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대학생이 키운 ‘춘천의 맛’…춘천 닭갈비 60년 역사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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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닭고기와 양배추, 고구마, 떡을 매콤한 양념에 볶아 먹는 닭갈비는 춘천을 대표하는 외식 메뉴다. 1960년대 가난했던 시절, 돼지갈비 대신 닭고기를 석쇠에 구워 팔던 한 선술집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닭갈비는 6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대표 먹거리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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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닭고기와 양배추, 고구마, 떡을 매콤한 양념에 볶아 먹는 닭갈비는 춘천을 대표하는 외식 메뉴다. 1960년대 가난했던 시절, 돼지갈비 대신 닭고기를 석쇠에 구워 팔던 한 선술집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닭갈비는 6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대표 먹거리로 진화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춘천 닭갈비의 역사는 1960년대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춘천의 한 선술집에서 닭고기를 돼지갈비처럼 손질해 양념한 뒤 숯불에 구워 ‘닭불고기’라는 이름으로 판매한 것이 초기 형태로 소개된다. 돼지갈비 대신 닭고기를 활용했다는 데서 현재의 닭갈비로 이어진 배경을 찾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1960년대 초 춘천 중앙로 뒷골목에서 닭고기를 돼지갈비처럼 손질해 숯불에 구워 먹는 닭불고기집이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초기 닭갈비는 지금처럼 철판에 닭고기와 채소를 함께 볶는 형태가 아니었다. 양념한 닭고기를 석쇠에 올려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 먹는 방식이었다. 당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를 활용해 돼지갈비와 비슷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았다.
◆ 1971년 ‘닭갈비판’ 등장…철판 요리로 진화

국립민속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1971년 춘천에서 닭고기를 굽는 ‘닭갈비판’이 개발되면서 기존 숯불·석쇠 방식에서 철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1970년대 들어 석쇠 대신 철판을 사용하면서 닭고기와 채소, 떡 등을 함께 볶는 현재와 가까운 형태로 발전했다고 설명한다.
철판 방식은 한 번에 많은 양을 조리하기에 편리했다. 닭고기뿐 아니라 양배추와 고구마, 떡 등 다양한 재료를 함께 넣을 수 있어 양을 늘리기도 쉬웠다. 여러 명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대중화에 영향을 미쳤다.
◆ 군인·대학생이 키운 ‘춘천의 맛’
닭갈비는 이후 춘천 시내 중심 상권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춘천 인근에는 군부대가 많았고, 외출이나 외박을 나온 군인들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양이 많은 닭갈비를 즐겨 찾았다. 대학생들에게도 닭갈비는 부담이 적은 외식 메뉴였다. 초창기 닭갈비에 ‘대학생 갈비’, ‘서민 갈비’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여기에 경춘선 등을 통해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닭갈비의 이름도 전국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춘천에 놀러 온 관광객이 닭갈비를 먹고, 다시 주변 사람들에게 춘천의 대표 음식으로 소개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역 음식이 관광 상품으로 성장했다.
◆ ‘닭갈비 골목’ 생기며 춘천 대표 음식으로

닭갈비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도 변화했다. 철판 닭갈비에 우동사리와 떡사리 등을 곁들이는 메뉴가 등장했고, 치즈를 더한 치즈 닭갈비도 젊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메뉴가 됐다. 숯불에 구워 먹는 숯불닭갈비 역시 춘천의 대표적인 닭갈비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난한 시절 돼지갈비 대신 먹던 닭갈비는 60년 넘는 시간 동안 소비자 취향과 관광 흐름에 맞춰 형태를 바꿔오며 이제 춘천을 대표하는 지역 먹거리이자 관광상품이 됐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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