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데드 크로스’ 맞은 이 대통령…2030 마음 되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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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크로스'와 '데드 크로스'는 주식, 선거,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쓰는 말입니다.
데드 크로스가 무서운 이유는 일단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기 시작하면 흐름을 뒤집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퇴임 때까지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더 높았습니다.
2년 차 3분기인 2018년 12월 경제 비관론이 심화하며 데드 크로스를 맞은 뒤 긍정과 부정이 엎치락뒤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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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이탈로 1년여 만에 ‘데드 크로스’
부동산-주가-보완수사권 ‘트리플 악재’
8·17 뒤 ‘국민 통합’-‘정치 복원’ 절실

‘골든 크로스’와 ‘데드 크로스’는 주식, 선거,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쓰는 말입니다. 정치에서는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높아지는 순간을 골든 크로스라고 합니다. 데드 크로스는 반대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아지는 순간입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대통령 직무 평가에는 ’상고하저’와 비슷한 법칙이 있습니다. 취임 초기에는 긍정 평가가 높습니다. “앞으로 잘해달라”는 기대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임기 말로 갈수록 긍정 평가는 떨어지고 부정 평가는 올라갑니다. 구조적으로 모든 대통령은 임기 중에 데드 크로스라는 공포의 순간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데드 크로스가 무서운 이유는 일단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기 시작하면 흐름을 뒤집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다 그랬습니다.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 평가를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2년 차 2분기에, 김영삼 대통령은 3년 차 2분기에, 김대중 대통령은 3년 차 4분기에, 노무현 대통령은 1년 차 2분기에 데드 크로스를 맞았습니다. 그 이후 퇴임 때까지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더 높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좀 달랐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취임 초기인데도 긍정 평가가 2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부정 평가는 무려 70%에 육박했습니다. 그 뒤 서서히 회복해서 2년 차 4분기에 골든 크로스를 기록했다가 4년 차 1분기에 다시 데드 크로스를 맞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년 차 2분기인 2014년 6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논란으로 데드 크로스를 맞았고 그 뒤 등락을 거듭했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이합니다. 2년 차 3분기인 2018년 12월 경제 비관론이 심화하며 데드 크로스를 맞은 뒤 긍정과 부정이 엎치락뒤치락했습니다. 그러나 4년 차 1분기인 2020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며 긍정이 70%대로 치솟는 골든 크로스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 집값이 오르며 곧바로 데드 크로스를 맞았고 퇴임 때까지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최악은 윤석열 대통령이었습니다. 취임 두 달도 안 돼서 인사 파동으로 데드 크로스를 기록한 뒤 탄핵당할 때까지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워낙 독특한 스타일이라서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취임 1년 3개월도 안 돼서 데드 크로스를 만났습니다.
8월 14일 발표한 8월 둘째 주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44%, 부정 46%였습니다. 10%는 의견을 유보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한국갤럽은 여름 휴가철인 7월 다섯째 주와 8월 첫째 주에 여론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3주 전인 7월 넷째 주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51%, 부정 38%였습니다. 긍정 평가는 7%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8%포인트 올라간 것입니다.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살펴보면 3주 전보다 대체로 나빠졌습니다. 그래도 광주·전라, 여성, 40~50대는 긍정 평가가 여전히 높습니다.
3주 만에 여론이 급속히 악화한 이유가 뭘까요? 악재가 많았습니다. 몇 가지만 추려볼까요?
7월 28일 조정식 국회의장 ‘연임 개헌’ 발언 논란
7월 31일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형사소송법 국회 통과
7월 31일 코스피 5000선 급락·반등
7월 31일 폭염 중대경보 지역 확대
8월 3일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 증세’ 세제개편안 발표
8월 10일 황희 의원 ‘폐버스 청년 주택’ 논란
민심 이반이 가장 두드러진 집단은 어디일까요? 지역은 서울, 연령은 2030 유권자들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은 긍정 42%, 부정 47%였습니다. 20대는 긍정 30%, 부정 48%, 30대는 긍정 37%, 부정 49%였습니다. 평균보다 나쁩니다. 그러나 1000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지역별, 연령별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표본 수가 너무 적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갤럽은 매월 말에 한 달간 데이터를 통합해서 발표합니다. 표본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지역별, 연령별 여론 추이를 비교적 정확히 읽을 수 있습니다.
6·3 선거 이전인 4월 통합 결과와 선거 이후인 7월 통합 결과를 비교해봤습니다. 대통령 직무 평가는 4월에 긍정 66%, 부정 24%였습니다. 7월에는 긍정 53%, 부정 36%였습니다. 그런데 서울은 4월 긍정 64%, 부정 26%에서 7월 긍정 47%, 부정 43%로 바뀌었습니다.
20대는 4월에 긍정 45%, 부정 36%였는데, 7월에는 긍정 37%, 부정 41%로 뒤집혔습니다. 30대는 4월에 긍정 59%, 부정 32%에서 7월에는 긍정 44%, 부정 42%로 좁아졌습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이달 말에 나올 8월 통합 결과에서 서울과 2030의 민심 이반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서울 민심이 나빠지는 것은 역시 부동산 때문입니다. 6월 3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진 것도 부동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내놓는 부동산 정책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서울보다 심각한 것은 2030입니다. 2030 민심이 악화하는 이유가 뭘까요? 부동산 정책 실패의 피해자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코스피 급락의 피해자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면서 범죄 피해를 우려한 이삼십대 여성들이 돌아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2030의 민심 이반은 전반적인 국정 실패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날이 갈수록 심화하는 자산·소득 양극화, 수도권 집중 및 지방 소멸,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 우리 사회의 고질이 심각해지면서 가장 약한 2030 세대가 먼저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건강이 나빠져서 체중이 불면 무릎 연골에 탈이 나고, 피로가 극심해지면 잇몸이 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부동산과 2030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8월3일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했습니다. 8월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청년들은 지금 거의 취약계층이 되어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8월8일에는 부동산 2차 점검회의를 열고 전폭적인 공급 확대와 이에 대한 신속 실행 방안을 지시했습니다.
8월14일에는 청와대에서 청년정책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많은 기회를 누렸고 그에 따른 많은 결과를 취했는데, 새로운 세대에게는 많이 기회가 줄어든 것 같다”고 했습니다.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이례적으로 청년 얘기를 했습니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두터운 기회의 사다리를 놓겠습니다. 독립에 대한 열망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향한 열정이, 그 시대 청년들을 새로운 나라의 주역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오늘의 청년들이 내일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겠습니다. 어렵고 지난한 과업임을 잘 압니다. 그러나 위대한 대한국민이 이겨낸 수많은 위기를 떠올린다면, 우리가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어떻게 하면 2030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요? 청와대에 청년 비서관을 두고 민주당에 청년 최고위원을 두고, 국회에 청년들을 진출시켜 청년 정책을 많이 만들어내면 청년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할까요? 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2030은 자신들의 먹고사는 문제에만 관심이 있는 이기적인 세대가 아닙니다. 2030은 시혜의 대상이 아닙니다. 공동체의 당당한 구성원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윗세대보다 ‘공정’이라는 가치에 무척 민감합니다. 2030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연임 개헌에 유난히 부정적인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30의 마음을 다시 얻으려면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국정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국민통합을 해야 합니다.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해야 합니다. 정치를 복원해야 합니다.
당장 8월 17일 민주당 새 대표 선출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을 쇄신해야 합니다. 정책 실패의 책임자들을 사퇴시켜야 합니다. 새로운 인물들을 발탁해야 합니다. 그래야 떠나간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야 위기를 극복하고 골든 크로스를 맞을 수 있습니다. 가능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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