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고로 '9440억' 다시 판단… 최태원, SK 지분 지키며 '1조 대출'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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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을 대법원에 재상고하면서, 향후 판결 확정에 대비해 수천억 원대 재산분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상고로 판결 확정이 미뤄지면서 최 회장이 당분간 지연이자 부담을 피하게 된 가운데 재계가 전망하는 자금 마련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갈래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SK㈜ 지분을 최대한 지키면서 배당과 자산 매각, 추가 차입을 조합해 재산분할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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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추가 담보대출 ②일부매각 시나리오
'소버린 사태'로 경영권 사수 민감하지만
SK실트론 개인 지분 즉시 매각 쉽지 않아
어느 경우건 SK 주가 위해 배당 확대 유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을 대법원에 재상고하면서, 향후 판결 확정에 대비해 수천억 원대 재산분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상고로 판결 확정이 미뤄지면서 최 회장이 당분간 지연이자 부담을 피하게 된 가운데 재계가 전망하는 자금 마련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갈래다. 최 회장이 17.9%를 보유한 SK㈜ 지분을 파느냐, 지키느냐다. SK㈜ 지분을 유지한다면 추가 대출과 SK실트론 등 다른 자산 매각을 병행해야 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SK㈜ 지분 일부를 직접 현금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법원이 정한 재산분할액은 9,440억 원이다. 재상고가 기각돼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이를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최 회장이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재산분할액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16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최 회장이 2016년부터 10년간 그룹 지주사인 SK㈜와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과 급여는 총 8,822억 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세금 납부와 투자, 대출 상환 등에 상당액을 사용한 만큼 실제 가용 현금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①SK㈜ 주식을 팔지 않고 재원을 마련하려면 주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거나 다른 개인 자산을 현금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최 회장의 가용 현금을 3,000억~4,000억 원대로 가정하면 부족한 5,000억~6,000억 원을 메울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지만, 대출 규모가 커질수록 이자 부담도 급증한다. 최 회장이 5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SK㈜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4,365억 원이다. 여기에 최대 6,000억 원을 추가로 대출받으면 총 대출금은 1조 원이 넘는다. 이자율을 연 4%로만 잡아도 연간 이자 부담이 400억 원을 웃돈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가진 SK실트론 지분 29.4% 등 개인 자산 매각을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산이 앞서 지분 70.6%를 사들이며 매긴 값을 그대로 적용하면 매각액은 최대 9,578억 원으로, 파기환송심의 재산분할액과 유사하다. 다만 그 값을 그대로 받긴 어려울 거라는 분석도 재계에선 나온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개인 지분엔)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고, 최 회장도 세금 등 이것저것 빠지는 돈을 쥐게 될 것"이라며 "SK실트론 매각으로 실제 얻는 건 5,000억 원 이하일 것이고 나머지는 추가 담보 대출로 메우게 될 거 같다"고 봤다. 비상장사인 SK실트론 지분이 대법원의 판결에 곧바로 팔리느냐는 문제도 있다. 재산분할금 지급이 늦어지면 연 5%의 지연 이자를 내야 하는데 하루 1억3,000만 원, 연 472억 원에 이른다.
SK 주가 하락 땐 자금조달 부담 커져
②그래서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SK㈜ 주식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CXO연구소는 "SK 지분 일부는 담보대출을 받고 일부는 직접 매각하는 방식도 가능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그렇지만 2003년 '소버린 사태'로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최 회장이 SK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관건은 자금 조달의 지렛대가 되는 SK㈜ 주가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다. 주가가 떨어지면 같은 금액을 빌리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고, 주가 급락 때 반대매매 위험도 커진다. 지분을 직접 매각할 경우에도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이 줄어든다.
결국 SK텔레콤과 SK스퀘어 등 SK㈜가 최대주주인 계열사들이 배당을 확대해 지주사의 현금 흐름을 키우는 방안은 어느 시나리오에서든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SK㈜ 지분을 최대한 지키면서 배당과 자산 매각, 추가 차입을 조합해 재산분할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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