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기 힘든 농촌 어르신 곁으로…문경 왕진버스 달린다

황진호 기자 2026. 8. 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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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면 농업인 300여 명 대상 올해 첫 운영
양·한방·치과·검안 한자리…6개 농·축협 순회
▲ 김학홍 문경시장이 14일 산양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26년 농촌 왕진버스 현장을 찾아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농업인들의 건강과 애로사항을 살피고 있다. 문경시 제공

의료기관까지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부담인 농촌 고령 농업인들을 위해 의료진이 마을 가까이로 찾아왔다.

진료실과 치과, 검안 서비스를 한 공간에 모은 '농촌 왕진버스'가 올해 문경지역 6개 농·축협을 돌며 의료 접근성이 낮은 농촌지역의 건강 돌봄에 나선다.

문경시는 지난 14일 산양초등학교 체육관에서 동문경농협과 함께 산양면 농업인 300여 명을 대상으로 올해 첫 농촌 왕진버스를 운영했다.

이날 체육관에는 양방과 한방 진료를 비롯해 치과 진료·구강검진, 시력검사, 돋보기 지원 등이 한자리에서 이뤄졌다.

여러 의료기관을 각각 찾아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한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이동이 쉽지 않은 고령 농업인들의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농번기와 이동거리, 교통편 등의 문제로 몸이 불편해도 제때 의료기관을 찾지 못하는 고령층이 적지 않은 만큼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문경의 농촌 왕진버스도 이 같은 의료 접근성 격차를 줄이기 위해 2024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경북도, 문경시, 농협이 함께 추진하는 농업인 복지사업이다.

현장에서는 의료진뿐 아니라 지역 봉사자들도 힘을 보탰다.

동문경농협 나눔이봉사단은 진료 장소를 찾기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을 안내하고 대기 중인 농업인들에게 음료를 제공하는 등 행사장 곳곳에서 이용을 도왔다.

고령층이 많은 농촌지역에서는 의료서비스를 마련하는 것 못지않게 접수와 이동, 진료 순서 안내 등 현장에서 실제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도 중요하다. 이번 왕진버스가 의료진 방문에 그치지 않고 지역 봉사조직과 연계해 운영되는 이유다.

현장을 찾은 김학홍 문경시장은 의료진과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농업인들의 건강 상태와 의료 이용 과정에서 겪는 불편 등을 살폈다.

김 시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농업인의 건강을 위해 헌신해 주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농업인들이 건강하게 영농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농업인 의료·복지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산양면을 시작으로 올해 지역 내 6개 농·축협을 대상으로 농촌 왕진버스를 순차 운영할 계획이다.

핵심은 농업인이 의료서비스를 찾아가는 방식에서 의료서비스가 농업인의 생활권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접근을 바꾸는 데 있다.

특히 고령 농업인은 만성질환 관리뿐 아니라 치아와 시력 등 일상생활과 영농활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건강문제를 함께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왕진버스에 치과 진료와 구강검진, 검안과 돋보기 지원이 포함된 것도 농촌 주민의 실제 생활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문경시는 농촌 왕진버스를 비롯한 찾아가는 의료·복지사업을 통해 농촌지역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 고령 농업인들이 거주지 가까이에서 필요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