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도끼 박철, 정치 깡패 이정재, 반역자 박춘금...역사 속 악인들

조선일보 2026. 8. 1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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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멤버십 인기 시리즈 ‘유석재의 악인전’
추악한 만행, 그러나 사필귀정의 인간 역사
도끼 만행 사건 후 한국 시민들이 북한의 행위를 규탄하는 궐기 대회를 열었다. /조선일보 DB·위키피디아·문화체육관광부

역사는 도도하게 흐르면서도 켜켜이 쌓여 갑니다. 장대한 시간 속에서 추악한 만행으로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기록 속으로 침잠한 부류는 늘 존재합니다. 악인(惡人)입니다. 때로는 애써 집단적인 기억에서 지워지기도 했고, 때론 다른 요소들로 인해 그 인물이 ‘악인’이었다는 사실이 휘발됐습니다.

익히 알고 있는 스토리더라도 관점을 달리하면 새롭게 보입니다. 황금 같은 광복절 연휴에 조선멤버십 인기 시리즈 ‘유석재의 악인전’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다시 읽어보세요. △판문점 도끼 만행 박철 △자유당 시절 정치깡패 이정재 △항일 인사 30만 살해 계획 박춘금 등 역사 속 어둡고 음습한 지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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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두지 않으면 다 죽여버리갔어!“... 판문점 도끼 한 자루가 부른 전쟁 위기

그래픽=김현국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 발생한 지 50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13일에는 도끼 만행 사건 당시 북한군에게 희생된 고(故) 아서 보니파스 미 육군 소령의 유가족 등이 추모식을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단 한 사람 때문에 한반도가 전쟁에 가장 가까이 갔던 순간이 찾아왔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도끼 만행 사건 현장을 지휘한 인물은 군화에 쇠징을 박고 다니며 ‘불도그’라 불리던 북한 중위 박철이었습니다.

1976년 8월 18일 오전 10시30분, 유엔군 경비대는 아서 보니파스 대위 등 군인 11명을 보내 판문점 서남쪽 유엔군 제3초소의 시야를 방해하는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수행토록 합니다. 북한군 10명이 나타나 항의했지만 처음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화기애애했습니다. 10시47분경, 북한군 장교 2명과 병력 15명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상황은 급변합니다.

“작업 중단! 중단하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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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보다 ‘머리’를 썼다… 권력형 조폭의 원조 이정재

1961년 5월 21일 이정재가 다른 폭력배들과 함께 서울 종로1가에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다. /조선일보DB

왕년의 조직폭력배가 누군가에겐 추앙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20세기 TV에서 방영된 드라마 ‘무풍지대’로 이정재(李丁載·1917~1961)가 과거의 협객 정도로 인식될 수도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의 실체는 정치 테러 사주 등으로 역사에 명백한 악영향을 끼친 범죄자였습니다.

‘정치 깡패’ 이정재는 단성사 저격 사건, 장충단 집회 방해 사건, 충정로 도끼 사건에 관여했습니다. 혁명재판에서 그는 범죄단체 수괴로 인정돼 사형 판결을 받습니다. 드라마 안에도 분명히 이런 스토리가 나오지만, 역사를 내러티브 없이 이미지로만 인식하면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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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인사 30만 살해 계획?… ‘폭력형 민족반역자’ 박춘금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기 직전, 일제 치하의 ‘마지막 의거’로 불릴 만한 사건이 국내에서 일어납니다. 7월 24일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의사당)에서 일어난 ‘부민관 폭탄 의거 사건’입니다. 거물 친일파이자 정치 깡패였던 박춘금(朴春琴·1891~1973)이 현장에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렸던 겁니다.

폭력, 반역, 탄압, 착취, 배신… 그의 행적을 보면 실로 악(惡) 위에 악이 중첩된 듯 합니다. 그야말로 ‘인생의 목적 자체가 악인이 아니었을까’ 생각될 지경입니다. 동족을 배신하고 짓밟음으로써 그 대가로 부귀와 영달을 누렸다는 점에서 지독하고 악랄한 악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덤은 파묘되고, 송덕비는 철거됐습니다. 사필귀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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