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벌고 원가에 깎였다···CJ제일제당부터 빙그레까지 엇갈린 2분기

류빈 기자 2026. 8. 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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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해외사업이 실적 개선 견인
원가 부담에 국내 수익성은 압박
식품업계 가격 인상도 잇따라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해외 시장을 개척한 기업들은 수출과 현지법인을 앞세워 매출을 늘린 반면 국내 사업에서는 고환율과 고유가, 원재료와 포장재 가격 상승이 이익을 압박하면서 기업별 수익성 격차가 벌어졌다. /챗GPT

식품업계의 올해 2분기 실적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키워드는 '해외'다. 국내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해외 시장을 개척한 기업들은 수출과 현지법인을 앞세워 매출을 늘렸다. 반면 국내 사업에서는 고환율과 고유가, 원재료와 포장재 가격 상승이 이익을 압박하면서 기업별 수익성 격차가 벌어졌다.

특히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만으로 분기 6000억원을 처음 넘어서는 기록을 세우며 식품업계의 글로벌 성장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CJ제일제당과 농심 역시 해외 사업에서 매출을 확대했지만 전체 사업 구조와 원가 부담에 따라 영업이익에서는 서로 다른 결과를 냈다. 빙그레는 여름철 냉동제품 수요와 해태아이스크림 합병 효과까지 더해지며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일부 기업들이 실적을 개선했더라도 곧바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과 고유가, 원재료 및 포장재 가격 상승이 제조원가를 계속 밀어 올리고 있어서다.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원가 부담이 실적에 직접 반영됐고, 결국 주요 제품의 판매가격을 조정하는 움직임도 확산됐다.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도 심화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매출 7조3621억원에도 영업익 감소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식품기업들이 일제히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규모 기준으로 업계 최상위권인 CJ제일제당은 매출 외형을 키웠지만 수익성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36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576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이번 실적에는 사료·축산(F&C) 사업 재편에 따른 회계상 변화가 반영됐다. CJ제일제당은 CJ피드앤케어 등 F&C 부문 종속기업 14곳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해당 사업 실적을 중단영업손익으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비교 대상인 지난해 2분기 실적도 같은 기준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실적에서는 매출 증가와 이익 감소가 더욱 뚜렷했다. 2분기 매출은 4조1950억원으로 10.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19억원으로 18.4% 줄었다.

식품사업 매출은 2조8441억원으로 5.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709억원으로 21.3% 감소했다. 국내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고유가와 원재료 가격 상승이 비용 부담을 키운 결과다.

해외 사업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1조5072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미주에서는 만두와 햇반 판매가 확대되면서 매출이 10% 증가했고 유럽에서는 만두·치킨·면류 판매 호조로 19% 성장했다. 아시아·태평양과 중국도 각각 21%, 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내 식품사업은 건강·웰니스(H&W) 관련 신제품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매출 1조3369억원을 기록하며 1.4% 성장했다.

바이오 부문은 매출 증가에도 이익이 감소했다. 매출은 1조3509억원으로 2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10억원으로 15.9% 줄었다. 아르기닌·이소류신·라이신 판매 확대가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트립토판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에 부담이 생겼다.

결국 CJ제일제당의 2분기는 해외 식품사업의 성장만으로는 전체 비용 상승을 상쇄하기 어려웠던 분기로 평가된다. 

농심, 해외 성장으로 국내 원가 부담 상쇄

농심은 CJ제일제당과 달리 해외 사업의 성장세가 전체 이익 개선으로 연결됐다. 농심의 2분기 연결 매출은 9561억원, 영업이익은 59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47.6%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소비 둔화와 경쟁 심화가 이어졌지만 수출과 해외법인이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 해외 사업의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전체 이익 증가를 이끌면서 국내 사업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

국내 사업만 보면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다. 별도 기준 2분기 매출은 738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1억원으로 32.0% 감소했다.

매출 자체는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늘었지만 고환율과 고유가로 포장재를 비롯한 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이 이익을 압박했다.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1조8901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31.7% 증가했다.

농심의 사례는 해외에서 확보한 성장성과 국내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현재 식품업계의 구조를 잘 보여준다.

삼양식품, 해외 매출 첫 6000억원 돌파

삼양식품은 이번 실적에서 해외사업의 존재감을 가장 강하게 드러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703억원, 영업이익은 176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9.3%, 영업이익은 46.7% 증가했다.

핵심은 해외 매출이다. 2분기 해외매출은 6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7% 증가했다. 분기 기준 해외매출이 6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기존 최고 기록도 다시 갈아치웠다.

불닭브랜드의 글로벌 인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누적 판매량이 100억개를 넘어섰다. 해외 유통망을 확대하는 동시에 밀양공장을 비롯한 국내 생산시설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를 뒷받침했다.

지역별로도 성장세가 고르게 나타났다. 미주 매출은 2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미국 내 메인스트림 및 에스닉 채널의 유통망을 넓힌 데다 멕시코 등 중미 시장에서도 판매가 확대됐다.

