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서구 꽁초수거함, 설치했지만 관리는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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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8시경 찾은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
거리 한켠에는 '깨끗한 거리 만들기'라는 야심찬 문구를 내건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얼핏 보면 수거함이 가득찬 듯 했으나, 내부를 확인하자 정작 수거함 안을 채운 꽁초는 전체 용량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거함 반경 3m 기준으로 직접 주워본 결과, 총 234개의 꽁초가 무더기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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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복지센터 “점검·청소 구체적 기준 따로 없어”

[충청투데이 오민지 기자] 지난 13일 오후 8시경 찾은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 시청과 법원, 대형 상가가 밀집해 평일 야간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직장인들의 '흡연 성지'로 불린다.


그러나 그 취지는 무색해졌다. 설계 의도와는 달리, 좁은 투입구에는 제대로 밀어 넣지 못한 꽁초들이 수북이 쌓여 입구를 가로막고 있었다.
얼핏 보면 수거함이 가득찬 듯 했으나, 내부를 확인하자 정작 수거함 안을 채운 꽁초는 전체 용량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변 보도 바닥의 상황은 '꽁초 지뢰밭'을 방불케 했다. 수거함 반경 3m 기준으로 직접 주워본 결과, 총 234개의 꽁초가 무더기로 모였다. 미리 준비해 간 커피 페트컵 하나가 금세 꽉 찰 정도였다. 사각지대에 박힌 꽁초까지 감안하면 실제 무단 투기 된 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장을 지나던 한 행인은 깔끔해진 바닥을 보며 "여기 왜 이렇게 깨끗해. 꽁초는 왜 저렇게 모아뒀대"라며 의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불과 10여분간의 짧은 청소였음에도, 조금만 걷어내면 행인이 변화를 즉각 체감할 만큼 꽁초 무단투기가 이 거리에선 당연한 일상 풍경으로 고착화된 셈이다.
수거함 앞에서 흡연을 하던 직장인 황모(28) 씨는 "담배 불씨를 제대로 끄지도 않은 채 수거함에 던지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실제 여기서 불이 난 것을 3~4번정도 목격한 적 있다"며 "일반 재떨이는 물이 있기 때문에 버리면 자동으로 불이 꺼지는 반면, 여기는 그것조차 없어 확실하게 불을 끄지 않고 넣으면 훨씬 위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둔산1동에는 5개의 수거함이 설치돼 있지만, 인근 상인들의 자율적인 청소와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들의 활동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구조다. 지자체가 민간과 현장에 떠넘긴 탓에, 특히 폭염 기간에는 최소한의 사후 관리조차 사라진 채 방치 상태에 놓여 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평소 노인 일자리 인력을 활용해 관리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폭염으로 활동을 쉬고 있어 관리가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상인들의 요청으로 설치하면서 주변 관리 협조를 전제로 했지만, 상인들의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시청에 요청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도 "수거함을 며칠에 한 번씩 점검하거나 청소해야 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관리 기준은 현재 따로 없다"고 전했다.
오민지 기자 omj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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