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최대 승부처 호남 압승·수도권 신승으로 ‘승기’ 잡았다…“당심도 쏠렸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호남·수도권 경선 결과 16일 당대표 후보인 김민석 의원이 1위를 기록하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었다. 경쟁자인 정청래 의원은 1인1표제 도입 이후 처음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당원 표심 우세를 자신했으나 국회의원에 이어 당원 표심마저 김 의원에게 쏠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 추세인 가운데 당정 일체감이 강한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 쪽으로 판세가 기운 것은 전날 권리당원 33%가 밀집한 호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다. 김 의원은 전남광주에서 57.03%, 전북에서 58.39%의 누적 득표율을 얻으며 두 지역 모두에서 과반을 달성했다. 정 의원은 전남광주 31.84%, 전북 34%를 얻었고, 송영길 의원은 전남광주 11.11%, 전북 7.6%를 얻었다. 충청권·영남권·대경권 등 앞선 순회경선 지역에서 적게는 0%포인트, 많게는 5%포인트 차 접전을 벌여왔던 김 의원과 정 의원의 희비가 호남 표심에서 갈린 양상이다.
정 의원이 막판 역전에 성공하려면 권리당원 규모가 38%로 많은 수도권 순회경선에서 김 의원을 큰 표차로 이기며 호남에서의 격차를 만회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수도권 경선에서도 김 의원이 46.6%을 얻으며 정 의원(46.2%)을 0.4%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이겼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이 수도권에서 46~47%만 확보해도 선호투표로 가지 않고 과반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승자는 오는 17일 전당대회 당일 대의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하고 전략 지역 가중치 보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국민여론조사는 30%가 반영된다. 1차 경선 결과 과반 득표를 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 3위 후보를 1순위로 투표한 선거인의 2순위 선택을 합산하는 선호투표로 당선자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전당대회의 특징은 지난해와 달리 ‘의심(국회의원 표심)’과 ‘당심(당원 표심)’의 구도가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노무현의 바람이 이인제의 조직을 이겼듯이 정청래의 바람이 김민석의 조직을 이기게 해달라”며 당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폈다. 박찬대 현 인천시장과 맞붙었던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권리당원 투표 66.48%, 국민여론조사 60.46%를 얻으며 승리를 거머쥔 만큼 이번에도 당원 표심 우세를 자신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당심 역시 김 의원에게 쏠렸다. 그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판단이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전당대회에는 법제사법위원장으로 활약했던 정 의원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지만, 지난 1년 임기 내내 당정 엇박자 논란에 휘말리며 ‘대통령’과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사람’이라는 구도의 프레임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정 의원의 리더십을 보고 ‘이러다 이재명 정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당원들에게 생긴 것”이라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방선거와 달리 당원들이 대상인 전당대회에서는 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떨어질수록 공멸은 막아야 한다는 심리가 작동해 오히려 ‘명픽 후보’에게 결집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호남의 경우 800조원 규모 메가프로젝트라는 절호의 기회가 흔들려선 안 된다는 위기감도 작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검찰개혁과 1인 1표제 등 개혁 의제를 마무리한 이후 차기 이슈 선점에 실패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으로 이어지는 ‘4통 통합’과 노무현 정신 복원 역시 소구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호남 지역구 초선 의원은 “노사모 결집도 옛날 프레임”이라며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전략적으로 지원했던 것처럼,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을 밀어줘야 하는 시간이라고 당원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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