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커피 마시는 습관, 타고날까? 한국인 쌍둥이 연구했더니…

정심교 기자 2026. 8. 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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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잠을 깨우는 모닝커피부터 식사 뒤 즐기는 커피 한 잔까지 커피는 한국인의 일상에서 빼놓기 어려운 음료가 됐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정은 교수와 조민수 연구원,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윤지영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쌍둥이를 대상으로 커피ㆍ차ㆍ카페인 섭취에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의 핵심은 한국인 쌍둥이 집단에서 관찰되는 커피ㆍ차ㆍ카페인 섭취 행동의 개인차에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각각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를 분석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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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서울대·중앙대, 한국인 쌍둥이 1106명 분석
커피 음용 여부 29%는 유전, 71%는 환경요인

아침에 잠을 깨우는 모닝커피부터 식사 뒤 즐기는 커피 한 잔까지 커피는 한국인의 일상에서 빼놓기 어려운 음료가 됐다. 커피에 든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졸림을 줄이고 각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커피 마시는 습관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적 요인과 연관될까.

한국인 쌍둥이 11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커피를 마시는 행동의 개인차에는 유전적 요인이 일부 영향을 미치지만, 개인별 환경요인 등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이정은 교수와 조민수 연구원,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윤지영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쌍둥이를 대상으로 커피ㆍ차ㆍ카페인 섭취에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각각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이정은 교수는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에서 일반인이 아닌 쌍둥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구분해 추정하기 위해서였다. 일란성 쌍둥이는 사실상 유전정보를 100% 공유하지만, 이란성 쌍둥이는 일반 형제자매처럼 평균적으로 약 50%를 공유한다. 따라서 일란성 쌍둥이의 커피 음용 행동이 이란성 쌍둥이보다 더 비슷하게 나타난다면 그 차이를 토대로 유전적 요인의 기여도를 통계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한국인 유전체 역학 조사사업의 '건강한 쌍둥이 연구'에 참여한 30세 이상 쌍둥이 1106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일란성 쌍둥이 456쌍과 이란성 쌍둥이 97쌍 등 모두 553쌍이며,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약 38.6세였다.

분석 대상자의 약 88%는 현재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약 78%는 차를 마셨다. 하루 평균 카페인 섭취량은 약 64.9㎎이었다.

'쌍둥이 연구'는 특정 행동이나 특성의 개인차에 유전과 환경이 각각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분석하는 행동유전학의 대표적인 연구 방법이다. 다만 쌍둥이 연구에서 산출되는 유전력은 특정 개인에게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수치가 아니라 특정 연구집단에서 관찰되는 개인차에 유전적 차이가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나타낸다.

연구진이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 사이에서 커피를 마시는 행동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비교해 유전적·환경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 커피 음용 여부에서 나타나는 개인차 가운데 유전적 요인이 설명하는 비율인 유전력은 29%였다. 나머지 71%는 개인별 환경요인과 측정오차 등을 포함하는 고유환경 요인으로 설명됐다.

이는 '개인 한 사람의 커피 음용 행동 가운데 29%가 유전자로 결정된다'거나 '부모의 커피 습관이 자녀에게 29% 확률로 유전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연구집단에서 관찰된 사람 간 커피 음용 행동의 차이 가운데 약 29%를 유전적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차를 마시는 행동에서는 유전적 요인의 기여도가 더 낮았다. 차 음용 여부의 유전력은 11%였고 고유환경 요인은 89%를 차지했다.

전체 카페인 섭취 분석에는 관련 식품섭취 자료가 완전한 쌍둥이 319쌍, 638명의 자료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하루 카페인 섭취량 중앙값인 55.55㎎을 기준으로 고·저 섭취 집단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랬더니 유전력은 27%, 고유환경 요인의 영향은 73%였다. 카페인 섭취량을 연속변수로 분석했을 때 유전력 추정치는 17%였다.

연구 결과는 커피와 카페인 섭취 행동에 유전적 배경이 일정 부분 관여하지만, 유전만으로 커피 음용 행동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커피 음용에서는 유전적 요인보다 개인별 환경요인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컸다.

카페인에 대한 생리적 반응과 대사 속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카페인은 뇌에서 아데노신 수용체의 작용을 방해해 졸림을 줄이고 각성도를 높이며, 카페인 대사와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적 차이도 개인별 카페인 반응과 관련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카페인 섭취 관련 쌍둥이 연구가 주로 서구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파악한 범위에서 이번 연구가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커피 음용과 전체 카페인 섭취의 유전력을 조사한 첫 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유전 29% 대 생활습관 71%'로 단순하게 해석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연구에서 고유환경 요인으로 분류된 부분에는 개인별 생활환경뿐 아니라 측정오차도 포함될 수 있어서다.

또 이번 연구는 커피를 마시면 특정 질병을 예방하거나 건강이 좋아지는지를 검증한 연구가 아니다. 연구의 핵심은 한국인 쌍둥이 집단에서 관찰되는 커피ㆍ차ㆍ카페인 섭취 행동의 개인차에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각각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를 분석했다는 데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한국인 쌍둥이의 카페인 섭취에 미치는 유전적ㆍ환경적 영향)는 국제학술지 '행동유전학'(Behavior Genetics) 온라인판에 최근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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