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도, 청년도 등 돌렸다” 늘어난 안티, 사면초가 李대통령

박성의 기자 2026. 8. 1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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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 계곡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31일 엑스(X)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기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썼다.

대통령의 과한 자신감이었을까, 부동산 정상화의 과도기일까.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시사저널에 "대통령 재판을 없애려 했던 것, 검찰 수사권을 모두 없애버린 것. 이를 일소하지 않는다면 좋은 부동산 정책을 만들어도 신뢰를 받을 수 없고, 지지율 하락은 1차 지지대가 뚫리는 데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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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 긍정 44%·부정 46% ‘첫 데드크로스’…NBS·리얼미터도 나란히 취임 후 최저
중도 지지 75%→43%, 20대 49%→30%…이탈표는 野보다 ‘무당층’으로
부동산 넘어 보완수사권 폐지까지 역풍…“지지율 하락 1차 지지대 뚫릴 수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 계곡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31일 엑스(X)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기 바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으냐.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 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과한 자신감이었을까, 부동산 정상화의 과도기일까. 서울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연일 하락하는 양상이다. 특히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까지 겹치며 '뉴이재명'의 주축으로 평가받던 중도층과 2030세대의 표심이 차게 식자,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지지층 감소'보다 가파른 '부정층 증가'

수은주가 40도를 가리키는 폭염 속 민심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한때 70%에 육박했던 이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40%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취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44%, 부정 평가는 46%였다. 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수치상 앞선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두 수치의 차이는 오차범위 안이지만, 3주 전과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7%포인트 떨어지고 부정 평가는 8%포인트 올랐다.

몇 달 전과 비교하면 변화의 폭은 더욱 크다. 지난 3월 둘째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고인 66%, 부정 평가는 24%였다. 불과 5개월 사이 긍정 평가는 22%포인트 빠지고 부정 평가는 똑같이 22%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당시에는 중도층의 75%가 이 대통령을 긍정 평가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방향은 같다. 13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내린 49%, 부정 평가는 6%포인트 오른 43%였다. NBS에서 긍정 평가가 5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NBS에서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69%, 중도층 긍정 평가는 73%에 달했다. 불과 넉 달 만에 전체 지지율이 20%포인트 내려온 것이다.

ARS 방식인 리얼미터에서는 이미 4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지난 3~7일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43.3%, 부정 평가는 53.0%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4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다시 썼다. 조사 방식에 따라 절대적인 수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한국갤럽과 NBS, 리얼미터가 같은 시기 나란히 취임 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은 가볍게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더 뼈아픈 것은 민심 악화가 이 대통령의 핵심 확장 지지층 이탈과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과 집권 초기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만들어냈던 중도층과 젊은층, 이른바 '뉴이재명' 연합이 빠르게 느슨해지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에서 지난 3월 이 대통령의 중도층 긍정 평가는 75%에 달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43%까지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45%로 긍정 평가를 수치상 앞섰다. NBS에서도 중도층은 긍정 47%, 부정 46%로 사실상 반반으로 갈렸다. 지난 4월 NBS에서 중도층 긍정 평가가 73%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청년층의 이탈도 뚜렷하다. 한국갤럽의 3월 조사에서 가장 낮은 연령층이었던 20대조차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49%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긍정 평가가 30%까지 떨어졌다. 20대 부정 평가는 48%였다. 30대에서도 긍정 37%, 부정 49%로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40대와 50대에서는 여전히 긍정 평가가 각각 58%, 56%로 높았지만 세대별 지지 기반의 양극화는 그만큼 뚜렷해졌다.

그렇다고 이들이 곧바로 국민의힘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 국민의힘 25%로 여전히 격차가 컸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37%, 국민의힘 17%였는데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38%로 민주당보다도 많았다. 전체 무당층도 28%였다.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만 놓고 보면 무당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25%에 불과한 반면 부정 평가는 55%에 달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일부가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기보다 '이재명도 싫지만 국민의힘도 대안은 아니다'라는 회색지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의 민심 이탈을 단순한 '보수 결집'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8월13일 서울 은평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빌라 매물표. ⓒ연합뉴스

민심 이반 시작점은 '부동산'…與 내부서도 제동

현재 지지율 하락의 가장 직접적인 뇌관으로 부동산이 지목된다. 최근 서울 집값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1%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 0.26%보다 줄었고 강남·서초구는 하락 전환했지만 서울 전체로는 여전히 오름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 가운데 '부동산 정책'이 3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경제·민생이 13%로 뒤를 이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도 45%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 24%의 두 배에 가까웠다.

NBS에서도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56%로 '잘하고 있다'는 34%를 크게 앞섰다. 부동산 세제개편안 자체는 찬성 46%, 반대 41%로 팽팽했지만, 정책 전반에 대한 체감 평가는 이미 부정 쪽으로 기운 모습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민석 후보는 14일 정부의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전면 폐지 방안에 대해 "사실상 증세"라고 규정하며 보완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정책의 큰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중산층 1주택자와 전월세 시장에 미칠 연쇄적인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급히 공급 카드까지 꺼냈다. 정부는 13일 신규택지 10만호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호+α를 추가 공급하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2026~2030년 수도권 135만호 착공 계획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공공택지 조기 착공과 민간 공급 회복, 청년·신혼부부 금융지원 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공급 대책의 효과가 집값과 전월세 시장에서 체감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지율은 당장 움직이지만 아파트 한 채이 실제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수년이 필요하다. '부동산 정상화는 더 쉽다'던 대통령의 자신감이 역으로 국정운영의 기대치를 높인 만큼 성과가 늦어질수록 정치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7월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의견을 묻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만 이유 아니다? 보완수사권 폐지에도 싸늘한 중도

더 큰 문제는 이번 하락세가 부동산 하나의 문제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경제 악재가 이 대통령에게 새로 베팅한 '단기 투자자'를 밀어냈다면, 검찰 개혁 논란은 민주당을 오래 지지해온 '장기 투자자'마저 흔들고 있다. 한국갤럽에서 부정 평가 이유로 '검찰 권한 축소'와 '독재·독단'이 각각 5%를 차지했다. 특히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서는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50%로 '잘된 일' 27%를 크게 앞섰다. NBS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이 56%였다.

특히 여권에선 2030 여성층의 이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이면서도 성범죄·스토킹 등 여성 대상 범죄와 피해자 보호 문제에 민감한 층이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장윤기 사건 등이 경찰의 부실수사 우려를 키웠다. 민주당 지지의 한 축을 형성하는 2030 여성에서 비판이 엄청나다"며 "(유사한)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이재명 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도 상황을 가볍게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지지율에 대해 "당연히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며 "국정운영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시사저널에 "대통령 재판을 없애려 했던 것, 검찰 수사권을 모두 없애버린 것. 이를 일소하지 않는다면 좋은 부동산 정책을 만들어도 신뢰를 받을 수 없고, 지지율 하락은 1차 지지대가 뚫리는 데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

한국갤럽: 한국갤럽 자체 조사. 2026년 8월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9.7%.

전국지표조사(NBS):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조사. 2026년 8월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20.4%.

리얼미터: 에너지경제신문 의뢰. 2026년 8월3~7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14명 대상.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 4.0%.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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