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유성열]‘尹 체포방해’ 유죄 확정에도 사과 없는 국힘 의원들

유성열 정치부 차장 2026. 8. 1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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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6일 국민의힘 의원 44명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발부받은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날이었다.

의원들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공수처가 발부받은 체포영장은 원천 무효라면서 "불법적인 영장 집행을 결단코 막아내자"고 주장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아 9일 후 관저 진입을 재차 시도하자 국민의힘 의원 35명은 다시 관저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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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열 정치부 차장
2025년 1월 6일 국민의힘 의원 44명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발부받은 체포영장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날이었다. 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전체 의원(108명)의 40%가 넘는 의원들이 관저 정문 앞에 새벽부터 집결했던 것. 당 지도부는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간 것”이라면서 이들의 집결을 저지하지 않았다.

의원들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공수처가 발부받은 체포영장은 원천 무효라면서 “불법적인 영장 집행을 결단코 막아내자”고 주장했다. 사흘 전 대통령경호처의 저지로 1차 시도에 실패했던 공수처는 결국 이날도 집행을 포기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 수사에 전면 불응한 데 이어 여당 의원들까지 저지하고 나서면서 12·3 비상계엄 이후 한 달 넘게 혼란에 빠진 정국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아 9일 후 관저 진입을 재차 시도하자 국민의힘 의원 35명은 다시 관저로 모여들었다. 이번엔 ‘인간띠’를 만들어 집행을 막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경호처 직원들의 ‘소극적 대응’으로 공수처는 관저 진입과 윤 전 대통령 체포에 성공했다. 계엄이 선포된 지 43일, 법원이 1차 영장을 발부한 지 보름 만이었다.

계엄 직후 검경과 공수처 모두 윤 전 대통령 수사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가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고 공수처를 만들면서 내란죄 수사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모호했다. 엄밀히 따지면 경찰에 있었지만, 검찰과 공수처는 직권남용의 관련 범죄로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검찰과 공수처가 경쟁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등 중복 수사가 진행되자 법원행정처는 “수사 적법성과 증거능력이 재판에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법원이 수사 중인 사건을 언급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수처의 수사권을 부정하고 영장 집행을 막아선 것 역시 이 같은 논란에 근거를 뒀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주장은 법원에서 하나둘씩 깨져 갔다. 검경과 공수처는 공수처가 수사를 전담키로 합의했고, 법원은 이런 과정을 거쳐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구속영장을 모두 발부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어 내란특검이 윤 전 대통령을 체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기자 1, 2심 모두 공수처의 수사권을 인정하며 유죄를 선고했다. 그리고 지난달 9일 대법원은 징역 7년의 원심을 확정하면서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있다고 판결했다. 사법부가 국민의힘의 주장이 틀렸음을 대법원 판례로 명확히 한 것이다. 14일 종합특검은 이를 근거로 관저로 갔던 의원 중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한 달 넘게 흘렀지만 관저에 몰려간 행위를 사과한 의원은 보이지 않는다.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말 역시 들리지 않는다. 그날 관저로 갔던 의원들은 “법치를 구현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정치와 국정을 지향한다”는 국민의힘 당헌 2조만 다시 읽으면 된다. 법치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보수의 핵심 가치이며 법치주의는 법원 판결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종합특검의 기소에 대한 적법성 역시 법원이 판단할 일이다. 이제라도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당시 행동을 사과하는 의원이 나오길 바란다.

유성열 정치부 차장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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