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 위조 향수서 ‘시력 손상’ 물질 484배 검출
3개 중 1개꼴 유해물질 등 기준 초과
향수 6개 메탄올 허용치 368~484배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 구매 주의해야"

해외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위조 향수에서 시력 상실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메탄올이 안전기준의 최대 484배 검출됐다. 핸드크림과 립스틱 등 다른 위조 화장품에서도 사용이 금지됐거나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잇따라 확인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충남경찰청이 압수한 해외 유명 브랜드 위조 화장품 34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11개(32.4%) 제품에서 메탄올과 납 등 안전기준을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조사 대상은 향수 18개와 핸드크림 6개, 립스틱 5개 등이다.
특히 향수의 안전성 문제가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향수 18개 가운데 6개(33.3%)에서 메탄올이 73.7~96.9% 검출됐다. 현행 유통 화장품의 메탄올 허용기준인 0.2% 이하와 비교하면 무려 368~48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정품 향수는 일반적으로 향료를 녹이기 위한 용매로 에탄올을 사용하지만 위조 화장품의 경우 원가를 낮추기 위해 독성이 강한 메탄올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소비자원은 분석했다.
메탄올은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시력 손상을 넘어 시력 상실까지 유발할 수 있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중추신경계 장애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향수뿐만이 아니었다. 위조 핸드크림 6개 가운데 3개에서는 화장품에 사용이 금지된 보존제 성분인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이 함께 검출됐다. CMIT는 최대 15.1㎍/g, MIT는 최대 5.7㎍/g이 확인됐다.
립스틱 1개에서는 납이 31.0㎍/g 검출돼 안전기준인 20㎍/g 미만을 넘어섰다. 바디미스트 1개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한 CMIT가 검출됐다.
CMIT와 MIT에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알레르기성 피부 반응을 비롯해 호흡기와 눈 자극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납 역시 성장 저해와 심혈관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위조 화장품의 약 3분의 1에서 안전기준을 벗어난 유해물질이 확인된 만큼 단순히 정품을 모방한 '짝퉁' 문제를 넘어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원은 조 화장품의 경우 주성분 배합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나 제조 과정의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데다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구매 자체를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나 인증된 판매처를 이용하고, SNS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경우 판매자 정보와 구매 후기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 가격과 비교해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 역시 위조품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출처가 불분명한 위조 화장품은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폐기해야 한다"며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공식 홈페이지나 인증된 판매처를 통해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