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미국 1호점 가보니…화장품보다 'K뷰티 루틴'

로스앤젤레스=고현솔 기자 2026. 8. 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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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장은 현지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 고민과 취향에 맞는 제품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배우며 진짜 K뷰티를 발견하는 공간입니다. 현지 직원들은 상품 판매를 넘어 제품의 성분과 효능, 올바른 스킨케어 루틴을 미국 고객에게 소개하는 K뷰티 앰배서더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강명지 CJ올리브영 미국법인 MD팀장은 "매장 전면을 스킨케어와 체험 요소로 묶어 고객에게 '나만의 스킨케어 루틴을 설계해 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이라며 "고객이 자연스럽게 카테고리를 넘나들면서 자신에게 맞는 상품과 필요한 상품을 인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소비자에게 아직 생소한 토너 패드와 최근 미국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뷰티 디바이스는 별도의 체험 매대를 마련해 제품의 형태와 사용법을 직접 익힐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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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부터 사용 순서까지 직접 안내
K뷰티 브랜드 미국 진출 발판 마련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은 지난 5월 약 800㎡(240평) 규모로 개장했으며 400여개 브랜드의 5000여개 상품을 갖추고 있다. /사진=고현솔 기자
"미국 매장은 현지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 고민과 취향에 맞는 제품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배우며 진짜 K뷰티를 발견하는 공간입니다. 현지 직원들은 상품 판매를 넘어 제품의 성분과 효능, 올바른 스킨케어 루틴을 미국 고객에게 소개하는 K뷰티 앰배서더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권가은 CJ올리브영 미국법인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자리한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을 소개하며 한 말이다. 지난 5월 문을 연 약 800㎡(240평) 규모의 패서디나점은 400여개 브랜드의 5000여개 상품을 갖추고 있다. 개점 두 달여가 지난 현재 하루 평균 1500명 이상이 매장을 찾고 있으며 비한국인 고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올리브영이 미국으로 들고 간 것은 K뷰티 제품을 넘어 화장품을 고르고 사용하는 '루틴'이었다. 성분과 효능을 알려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찾게 하고, 사용 순서와 방법까지 안내해 여러 제품을 단계별로 사용하도록 제안하는 방식이다.

강명지 CJ올리브영 미국법인 MD팀장은 "매장 전면을 스킨케어와 체험 요소로 묶어 고객에게 '나만의 스킨케어 루틴을 설계해 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간"이라며 "고객이 자연스럽게 카테고리를 넘나들면서 자신에게 맞는 상품과 필요한 상품을 인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 패서디나점 곳곳에 제품의 사용 순서와 원료별 특징이 안내되고 있다. /사진=고현솔 기자
패서디나점에 들어서자 올리브영의 이러한 전략이 공간 구성에서부터 드러났다. 가장 먼저 넓게 펼쳐진 스킨케어 매대가 눈에 들어왔다. 통상적인 미국 뷰티 리테일러들이 입구에 색조 제품이나 럭셔리 브랜드를 배치하는 것과 달리 패서디나점은 기초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스킨케어 구역은 전체 매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진열 방식은 화장품의 사용 순서와 피부 고민을 이해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세면대가 설치된 매대에는 세안 과정을 'STEP 1'과 'STEP 2'로 나눠 단계별로 사용하는 제품을 배치했다. 서로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 순서에 따라 한데 묶어 보여주는 방식이다. 수분과 광채, 탄력 등 피부 고민에 따라 제품을 고를 수 있는 매대가 별도로 마련했다.

제품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곳곳에 배치했다. 한쪽 매대에는 제품과 함께 쌀과 콩 등 원료의 특징과 효능을 설명하는 안내판을 세웠다. 현지 소비자에게 아직 생소한 토너 패드와 최근 미국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뷰티 디바이스는 별도의 체험 매대를 마련해 제품의 형태와 사용법을 직접 익힐 수 있도록 했다. 피부 상태를 분석해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찾도록 돕는 무료 '스킨스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제품의 특징과 사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고현솔 기자
강 팀장은 "현지 소비자들은 K뷰티라는 테마와 일부 유명 브랜드는 잘 알고 있지만 그 외 수백개의 K뷰티 브랜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브랜드와 상품뿐 아니라 성분과 효능을 설명하는 큐레이션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다인종 소비자가 많은 미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점이 눈에 띄었다. 메이크업 매대에서는 파운데이션과 쿠션 등 베이스 제품을 어두운 피부톤까지 다양한 색상으로 구성했고, 매장 곳곳의 브랜드 비주얼에 여러 인종의 모델이 등장했다. 현지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색과 특성에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브랜드들과 협업한 결과다.

제품의 사용법까지 알려주는 방식은 현지 소비자에게 K뷰티의 장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브룩 로든(25)은 "K뷰티는 제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 어떤 제품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제공해주는 점이 좋다"고 평가했다. 2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올리브영을 이용했다는 그는 이날 패서디나점 개점 시간에 맞춰 매장을 찾았다.

올리브영 패서디나점 입구에 마련된 라운드랩 팝업 공간. 잠여 브랜드는 2개월마다 교체된다. /사진=고현솔 기자
전반적인 루틴을 소개하며 개별 브랜드를 더 깊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판매 방식은 K뷰티 브랜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소비자가 알고 있는 브랜드를 찾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피부에 필요한 제품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 입구를 팝업 존으로 꾸민 것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재 라운드랩과 아누아가 입점해 있으며 참여 브랜드는 2개월마다 바뀐다. 제품 체험과 이벤트 등을 통해 개별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알리는 공간이다.

강 팀장은 "K뷰티를 들고 미국에 진출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K뷰티 브랜드를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 가장 잘 보여주고 더 많이 노출해 고객들이 브랜드를 알아가게 할 수 있을지였다"며 "하나의 브랜드만을 독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자체 매장과 함께 세포라와의 협업을 통해서 K뷰티 브랜드 육성에 나선다. 오는 20일부터 미국 세포라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올리브영 K뷰티 에딧'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체 매장이 스킨케어 루틴과 성분·효능에 대한 교육, 체험 등을 통해 브랜드를 깊이 경험하도록 하는 공간이라면 세포라와의 협업 매대에서는 유망 브랜드를 현지 소비자에게 알리는 데 무게를 둔다는 설명이다.

권 법인장은 "개별 진출의 한계로 해외 오프라인 시장에 들어가기 어려웠던 한국의 우수한 뷰티 브랜드들이 동반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열어준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며 "올리브영의 미국 진출은 K뷰티 산업이 미국 주류 시장으로 나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7년간 국내에서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해 소개하는 쇼케이스 역할을 해왔다"며 "미국을 시작으로 우리 브랜드들의 글로벌 게이트웨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고현솔 기자 sol@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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