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전쟁 끝내자" 李 제안에… 북한은 '침묵', 야당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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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을 향해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종전을 목표로 한 다자 논의를 북한에 공식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또 "이를(종전을 위한 당사자 간 논의) 통해 북의 핵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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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고위 관계자 "盧·文 종전 선언과 달라"
대화 테이블에 北 견인하려는 구상 읽혀
日 과거사 비판 없이 "한일협력 지평 확대"
野 "北의 도발 지적 없는 안보 포기 선언"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을 향해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종전을 목표로 한 다자 논의를 북한에 공식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한일 관계에는 '미래지향'에 방점을 찍었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여정 나설 것"
이 대통령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지난해 저는 이 자리에서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 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을 구체적인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盧·文 정부서 추진한 종전선언과는 달라"
여권 고위 관계자는 16일 이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해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종전협상을 제안하는 것"이라면서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종전선언과 다른 개념"이라고 했다. 종전선언은 비핵화·군축 노력에 앞서 전쟁이 끝났다는 선언부터 먼저 하는 개념으로, 비핵화·군축 노력을 대화와 병행하는 종전협상과 차이가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를(종전을 위한 당사자 간 논의) 통해 북의 핵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종전 논의를 고리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끌어내겠다는 구상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종전 논의에 참여할 당사자로는 남북과 함께 미국과 중국이 거론된다. 1953년 정전협정 주체가 미국(유엔군), 북한, 중국이기 때문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논의에 참여할 당사자의 범위는 아직 특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북한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사실상 남북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북한 매체도 이날까지 이 대통령의 제안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자"고 한 이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안보 포기 선언"이란 비판이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자며 북한 핵개발, 미사일 시험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언제 북한을 위협한 적이 있느냐"고 반발했다.

구체적 과거사 언급 없이 "한일 협력 지평 넓히자"
한일 관계에는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에 무게를 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한일 양국은 활발한 셔틀 외교를 이어가며 신뢰의 기반을 다져왔다"며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실용적 국익 외교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지혜를 모아 공동의 과제를 함께 해결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한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한일 관계의 빛은 역사의 그늘 속에서 여전히 아픔을 감내하고 계신 분들께 따뜻한 온기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과거사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지속적인 한일 관계의 발전을 위해선 과거사에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일본에 촉구한 셈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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