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게 없다”… 경기 갯벌서 바지락이 사라진다

김형욱 2026. 8. 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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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갯벌, 죽는 바지락… 기후위기가 삼킨 경기 어장

경기 갯벌 바지락, 7년 새 90% 사라져
1천202t→113t… 바지락 ‘멸종 위기’
폭염·수온 상승에 어민 생존 위협
전문가 “따뜻한 지역 종으로 대체해야”

경기도 갯벌에 서식하는 ‘바지락’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수온 상승 등 이상기후와 서식지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결국 전체 패류 생산 감소로 이어져 도내 어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바지락 생산이 줄어드는 이유와 이에 대한 지자체 및 도 차원의 대응책을 살펴보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지난 14일 안산시 대부도의 한 어시장에 패류가 놓여져 있다. 2026.8.14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지난 12일 찾은 화성시 궁평항의 어시장. 이곳은 인근 바다와 갯벌에서 생산된 어패류들이 모이는 곳이다.

상인들에게 도내 갯벌에서 생산하는 바지락이 많이 유통되는지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바지락 자체를 본지 오래됐다거나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생산이 거의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 답변뿐이었다. 실제 어시장에서도 바지락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어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이곳 토박이인데 10여년 전만 해도 바지락이 잡혔다. 한 사람이 70㎏까지도 잡았던 시절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위판장 경매에서도 바지락을 찾아볼 수 없고 물건 자체가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 갯벌에서 어민들의 주요 소득원이었던 바지락이 사라지고 있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에 따르면 도의 바지락 생산량은 2018년 1천202t에서 지난해에는 113t으로 90.6%나 감소했다. 이 추세대로 가다간 도내 갯벌에서 바지락을 못 볼 수도 있다.

그래픽/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


지난 2018년과 2019년만 해도 경기도 패류 품종별 생산량 비율에서 바지락은 절반이 넘는 각각 52.4%, 54.9%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7.6%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바지락 생산량뿐만 아니라 도내 전체 패류 생산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2015년 2천699t이던 도 패류 생산량은 지난해 1천492t으로 44.7%나 감소했다.

패류 판매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도내 어민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평택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이모(61)씨는 “(패류 판매가) 생업이고 1년 농사인데 바지락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을 우리가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성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김모(62)씨는 “최근 바지락 등 패류가 나오질 않아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잡을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바지락을 포함해 패류 생산이 줄어드는 이유는 서식지 변화 및 기후변화 등 복합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갯벌 매립 등으로 인한 갯벌 뻘질화로 서식지가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고 도의 여름철(7~9월) 평균 수온이 2018년 23.3도에서 지난해 25.2도로 1.9도 올라 이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의 설명이다.

지난 12일 화성시 궁평항의 어시장에 패류가 놓여져 있다. 2026.8.12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더욱이 올해 40도가 넘는 폭염이 도에 들이닥치면서 갯벌 온도인 ‘지온’도 덩달아 높아져 바지락과 같은 패류가 서식하기 힘든 환경이 조성된 점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폭염은 도내 갯벌에 서식하는 패류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지목된다. 이상 기후로 여름철 기온이 40도를 넘어버리면서 패류가 뜨거운 햇빛에 노출돼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패류 생산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이제 수온 상승뿐만 아니라 뜨거운 햇볕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

구본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수온뿐만 아니라 기온도 동시에 올라가 패류의 생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며 “바지락은 6시간 이상 물 밖에 노출되면 죽는다. 물이 빠진 상태에서 6시간 동안 대기와 땅이 달궈지면 당연히 바지락이 살기가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 인근 갯벌에서 어민들이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다. /경인일보DB


대기가 뜨거워지면 지온(갯벌 온도)은 훨씬 더 많이 오르게 되는데 올해 도내에 40도가 넘는 폭염이 몰아치면서 지온도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후가 점점 뜨거워지는 상황에서 도내 패류 생산량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패류 종을 바뀌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화성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김모(62)씨는 “더위로 갯벌에 얕게 사는 조개들이 죽는 것이 문제”라며 “결국은 패류 종을 바꿔야 한다. 화성의 어민 대부분이 종을 바꿔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도 “좀 더 따뜻한 지역에서 살 수 있는 종으로 대체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형욱 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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