중국 매출은 1810억원으로 44% 증가했다. 기존 유통망뿐 아니라 간식 채널 등으로 판매 접점을 늘리면서 성장 폭을 키웠다.

유럽에서는 성장 속도가 더욱 빨랐다.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판매가 증가하고 유럽 내 진출 국가도 늘면서 매출이 806억원으로 61% 뛰었다.

수익성도 동시에 개선됐다. 삼양식품은 2분기 2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6분기 연속 2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해외 영업망을 고도화하면서 유통 채널 구성을 개선했고 생산 효율성을 높인 데다 고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삼양식품의 실적은 국내 식품업계가 해외 시장을 얼마나 중요한 성장 축으로 삼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내수 소비가 정체된 상황에서도 불닭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풀무원, 국내 식품서비스유통이 이익 방어

풀무원도 해외 사업 확대와 국내 식품서비스유통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은 89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26.0% 늘었다. 매출보다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7439억원, 영업이익은 43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8%, 41.9% 증가했다. 풀무원의 경우 해외 사업이 단순히 매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수익성 개선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식품서비스유통 사업이 꾸준히 이익을 내면서 전체 실적을 받쳤다. 하반기에도 풀무원은 국내 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해외 사업 확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빙그레, 여름 특수에 합병 효과까지

빙그레는 계절적 성수기와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며 이익 개선 폭을 크게 키웠다. 2분기 매출은 44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97억원으로 159.9% 급증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아이스크림 등 냉동 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이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탰다. 미국·중국·호주 등 해외 시장에서 수출이 늘어난 것도 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익 증가에는 비용 구조 개선도 한몫했다. 해태아이스크림 합병 이후 사업 운영을 효율화하고 저수익 제품을 관리하는 한편 판매관리비 등을 줄이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7544억원으로 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35억원으로 107.2% 늘었다.

품목별로는 냉장 품목군 매출이 2853억원으로 전체의 37.8%를 차지했으며 냉동 및 기타 품목군은 4692억원으로 62.2%의 비중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15.9%까지 올라갔다.

실적 웃었지만 가격표는 다시 올랐다

식품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소비자가 체감하는 식품 물가는 오히려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원가 상승분을 더 이상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워지면서 제품 가격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13일부터 간식·김치·냉동볶음밥·소스·계란가공품·만두·면 밀키트 등 7개 제품군 30개 품목 가격을 평균 6.7% 올렸다. 평양냉면(2인)은 6980원에서 7480원으로 7.2% 상승했다. 모짜렐라 핫도그(4입)는 8480원에서 8980원으로 5.9%, 얄피꽉찬만두는 9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5.0% 각각 인상됐다.

삼립은 다음 달 1일부터 빵 50여종 가격을 평균 9%대로 인상한다. 편의점 판매가격 기준 정통보름달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오르고 허쉬초코샌드는 2200원에서 2400원으로 9.1%, 치즈후레쉬팡은 2500원에서 2600원으로 4.0% 오른다.

농심은 지난 1일부터 주요 용기면·스낵·음료 등 43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8% 올렸다. 코카콜라음료는 코카콜라·스프라이트·환타 등 52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2% 높였다. 사조 역시 참치캔과 수산캔 등의 가격을 최대 20%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지난달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햇반·만두·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조정했다. 오뚜기는 카레·당면·케첩·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최대 17% 올렸고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6월 말 칠성사이다 등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정부는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요 식품기업 10곳과 이달 한 달 동안 가공식품 3838개 품목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라면과 즉석식품, 음료, 과자, 빙과류 등이 대상이며 할인 폭은 최대 57%다.

하반기 승부처는 '매출'보다 '마진'

2분기 실적을 종합하면 식품업계의 성장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판매량만으로 외형을 키우기 어려워진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고 비용 구조를 손보는 것이 실적의 질을 좌우하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처럼 해외 식품사업이 성장하더라도 바이오와 국내 사업에서 발생한 비용 부담이 크면 전체 이익은 감소할 수 있다. 반대로 삼양식품과 농심, 풀무원은 해외 사업의 성장에 국내 사업의 수익성 방어가 더해지면서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빙그레는 계절적 수요에 합병 이후 효율화까지 겹치면서 이익 개선 폭을 키웠다.

결국 하반기에는 단순한 매출 확대보다 판매가격과 원가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관리하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해외 매출 확대와 고수익 제품 육성, 비용 효율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라는 두 가지 부담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인스트림 채널=미국 등에서 일반 대형 유통망을 의미한다. 현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와 주요 유통 체인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전략제품(GSP)=CJ제일제당이 해외 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핵심 식품군이다. 만두와 햇반 등이 대표 제품으로 글로벌 식품사업 확대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식품서비스유통=식품 제조와 판매뿐 아니라 급식, 외식, 식자재 유통 등을 포괄하는 사업 영역이다. 풀무원은 이 부문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하며 국내 사업의 수익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매출액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기업이 본업을 통해 매출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