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서울 도심서 진보·보수단체 대규모 집회…곳곳서 크고 작은 충돌도 [르포]

채민석 기자 2026. 8. 1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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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진보·보수 단체들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면서 교통혼잡이 발생했다.

이들 단체들은 광화문광장을 사이에 두고 각기 다른 위치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이순신 장군 동상 등 일부 동선이 겹치는 곳에서 각 집회 참가자들이 마주치는 경우가 생겨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성조기와 태극기 문양을 한 우산을 들고 구호를 외치던 한 고령층 보수 집회 참가자가 윤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집회 장소로 향하던 진보당 관계자들에게 "빨갱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동화면세점부터 서울시의회 앞까지 차도를 집회 참가자들이 차지해 도로가 반대 3개 차선만 열려 있어 교통 정체가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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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윤어게인’ 피켓 들고 집회
투표용지 부족사태 규탄 목소리들도
진보단체, 광화문서 전작권환수 주장
동선 겹치는 곳에서 참가자 간 고성
송파 올림픽공원에서도 집회 열려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 도로에서 보수 집회 참석자가 진보 단체 집회 장면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

광복절인 1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진보·보수 단체들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면서 교통혼잡이 발생했다. 각 진영 집회 참가자들이 속속 집회 장소로 집결하기 시작하면서 동선이 겹치는 일부 지점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생기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한 자유통일당은 서울 광화문 인근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일대에서 ‘8·15 국민혁명대회’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이 신고한 집회 인원은 5만 명이다. 붉은색 옷을 입고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보수 성향 집회 참가자들은 ‘비상계엄은 정당했다’, ‘윤어게인’, ‘윤석열 석방’ 등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연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당일선거 수개표’, ‘부정선거 조작선거’ 등 지난 6월 3일 발생한 전국 동시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취를 감췄던 대형 스피커와 전광판도 다시 등장했다.

이날 보수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10대 청소년부터 고령층까지 집회에 참석했으며, 가족 단위로 현장을 찾은 참가자들도 있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광화문을 찾은 20대 여성 직장인 김 모 씨는 “오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부터 대전에서 친구와 함께 올라왔다”며 “정치 성향이 뚜렷한 편은 아니었지만 지난 6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지 부족 사태를 보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생각에 집회 참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매주 주말 보수 성향 집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했다는 70대 박 모 씨는 “예전에는 집회에 고령층이 주로 참석했었는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로 젊은 층의 참석이 눈에 띄게 늘어서 보기 좋다”며 “광복절이라는 의미 있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오늘도 이 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통)은 경복궁역 인근 송현공원 앞 차도에서 ‘8.15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집회 신고 인원은 1만 명이다. 민주노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대미 투자 압박을 비판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광복절 축사에서 언급한 남북 대화·평화 공존 기조와 관련해 국가보안법 폐지와 전작권 환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진보 성향의 8·15추진위는 율곡로와 사직로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오후 2시 30분부터는 안국교차로에서 시작해 서울광장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하늘색 옷차림의 진보당 관계자들을 비롯한 진보 성향 집회 참석자들은 ‘자주와 평화’ 등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전작권 환수나 윤 전 대통령 엄벌 등을 촉구했다. 진보당 단체복을 입고 현장을 찾은 한 30대 참가자는 “보수 단체가 광복절을 기념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미국의 횡포를 규탄하고 윤 전 대통령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꾸준하게 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보수 단체 집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채민석 기자

이들 단체들은 광화문광장을 사이에 두고 각기 다른 위치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이순신 장군 동상 등 일부 동선이 겹치는 곳에서 각 집회 참가자들이 마주치는 경우가 생겨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성조기와 태극기 문양을 한 우산을 들고 구호를 외치던 한 고령층 보수 집회 참가자가 윤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집회 장소로 향하던 진보당 관계자들에게 “빨갱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도 포착됐다. 송현공원 앞에서는 민주노총 노조원들이 차로를 추가로 열어달라고 경찰에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교통 통제를 위해 설치해 둔 바리케이트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다 제지 당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4시 기준 광화문광장 일대는 집회 참가자들과 외국인 관광객, 일반 시민들이 혼재돼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광화문과 덕수궁 일대에는 5만8000여 명의 인파가 몰린 상황이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대 이상으로, 전체의 33.1%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서울시의회 인근에는 2만2000여 명이, 광화문 광장 근처에는 1만2000여 명이, 송현공원 일대에는 6500여 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찰은 교통 정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에 교통경찰 200여 명을 투입해 교통관리에 나섰다. 특히 동화면세점부터 서울시의회 앞까지 차도를 집회 참가자들이 차지해 도로가 반대 3개 차선만 열려 있어 교통 정체가 심각했다. 경찰은 3개 차선 중 2개 차선을 광화문에서 숭례문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정하고, 나머지 1개 차선을 광화문 방향으로 열어두면서 교통 통제에 나섰다. 오후 4시 집회가 종료된 직후부터는 행진이 시작돼 서울청교차로부터 구세군교차로까지 양방향 통행이 통제된다.

투표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투표함이 보관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일대에도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 역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짓밟힌 국민참정권’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과 시위를 번갈아가며 진행했다. 자유대한호국단 등 공식적으로 집회를 신고한 보수단체의 집회 신고 인원은 총 1500명이었지만, 그간 ‘주최 없는 시위’를 표방했던 만큼 자발적으로 현장을 찾은 시민들로 인해 실제 집결한 인원은 이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후 4시 기준 올림픽공원 일대에는 1만6000여 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통일당이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8·15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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