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상상초월 불공정” 주장, 따져보니

2026. 8. 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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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최고위원 후보가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서울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6일 경기지역 합동연설회 직후 “민주당 경기도당 전당대회, 상상초월 불공정입니다. 제 연설을 방해한 행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최 후보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가리킨 것인지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정견발표 직전 발생한 소개 영상 재생 오류와 일부 청중의 야유를 제지하지 않았다며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수원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최 후보의 소개 영상은 정상적으로 재생되기까지 세 차례 혼선을 빚었다. 사회자가 “다음 연설자는 기호 1번 최민희 후보입니다. 후보 영상 먼저 만나보시겠습니다”라고 안내했지만, 처음에는 최 후보 영상 대신 앞서 연설을 마친 김용 후보 소개 영상의 일부가 다시 나왔다.

약 30초 뒤 사회자가 재차 “기호 1번 최민희 후보 영상부터 만나보시겠습니다”라고 알렸지만 영상은 10초가량 재생되다 다시 멈췄다. 사회자는 “진행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리겠다”며 영상 담당자에게 준비가 되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세 번째 시도에서야 소개 영상이 정상적으로 재생됐다. 첫 안내부터 정상 재생까지 1분20여초가 걸렸다.

소개 영상이 끝난 뒤에도 최 후보의 연설이 곧바로 시작되지 않자 장내에서는 “왜 시작도 안 해”, “왜 그래” 등의 항의성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참석자가 “돌아가”라고 외치는 듯한 소리도 들렸지만, 최 후보를 향한 야유인지 진행 미숙에 대한 항의인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무대에 오른 최 후보는 경선 운영의 공정성을 거론하다 “이번 우리 전대 공정했습니까. 방금 전에 이게 공정한 겁니까”라고 말했다. 연설이 끝난 뒤 사회자는 다시 한번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 넓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최 후보가 말한 ‘상상초월 불공정’과 ‘연설 방해’는 우선 자신에게 집중된 영상 재생 사고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영상 재생 사고가 발생해 최 후보의 연설 시작이 지연된 것은 사실이다. 행사 주최 측이 최 후보에게 사고 원인을 설명하고 사과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이를 특정 후보의 연설을 의도적으로 방해한 행위나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불공정 행위로 볼 만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영상 재생을 담당한 주체와 오류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확인이 필요하다.

일부 청중의 야유는 별개의 문제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순회경선 과열과 관련해 후보 연설 도중 야유하거나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불법 선거운동과 연설 방해가 확인되면 전당대회가 끝난 뒤에도 당원 징계 등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 초반에도 사회자는 “연설 중 연호, 비방 및 과도한 응원 등 연설 진행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는 금지된다”고 여러 차례 안내했다. 이전 연설회와 달리 주최 측이 야유와 연호를 제지하는 공지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최 후보의 실제 연설 중에는 사회자가 연설을 중단시키거나 특정 참석자에게 퇴장을 요구할 정도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6일 경기지역 합동연설회 직후 행사 진행이 불공정했다며 자신의 연설을 방해한 행위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최민희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최 후보의 문제 제기는 그동안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자신의 태도 논란과도 맞물린다. 최 후보는 지난 1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서미화 후보가 연설하는 동안 턱을 괴거나 옆 후보와 대화하고, 서 후보의 발언에 “안 빠졌다니까”라고 큰소리로 반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정청래 당대표 후보를 향한 청중의 항의에는 “합동연설회에 일베 문화가 침투했다”고 주장했다. 문진석 의원은 “다른 생각과 작은 비판이 일베인가”라며 최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최 후보는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에서는 김영호 후보를 향해 ‘박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김민석 후보의 발언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경쟁 후보 정견발표 방해와 전당대회 품위 훼손 등을 이유로 중앙당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구하는 공동서명을 진행했다.

오마이TV 취재 방해 논란도 이어졌다. 최 후보 측 관계자들은 지난 8일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취재 중인 오마이TV 카메라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카메라 앞을 가렸고, 기자가 해당 장면을 촬영하려 하자 종이로 렌즈를 막았다. 최 후보는 이튿날 직접 취재진의 카메라 뒤로 다가가 촬영 내용을 살핀 뒤 해당 기자의 과거 근무 경력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오마이뉴스 노조와 한국기자협회 오마이뉴스지회,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취재 방해와 ‘좌표 찍기’라며 최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최 후보 측은 “취재를 방해한 것이 아니라 보좌진의 얼굴을 촬영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후보가 이날 겪은 영상 재생 사고는 명백한 행사 진행상의 잘못이다. 그러나 이를 ‘상상초월 불공정’이나 고의적인 ‘연설 방해’로 규정하려면 영상 오류의 원인과 현장 야유의 주체·정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다른 후보의 연설 도중 보인 자신의 언행과 취재 방해 논란에는 사과하지 않은 채 자신을 향한 야유와 진행 사고에만 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을 두고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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