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열풍’ 덮친 다낭… 떡볶이·태권도·유학까지 북적

다낭/안준현 특파원 2026. 8. 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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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한·베 페스티벌’ 가보니
K팝·드라마 넘어 음식·유학·전통무예에 관람객 눈길
베트남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베 페스티벌을 구경하고 있다. /주다낭총영사관
지난 7일 열린 한-베 페스티벌 개막식/주다낭총영사관

지난 7일 베트남 다낭 동해공원. 한국 떡볶이 프랜차이즈 부스 앞으로 수십 미터 줄이 늘어섰다. 매운맛에 눈이 동그래진 현지 청년들이 연신 “느억(물)”을 외치면서도 젓가락을 내려놓지 못했다. 어묵 국물을 호호 불어 마시는 가족, 치즈 핫도그를 베어 문 학생들 사이로 한국어 안내판을 나란히 들여다보는 모녀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다낭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다낭시가 공동 주최한 ‘제5회 한·베 페스티벌’이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다낭 미케비치 인근 동해공원에서 열렸다. 이 축제는 2022년 양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다낭시 주최로 처음 시작됐고, 올해는 총영사관과 다낭시가 손을 잡고 다섯 번째를 맞았다. 베트남 중부를 무대로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경제·인적 교류를 한자리에 모은 자리다.

행사장에는 한국의 문화·관광·교육·상품을 소개하는 80여 개 부스가 들어섰다. 한국관광공사 하노이지사, 호찌민 한국교육원, KOTRA 다낭무역관 등 공공기관과 용인·오산·평택·광양·구례·대구 등 지방자치단체, 국내 대학 16곳 정도가 참여했다.

한정일 주다낭 총영사(오른쪽)가 지난 7일 '제5회 한·베 페스티벌' 개막 현장에서 전통 모자를 쓰고 소고를 치며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주다낭총영사관

행사장 안에서는 한국 만화를 그려 넣은 전시 패널도 눈길을 끌었다. 그림 앞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는 젊은 관람객들 사이로,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듯 작품을 들여다봤다. 한국 전통등으로 꾸민 공간은 인기 포토 스폿으로 자리 잡았다. 은은한 불빛의 청사초롱과 한옥을 표현한 조형물 사이를 관람객들이 오가며 쉴 새 없이 사진을 찍었고, 처음 한국 전통등을 접한 이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며 감탄했다.

먹거리 부스만큼 발길이 몰린 곳은 유학 박람회였다. 한국 대학들이 차린 상담 부스에서는 입학 전형과 전공, 기숙사 생활, 장학금까지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투호 등 전통놀이 체험 코너에서 화살을 던지며 웃음을 터뜨리는 학생들도 보였다.

한-베 페스티벌 현장에서 판매 중인 한국 분식들. 떡볶이와 튀김, 어묵과 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안준현 특파원
한-베 페스티벌 현장에서 베트남 청년등이 한국 유학을 상담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안준현 특파원

다낭에 사는 고등학생 쩐티마이(18)씨는 “K팝과 드라마로 한국을 알게 됐는데, 오늘 직접 음식도 먹어보고 대학 상담도 받아보니 꼭 한 번 유학을 가고 싶어졌다”며 “떡볶이도 생각보다 훨씬 맛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축제는 동해공원 밖으로도 이어졌다. 다낭 미술박물관에서는 광양시가 선보인 미디어 아트 랩 전시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손짓에 따라 화면 속 영상이 일렁이는 디지털 미디어 월 앞에서 현지인들은 “신기하다”며 저마다 손을 뻗어 보고, 화면이 반응할 때마다 탄성을 터뜨렸다. 몇 번씩 다시 시도하며 친구를 불러 함께 체험하는 학생도 많았다.

한-베 페스티벌 현장에서 베트남 청년등이 한국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 부스에 줄을 서있다. /안준현 특파원

8일과 9일 CGV 빈컴플라자점에서는 ‘한국 스토리 페스티벌’이 열려 현지 관객 약 500명에게 한국 영화를 무료로 선보였다. 8일에는 ‘좀비딸’, 9일에는 ‘소주전쟁’이 상영돼,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스크린 속 한국인의 일상과 K-푸드·K-문화를 함께 즐겼다.

/주다낭총영사관

마지막 날 메인 무대에서는 한국 태권도와 베트남 전통 무술 보비남(Vovinam)의 합동 시범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빨간 띠부터 검은 띠까지 다양한 급의 어린 수련생들이 절도 있는 품새를 차례로 선보였고, 절정에는 격파 시범이 이어졌다. 기합 소리와 함께 송판이 ‘탁’ 갈라지자 객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태권도의 시원한 발차기와 보비남 특유의 가위차기·꺾기 기술이 번갈아 무대를 채우며 양국 무예의 색깔을 견주는 재미도 쏠쏠했다.

/주다낭총영사관
태권도 사범들이 격파 시범을 보이는 모습. /안준현 특파원

한정일 주다낭 총영사는 “활발한 인적·문화·경제 교류를 통해 양 국민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관계를 한층 단단히 다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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