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2 제작비 10만원만”…놀란 사칭 DM에 쏟아진 ‘유명인 스캠’ 경험담

2026. 8. 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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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사칭한 인스타그램 계정이 영화 <오디세이> 속편 제작비 명목으로 카카오페이를 통해 10만원을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누리꾼이 15일 스레드에 공개한 화면. 스레드 갈무리

“안녕하세요, 크리스토퍼 놀란입니다. <오디세이 2: 오디세우스의 귀환> 제작비를 마련하려고 하는데, 카카오페이로 10만원만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

할리우드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을 사칭해 돈을 요구하는 황당한 메시지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오디세이>가 국내 극장가에서 흥행 중인 가운데 영화 속편 제작비가 부족하다며 한국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로 돈을 보내달라는 내용이다.

15일 한 누리꾼은 스레드에 문제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놀란 감독님이 <오디세이> 속편을 제작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고 계신다고 한다. 그런데 카카오페이로 받는다고 하니 참고하시라”고 적었다.

메시지를 보낸 인스타그램 계정은 이름을 ‘Christopher Nolan’으로 설정하고 인증 배지까지 붙여놨다. 놀란 감독의 사진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계정 아이디는 ‘chukje_eottae_’였다. 한글로 읽으면 ‘축제어때’다. 팔로워는 0명, 게시물은 단 1개였다.

사칭범은 “로버트 패틴슨도 지금 저랑 같이 있습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영화에서 오디세우스 역을 맡은 맷 데이먼이 아니라 로버트 패틴슨만 언급한 것을 두고 한 누리꾼은 “<오디세이 2>에는 로버트 패틴슨만 나오고 맷 데이먼은 안 나오나 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렇게 한국어를 잘했으면 <오디세이>의 헬레네를 한국 배우로 캐스팅했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에서 트로이 전쟁을 촉발한 절세미인 헬레네 역에 루피타 뇽오가 캐스팅된 것을 둘러싸고 국내외에서 논란이 벌어진 점을 비튼 댓글이다.

“놀란에게 전에 연락받았다는 일론 머스크를 소개해주면 어떻겠느냐”는 댓글도 호응을 얻었다. 유명인 사칭 메시지를 받아봤다는 누리꾼들의 경험담이 이어지면서다. 한 누리꾼은 “메시지를 보낸 놀란은 지금 캄보디아에 잡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취업을 미끼로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감금돼 온라인 사기에 동원되는 사례를 떠올린 반응이다.

배우 리암 니슨이 납치된 가족을 구하는 영화 <테이큰>을 연상시킨 댓글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리암 니슨을 보내면 제작비의 10분의 1만 있어도 될 듯하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RM을 사칭한 계정이 대화를 나누려면 먼저 돈을 보내라고 요구했다는 유사 사례도 공유됐다.

이 같은 수법을 흔히 ‘피싱’이라고 부르지만, 더 정확히 표현하면 ‘유명인 사칭 송금 사기’ 또는 영어권에서 말하는 ‘임퍼소네이션 스캠(impersonation scam)’이다. 가짜 사이트나 링크로 접속을 유도해 비밀번호·금융정보를 빼내는 전형적인 피싱과 달리, 유명인의 신분과 계정을 모방해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돈을 보내게 만드는 사회공학적 사기이기 때문이다. 친밀감이나 연애 감정을 장기간 쌓은 뒤 돈을 요구한다면 ‘로맨스 스캠’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이번처럼 곧바로 제작비를 요구한 경우에는 유명인 사칭 송금 사기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실제 놀란 감독이 <오디세이>의 속편 제작을 발표하거나 개인 계정을 통해 제작비를 모금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게다가 수억달러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할리우드 대작 감독이 한국인에게 카카오페이로 10만원을 요구할 가능성은 없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14일 하루 32만905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15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 수는 317만9793명으로,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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