집중됐다.

목포시 관계자들이 16일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찾아 배수로 확보 등 응급복구에 나서고 있다. 2026.8.16 목포시 제공
상인들은 갑작스러운 폭우에 속수무책이었다. 이지영 만호동 동장(52)은 “폭우가 내린 데다 만조까지 겹쳤고, 상가가 저지대에 있어 피해가 커졌다”며 “배수펌프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쏟아지는 빗물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종옥 씨(73)는 “47년째 건어물 장사를 했는데 1980년대 초 이후 두 번째로 침수 피해를 봤다”며 “16일 새벽에 갑자기 물이 차기 시작하더니 30분도 안 돼 무릎 높이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비는 1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 17일 예상 강수량은 전남광주 50∼100mm, 전북 30∼80mm다. 전남광주 동부 남해안에는 200mm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반면 가뭄에 힘겨웠던 경남은 이번 폭우가 해갈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16일 오후 9시까지 경남 통영 279mm, 거제 216.7mm, 남해 193.3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비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전남광주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해제됐지만 오후 9시 기준 통영, 거제, 고성, 사천, 남해에는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다. 이번 비로 인해 경남지역 농업용 저수지 656곳의 평균 저수율은 15일 31.6%에서 16일 오후 3시 32.3%로 0.7%포인트 반등했다.

기상청은 17일까지 부산·경남 중부 남해안에는 최대 200mm 이상,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최대 25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가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소방청은 경남 지역 가뭄 대응을 위한 국가소방동원령을 15일 해제했다.

● “경남에 비 한꺼번에 쏟아지니 또 걱정”

하지만 경남과 제주 등은 단비가 재해로 돌변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바싹 마른 토양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 빗물이 땅속으로 충분히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면을 따라 빠르게 흘러 하천 범람과 토사 유출, 산사태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림청은 부산과 울산, 전남광주, 경남 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하동군에서 벼농사를 짓는 조삼상 씨(54)는 “벼가 한창 물을 필요로 할 때라 이번 비가 논과 저수지를 충분히 채워준다면 농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비를 간절히 바랐는데, 막상 한꺼번에 쏟아지니 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폭우는 중국에 상륙한 제13호 태풍 ‘돌핀’이 약화한 뒤 남은 저기압이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를 끌어올리면서 내렸다. 이 영향으로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 강한 비구름이 발달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17일까지 이어지는 비가 그치면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18, 19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9∼3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더 높을 수 있다. 앞으로 열흘간 낮 최고기온이 29∼34도를 오르내리며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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