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당사자·가족 위해…범키가 부른 ‘회복의 노래’


과거 마약 사건을 겪은 가수 범키가 중독 당사자와 가족들을 위한 무대에 섰다. 지난 12일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열린 ‘Recovery(회복) 찬양집회’에서다.
(재)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마약 중독 당사자와 가족, 회복자, 중독 관련 기관 관계자와 사역자 등이 참석했다. 중독을 개인만의 문제로 보지 않고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 회복해야 할 과제로 알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무대에는 개그맨 출신 이정규가 이끄는 ‘딜리버리 프로젝트’가 올랐다. 전국의 미자립교회를 찾아 공연해 온 이들은 ‘미친연애’ ‘갖고놀래’ 등으로 잘 알려진 가수 범키와 함께 ‘돌아서지 않으리’와 ‘은혜’ 등을 선보였다. 참석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에 함께했다. 범키는 2024년 첫 CCM(기독교 음악) 정규앨범 ‘The Obedient’를 발표하기도 했다.
공연에 앞서 중독 당사자와 가족, 관련 기관 관계자들도 함께 무대에 올라 '소원'을 불렀다. 이날 행사는 중독 당사자와 가족, 회복을 돕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는 데 의미를 뒀다. 중독자의 회복을 개인과 가족에게만 맡기지 않고 공동체가 함께해야 한다는 취지도 행사 전반에 담겼다.
이날 조대운 수영로교회 상담국 목사는 중독자의 회복은 잃어버린 정체성을 되찾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중독을 단순히 약물을 끊는 문제로만 바라보지 말고 당사자가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목사는 “중독이 주는 강렬한 쾌락을 단순한 의지만으로 넘어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그보다 더 크고 깊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다면 중독을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민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 이사장은 중독자의 온전한 회복을 한 가정의 부담으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와 가족뿐 아니라 교회와 공동체, 의료·치료·재활기관과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중독은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 배우자와 가정 전체가 함께 겪는 아픔”이라며 “우리가 이날 모인 것은 절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회복된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한 가정이 또 다른 가정을 품는 회복의 움직임이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중독으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가족들이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얻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독교마약중독연구소는 그동안 매월 수영로교회에서 마약 중독 문제 해결과 회복을 위한 중보기도회를 열어왔다. 이번 행사는 기존 중보기도회의 의미를 넓혀 더 많은 중독 당사자와 가족, 회복자와 관련 기관 관계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연구소는 2024년부터 중독 예방과 회복을 위한 교육과 상담, 캠페인, 관련 기관 네트워크 구축 등의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예방·치료·재활·회복을 연결하는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