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뒤엔 세상이 바뀌었다…다가오는 ‘블록경제’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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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의 재앙입니다.
경제 재앙인 스태그플레이션도 지나가고 나면 사회 구조를 지배하는 헤게모니가 전환된다는 점에서 천재지변과 닮았습니다.
물론 이 같은 양적완화는 경제대공황을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예상보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던 시기에는 간헐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일으켰죠.
신자유주의에서 블록경제로의 헤게모니 전환은 결국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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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쇼크에 ‘웃던’ 소련, 20년 뒤 사라져
값싼 세계화의 종말…물가상승 압력
가장 싼 나라보다 ‘우리 편’… 달라진 新경제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의 재앙입니다. 또한 천재지변과 같이 발생시점과 원인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고, 재앙이 벌어지면 마땅한 해결책도 없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적극 개입해 복지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헤게모니도 1970년대 중동발 석유파동으로 시작된 스태그플레이션 때문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요. 당시 스태그플레이션을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국가의 복지비용 증가로 생산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전쟁으로 갑자기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겹치게 됐죠.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석유파동이 발생하기 전인 1970년 1배럴당 원유가격은 1.21달러였습니다. 하지만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인 1975년에는 배럴당 10.43달러로 9배 가까이 상승했죠. 석유파동이 정점에 이르렀던 1980년에는 배럴당 36.8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유가 상승은 자연스럽게 물가폭등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죠.

1971년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과거에 체결한 브레튼우즈 협약을 일방적으로 폐기했습니다. 브레튼우즈 협약은 금 1온스당 35달러로 고정한다는 제도죠. 오늘날 버전으로 말하면 특정 가상화폐를 달러와 가치고정(페깅)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당시 소련의 수장이었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는 석유 호황에 안주했습니다. 산업 인프라를 확충하기 보다는 원자재 수출 비중을 늘렸고, 벌어들인 돈은 산업에 투자하는게 아닌, 국민들에게 분배하는데 초점을 맞췄죠.
잔치가 끝나면 청구서가 날아옵니다. 석유파동이 끝나고 국제유가는 하락하면서 정상화했고, 석유 수출 비중을 늘렸던 소련의 GDP는 급감했습니다. 마치 2000년대 석유 수출 비중을 높이며 부를 이룩했다가 셰일혁명으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경제가 한순간에 나락간 베네수엘라와 비슷하죠.
결국 소련은 경제난이 이어졌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방(글라스노스트)과 개혁(페레스트로이카)을 추진하다가 이마저도 실패하면서 1991년 소련이 해체됩니다. 즉,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여파가 1991년 냉전 붕괴라는 헤게모니 전환에 기여한 셈이죠.


미국은 ‘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중국이 아닌 자국 이익에 부합하는 나라를 선택했죠. 대표적으로 대만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선택은 필연적으로 물가상승을 유발하죠. 당연한 흐름입니다. 더 비싼 가격에 구입하니깐요.
신자유주의에서 블록경제로의 헤게모니 전환은 결국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신자유주의 때보다 경기는 침체하는데, 비싸게 물건을 사들이니 물가는 오를 수밖에 없는데다, 블록 간 패권주의로 무력충돌이 벌어지면서 유가나 곡물가가 상승해 다시 인플레이션을 압박하죠.
역사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사례를 보면 몇 가지 사실은 분명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오기 전에 산업 역량을 키우는 등 기초체력을 단단히 하면서 준비하는 것과 경제위기 후 재편되는 세계질서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지난 100년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뻔한 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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