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르포] 폐교 위기 때마다 한국서 온 손길…고려인 아이들 지킨 ‘페치카의 학교’

신예림 2026. 8. 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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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맞아 강원도민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1920) 선생의 고택은 찾는 이가 적은 탓에 굳게 닫혀있었다.

그 숭고한 정신은 2019년 개교한 '최재형고려인민족학교'로 이어져 고려인 후손들에게 한국어와 역사, 민족 문화 배움터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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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수리스크 최재형 선생 고택·민족학교 방문
2019년 개교 ‘최재형고려인민족학교’ 민족문화 배움터
김발레리아 교장 “어려움은 많지만 정체성 지키기 지속”
춘천 출신 의암 류인석 기념비도 인근에 위치
강원도 항일 독립운동 역사와도 궤를 같이 하고 있어

광복절을 맞아 강원도민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1920) 선생의 고택은 찾는 이가 적은 탓에 굳게 닫혀있었다. 8월 15일, 러시아 우수리스크에는 평소 잘 내리지도 않는다는 비가 꽤 쏟아졌다.

1920년 4월 일본군에 체포돼 순국하기 전까지, 최재형 선생은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 항일 의병 활동과 한인 동포들의 정착을 지원했던 연해주 항일독립운동의 ‘페치카(따뜻한 난로)’ 자체였다. 그 숭고한 정신은 2019년 개교한 ‘최재형고려인민족학교’로 이어져 고려인 후손들에게 한국어와 역사, 민족 문화 배움터로 자리 잡았다.
 
▲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1920) 선생의 고택. 신예림 기자
▲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1920) 선생의 고택. 신예림 기자

2019년 개교한 최재형고려인민족학교에서는 고려인 청소년과 어른이 한데 모여 전통 무용과 역사를 익히는 모습과 함께, 지나온 시련의 흔적도 느껴졌다. 개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 변화로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심각한 재정난과 폐교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문을 닫기 직전’의 순간마다 한국에서 전해진 도움의 손길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고려인민족학교는 그렇게 1년을, 2년을, 7년을 버텨왔다.

큰 위기는 넘겼지만, 학교는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없으면 언제든 운영이 흔들릴 수 있는 불안정한 환경이다. 우수리스크에 살고 있는 고려인 후손들이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돕는 이곳을 지켜내기 위해 무엇보다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위치한 최재형고려인민족학교. 신예림 기자
▲ 러시아 우수리스크에 위치한 최재형고려인민족학교. 신예림 기자

김발레리아 최재형고려인민족학교 교장은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우리 고려인들은 우리 말을 잊어버렸다’고 슬프게 말씀하셨다. 그때 어른이 돼서 학교를 설립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우리말을 배운 후 혼자 배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더 알게 됐고, 이렇게 학교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운영이 힘들었을 때마다 한국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어려움은 많지만, 앞으로도 고려인 아이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해주에서 피어난 ‘페치카’ 최재형 선생의 항일 정신과 한인 공동체의 보존 노력은, 강원도의 항일 독립 운동 역사와도 깊게 호응한다. 고려인민족문화센터 야외에 건립된 류인석 기념비가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류인석 기념비는 러시아 현지에 건립된 류인석 선생의 첫 조형물이다.
 
▲ 러시아 우수리스크 고려인민족문화센터 야외에 건립된 류인석(1842~1945) 선생 기념비. 신예림 기자

류인석(1842~1945) 선생은 춘천 출신의 유학자로, 1908년 러시아로 건너가 연해주에서 최후의 항일운동을 펼쳤다. 그는 1909년 관일약과 의무유통을 제정해 투쟁력을 강화하고, 1910년 6월 21일 편성된 13도의군 도총재로 추대된 후 1914년까지 연해주에 머무르며 국권 회복에 진력한 인물이다.

이에 의암류인석선생기념사업회(이사장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는 2019년 고려인민족문화센터 야외 공간에 류인석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기념비를 건립했다. 러시아 우수리스크/ 신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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