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는 용아맥에서만?” 웃돈 주고 샀는데 ‘낭패’…관객들이 당황한 이유

손미정 2026. 8. 1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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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12일째인 16일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여름 끝자락의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기준 영화는 이미 놀란 감독 필모그라피 사상 역대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아날로그식 제작 방식을 고집해 온 놀란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3000년 전 대서사시의 웅장한 스케일, 그리고 객석을 압도하는 영화적 경험이 '오디세이'를 향한 관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오디세이'가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 분량 IMAX 70mm로 촬영되면서, '놀란 감독의 의도대로 보려면 무조건 용아맥'이라는 공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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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영화관에 오디세이 홍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12일째인 16일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여름 끝자락의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기준 영화는 이미 놀란 감독 필모그라피 사상 역대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아날로그식 제작 방식을 고집해 온 놀란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3000년 전 대서사시의 웅장한 스케일, 그리고 객석을 압도하는 영화적 경험이 ‘오디세이’를 향한 관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영화의 만듦새 혹은 내용 자체보다 더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상영관, 이른바 ‘용아맥’으로 불리는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아이맥스)관이다. ‘오디세이’가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 분량 IMAX 70mm로 촬영되면서, ‘놀란 감독의 의도대로 보려면 무조건 용아맥’이라는 공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최근 ‘오디세이’ IMAX관 상영분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되기 일쑤고, 중고 거래 앱에는 정가의 5배가 넘는 10만 원대 암표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막상 관람 후기가 쌓이면서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는 미묘한 당혹감이 감지된다. “그 돈 주고 봤는데 이게 정말 완벽한 버전이 맞나” 하는 의문이다.

용아맥서 본 ‘오디세이’, 완전체가 아니라고?
IMAX 상영관 [CGV]

‘오디세이’가 화제가 된 이유 중 하나는 러닝타임 172분 전체를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최초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촬영 방식으로 만들어진 화면비는 1.43:1로, 흔히 시네마스코프라 불리는 일반 상영관의 화면비(약 2.35:1)보다 훨씬 세로가 길다.

이러한 1.43:1 비율을 온전히 구현하는 국내 상영관은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있는 IMAX관 단 한 곳뿐이다. 촬영 원본을 모두 즐기기 위해서는 용아맥이 유일한 선택지인 셈이다.

‘용아맥이 아니면 의미 없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진 것도, 개봉과 동시에 티켓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로 풀이된다.

여기서 관객들이 놓치기 쉬운 사실이 하나 있다. 놀란 감독이 촬영에 사용한 70mm IMAX 필름을, 필름 그대로 영사하는 진짜 ‘70mm 아이맥스 필름 상영관’은 전 세계에 단 41곳뿐이라는 점이다. 이 41곳 중 한국에 위치한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용아맥 역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 중 25개관은 미국에 있고, 그마저도 캘리포니아에 8개관이 몰려 있다. 그 밖에 캐나다와 영국이 각각 9개관, 3개관씩 있고, 호주와 벨기에, 체코, 프랑스에 각 1개관씩 존재한다.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는 70mm 필름 IMAX는 전무한 상태다.

[유니버설 픽쳐스]

용아맥은 4K 디지털 GT 레이저 상영관이다. 실제 셀룰로이드 필름을 프로젝터에 걸어 상영하는 방식이 아니라, 4K 디지털 데이터를 듀얼 레이저 프로젝터로 쏘는 방식으로 상영한다. 다만 화면 비율(1.43:1)만큼은 필름 IMAX와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스크린이다.

즉 용아맥에서 보는 ‘오디세이’는 1.43:1이라는 화면비는 정확히 구현하지만, 상영 방식 자체는 필름이 아니라 4K 디지털이다. 최대 18K급에 달하는 70mm 필름 IMAX의 해상도와 특유의 촘촘한 입자감까지 동일하게 재현되기는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는 그 누구도, 웃돈을 아무리 얹어도 놀란 감독이 필름으로 구현한 원본 그대로의 화질을 극장에서 만날 수 없다.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치열한 예매 전쟁을 뚫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작품을 보지 못했다는 허탈한 반응과 동시에, 그럼에도 용아맥이 가장 근접한 대안이자 일반인들이 ‘오디세이’를 즐기기에는 스펙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있다.

용아맥이 ‘반쪽’? 정말 의미 없을까
영화 ‘오디세이’ [유니버설 픽쳐스]

그렇다고 용아맥이 의미 없는 건 아니다. 놀란 감독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IMAX로 촬영하는 것의 흥미로운 점은 디지털 포맷으로 스캔할 때,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이미지로 작업할 수 있게 만든다”면서 “덕분에 레이저 프로젝터 같은 새로운 영사 방식으로 옮겨질 때도 훌륭하게 구현된다”고 말했다.

IMAX 필름으로 촬영해두면 나중에 그것을 디지털로 스캔하더라도 워낙 원본 화질(필름 정보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레이저 프로젝터 같은 최신 디지털 상영 방식에서도 그 화질이 고스란히 훌륭하게 살아난다는 뜻이다.

물론 제작자의 의도가 완전히 반영된 작품을 관람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오디세이’도 그렇다. 전용 상영관에서 본다면 “관객들이 새롭고 흥미로운 무언가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놀란 감독의 바람이 더욱 와닿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적 경험이 단지 스크린으로 구현된 화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용 상영관 부재가 곧 영화적 경험의 반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오디세이’는 대서사시에 걸맞은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웅장하게 담아내지만, 오랜 시간 노래로만 구전된 신화를 통해 전쟁의 상흔과 영웅의 고뇌, 성찰 등을 깊게 들여다본다. 한 외신은 “IMAX라는 방식은 (대서사시의) 규모와 존재감에 대한 감상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그것만이 이 영화의 제작 동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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