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야스쿠니 500m밖 ‘원격 참배’…추도사서 ‘반성’ 뺐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2026. 8. 16. 14: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한국의 81주년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을 맞은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찾지는 않았지만, 신사 방향을 향해 멀리서 참배하는 '요하이(遥拝)'를 했다.

16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다카이치 총리는 '전국 전몰자 추도식'을 위해 찾은 일본무도관의 주차장에서 야스쿠니 신사 방향을 향해 간단한 묵념이 아닌 '2번 절하고, 2번 박수친 뒤, 다시 한번 절하는'는 보통의 신사 참배 방식을 하며 '원격 참배'를 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15일 2차대전 전사자 추모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의 참상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가 13년 만에 부활시킨 ‘반성’이나 ‘부전(不戰)의 맹세’라는 표현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2026.08.15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한국의 81주년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을 맞은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찾지는 않았지만, 신사 방향을 향해 멀리서 참배하는 ‘요하이(遥拝)’를 했다. 또한 신사에 공물 대금도 사비로 봉납했다.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마찰을 고려해 직접 참배는 보류했지만 예우는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다카이치 총리는 ‘전국 전몰자 추도식’을 위해 찾은 일본무도관의 주차장에서 야스쿠니 신사 방향을 향해 간단한 묵념이 아닌 ‘2번 절하고, 2번 박수친 뒤, 다시 한번 절하는’는 보통의 신사 참배 방식을 하며 ‘원격 참배’를 했다. 주차장과 야스쿠니 신사는 직선거리로 약 500m 떨어져 있다.

일본에서는 직접 참배할 수 없을 경우 신사 방향으로 참배하는 것을 ‘요하이(遥拝·멀리서 하는 참배)’라고 하는데 현직 총리가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 방향으로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총리가)야스쿠니 신사를 향해 요하이를 한 것”이라고 이후 추가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과거 일본은 한국 등을 점령한 뒤 식민지 국민들에게 일왕이 있는 궁성 방향으로 고개 숙여 절을 하도록 하는 ‘황거요배(皇居遙拜‧고쿄요하이)’ 또는 ‘궁성요배(宮城遥拝‧규조요하이)’를 강요한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추도식에선 ‘반성’과 ‘부전의 맹세’를 언급하지 않았다. 201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재집권한 뒤 2013년 추도사부터 이런 언급이 사라졌고, 지난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가 다시 언급했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2년 만에 다시 되돌린 것.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아베 전 총리를 포함해 역대 총리가 사용했던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返さない) 않는다”는 표현을 “반복시키지(返させない) 않는다”로 바꿔 말하기도 했다. 전쟁 의지를 부정하는 앞선 능동형 표현에서 주체가 애매한 사역형 표현으로 바꾸며 보수색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내각과 집권 자민당 핵심 간부들의 야스쿠니 참배도 이어졌다. 일본의 방위수장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을 비롯해 기카와다 히토시(黄川田仁志) 오키나와·북방대책담당상, 오노다 기미(小野田紀美) 경제안보담당상, 기우치 미노루(城内実) 경제재정담당상 등 현직 각료 4명이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이로써 일본 각료의 패전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올해까지 7년 연속이어졌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간의 그간 우호적인 흐름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 한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집권 자민당에서는 15일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간사장, 아리무라 하루코(有村治子) 총무회장,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참배했고, 16일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정무조사회장이 참배했다. 이로써 당의 핵심 보직을 맡은 간부 4명이 전원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다카이치 정권의 이런 행보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일본의 부정적인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며, 일본에 엄숙한 항의와 강력한 비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명분도 전범에 대한 판결을 뒤집고 일본의 전쟁범죄를 은폐하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재무장을 가속하기 위한 길을 닦으려는 진짜 의도를 감출 수 없다”며 “이는 역사적 정의에 대한 모욕이자 문명의 기본 규범에 대한 도전이며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