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적’ 바꾸나… 李 신중론에도 통일부 “대체 표현 공론화 추진”

송유근 기자 2026. 8. 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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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광복절인 15일 "남북 상호 존중의 이름부르기, '주적' 표현 대체 등 변화 필요성에 대해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북한을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으로 바꿔 부르고 '주적'을 '위협'으로 바꿔 부르는 방안에 대해 "우리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지만, 통일부는 열흘만에 공식 공론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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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광복절에 “적대적 언어 바꿔야
남북 상호존중 이름 부르기 등 추진”
정동영 “주적 규정은 섬뜩…‘위협’ 대체해야”
李 “좋은 이상에도 나쁜 상황 초래될 수
선의대로 될지…상황 영향 많이 받을 것”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부 2차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5 뉴스1
통일부가 광복절인 15일 “남북 상호 존중의 이름부르기, ‘주적’ 표현 대체 등 변화 필요성에 대해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북한을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으로 바꿔 부르고 ‘주적’을 ‘위협’으로 바꿔 부르는 방안에 대해 “우리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지만, 통일부는 열흘만에 공식 공론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호칭변경 이어 ‘주적’ 대체표현까지 공론화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6.8.15. 뉴스1
통일부는 이날 ‘8.15 광복절 경축사 관련 통일부 입장’ 보도자료를 내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3대 청사진’을 밝혔다”며 “이는 통일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구상’이 의미하는 바와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그러면서 ‘포용적 평화공존’의 일환으로 “우리 안의 ‘적대의 언어’부터 바꿔나가기 위한 공론화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구체적으로 “남북 상호 존중의 이름부르기, ‘주적’ 표현 대체 등 각계에서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어 온 사안부터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며 공론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유관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통일부가 재차 호칭변경 및 ‘주적’ 표현 대체 공론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등에선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대한민국 헌법 3조를 위반하는 조치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또 같은 정부 내에서도 국방부는 연말께 발간 예정인 이재명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기존 표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장관, 수차례 호칭 변경 등 필요성 강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조국해방 81돐(주년)에 즈음하여 8월 14일 대성산혁명렬사릉을 찾으시였다”고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그간 수차례 북한을 ‘조선’으로 부르는 호칭변경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정 장관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상대방 이름을 불러주는 존중이 신뢰를 만들고 평화공존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달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행사 제11차 울란바토르 동북아 안보대화 특별연설에서는 “우리는 대한민국(ROK),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미국과 중국 간 4자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며 북한의 국호를 말하기도 했다.

‘주적’을 ‘위협’으로 대체해야한다는 주장도 했다. 정 장관은 이달 4일 진행한 언론 사전 브리핑에서는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서 북을 주적이라고 규정하는 섬뜩한 상황은 청산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 국방백서에 사용된 ‘적’이라는 표현을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사용했던 ‘위협’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했다.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하지만 이 대통령은 5일 정 장관 보고 당시 “우리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좋은 가치와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정쟁으로 휘말리면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말 잘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선의가 선의대로 될지는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이런 영역이 남북관계에 특히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정 장관은 7일 열린 평화통일고문회의 원로 차담회에서 “(호칭 변경 등은) 통일부가 끌고 갈 일이 아니”라면서도 “ (청와대에) ‘공론화가 먼저’, ‘국민 여론이 성숙화된 이후에 하겠다’고 설명을 해드렸다”고 밝혔다. 이날 임동원·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원로들은 거의 한목소리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 대신 ‘조선’으로 부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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