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 여전한데 벌써 밤·고구마?…유통업계 신제품에 담긴 ‘세 가지 계산’

김현주 2026. 8. 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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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는 여전히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통업계의 시계는 이미 가을을 향하고 있다. 밤과 고구마를 앞세운 케이크부터 추석 선물세트까지 한발 빠른 계절 상품이 등장하는 동시에 단백질과 제로 음료, 냉동 간편식 신제품도 잇따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빙그레, 팔도 등도 음료뿐 아니라 요구르트와 비빔면 등으로 저당·제로 제품군을 넓혀왔다.

단백질과 제로처럼 분명한 건강 가치를 내세우거나, 냉동식품으로 외식 메뉴를 집 안으로 가져오고, 계절과 캐릭터·SNS 유행을 상품에 빠르게 반영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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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는 여전히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통업계의 시계는 이미 가을을 향하고 있다. 밤과 고구마를 앞세운 케이크부터 추석 선물세트까지 한발 빠른 계절 상품이 등장하는 동시에 단백질과 제로 음료, 냉동 간편식 신제품도 잇따르고 있다.

샘표 제공
최근 쏟아지는 신제품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은 뚜렷하다. 건강을 챙기되 맛을 포기하지 않는 소비자를 잡고, 외식 메뉴를 집으로 가져오며, 시즌과 한정판을 앞세워 구매 시기를 앞당기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일상식으로 영역을 넓히는 단백질 제품이다.

샘표는 최근 순식물성 단백질 제품 ‘백년동안 맛있는 단백질’을 출시했다. 쌀과 콩, 귀리 등을 활용하고 발효 기술을 접목한 제품이다.

용기형 기준 한 번 섭취량인 43g에 단백질 20g을 담았고 필수아미노산 9종과 BCAA 3000㎎, 칼슘·마그네슘·비타민B6 등을 더했다. 물이나 우유, 두유에 타서 마실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샘표가 장류와 소스에 머물지 않고 단백질 시장까지 영역을 넓힌 것은 관련 시장의 성장성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인용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올해 8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F&B도 추석 선물세트에 이런 흐름을 반영했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 110여종을 내놓으면서 동원참치로 구성한 세트 종류를 이전보다 약 20% 늘렸다. 단백질 섭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겨냥한 구성이다.

‘제로’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더벤티는 ‘제로 복숭아 아이스티’, ‘제로 매실 아이스티’, ‘제로 오렌지 멜론 머틀티’ 등 당류 제로를 앞세운 음료 3종을 선보였다. 단순 탄산음료에 머물던 제로 제품이 과일차와 티 음료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국내 제로 음료 시장은 이미 빠르게 커졌다. 유로모니터 집계 기준 시장 규모는 2018년 1630억원에서 2023년 1조2780억원으로 7.8배 성장했다. 롯데칠성음료와 빙그레, 팔도 등도 음료뿐 아니라 요구르트와 비빔면 등으로 저당·제로 제품군을 넓혀왔다.

냉동 간편식의 경계도 넓어지고 있다.

오뚜기는 냉동 ‘유부초밥’ 오리지널과 소고기 2종을 출시했다. 밥을 짓고 양념한 뒤 유부 안에 직접 넣어야 했던 기존 유부초밥 조리 과정을 줄여 간편식으로 만든 제품이다. 오뚜기 공식 뉴스룸에는 해당 제품이 지난 12일 출시된 것으로 안내돼 있다.

하림은 한술 더 떠 중식당 메뉴를 냉동 HMR로 옮겼다.

‘통가슴살 탕수육’, ‘통다리살 깐풍기’, ‘통안심 꿔바로우’, ‘통살 유린기’ 등 중화 닭요리 4종을 선보였다. 해동 없이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수 있도록 만들고 메뉴별 전용 소스도 함께 넣었다.

샘표 차오차이도 ‘시추안 마라탕면’을 내놓으며 전문점 메뉴의 간편식화를 이어가고 있다. 마라탕처럼 재료와 육수 준비가 번거로운 메뉴를 집에서 조리할 수 있는 키트 형태로 만든 것이다.

삼립은 ‘탕종 또띠아’ 3종을 출시해 간단한 한 끼와 홈메이드 메뉴 수요를 겨냥했다. 밀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어 일부를 익히는 탕종 공법을 적용해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최근 냉동식품은 만두나 돈가스 같은 익숙한 품목을 넘어 한식과 중식, 일품요리까지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조리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워지면서 ‘전문점에서 먹던 메뉴를 얼마나 비슷하게 구현하느냐’가 경쟁 포인트로 옮겨가는 것이다.

계절을 한발 먼저 파는 전략도 두드러진다.

투썸플레이스는 14일 ‘촉촉한 밤 생크림 케이크’와 ‘부드러운 고구마 생크림 케이크’를 내놨다.

밤 생크림 케이크는 초코 시트에 밤 마스카포네 생크림과 밤, 마롱 스프레드를 넣었고 고구마 생크림 케이크는 고구마 크림과 생크림, 카스텔라 가루를 활용했다. 홀케이크뿐 아니라 1~2인이 먹을 수 있는 쁘띠 사이즈도 함께 출시했다.

한여름에 가을 식재료가 등장한 것은 투썸만이 아니다. 폴 바셋도 가을 시즌에 밤과 고구마를 활용한 ‘소잘 밤라떼’와 ‘소잘 고구마라떼’ 등을 선보이는 등 카페업계에서 밤·고구마는 매년 가을 시즌을 알리는 대표 소재로 자리 잡았다.

동원F&B는 이보다 더 앞서 추석 시장 선점에 들어갔다. 추석을 한 달 이상 앞두고 선물세트 110여종을 공개하고 참치 세트 종류를 확대했다.

식품업계가 시즌 상품 출시 시기를 당기는 것은 판매 기간을 늘리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특정 계절을 먼저 떠올리게 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익숙한 제품에 이야기를 입히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삼립은 장수 제품 ‘보름달’에 소다와 코코넛을 결합한 여름 한정 제품 ‘밀키 소다 웨이브’와 ‘코코넛 파라다이스’를 내놨다.

패키지에는 햇볕에 그을린 ‘보름이’ 캐릭터를 넣었다. 최근 캐릭터 시장에서 유행하는 ‘태닝 캐릭터’를 반영해 젊은 소비층의 관심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화이트리에도 오는 20일부터 약 3개월 동안 ‘초코식빵’을 한정 판매한다. 상시 판매 대신 판매 기간을 제한해 신제품에 희소성을 더하는 방식이다.

대상 청정원은 방향을 해외 소비자로 돌렸다.

국산 김과 찹쌀풀로 만든 ‘바사삭 김부각’ 오리지널·와사비·치즈 3종을 출시하면서 롯데마트 서울역점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매장을 초기 판매처로 택했다. 이후 쿠팡과 대형마트 등으로 판매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통 간식인 김부각을 한입 크기 스낵으로 바꾸고 와사비와 치즈 맛을 더한 것도 해외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배스킨라빈스는 미쉐린 스타 셰프와 손잡았다. 김희은 셰프와 협업해 크림치즈 아이스크림에 솔티 조청 캐러멜과 현미 통밀 쿠키를 더한 ‘솔티 조청 뉴욕치즈케이크’를 선보였다.

연세유업은 ‘연세우유 생초코파이’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왁뿌’ 방식을 접목했다. 냉동 보관한 제품의 초콜릿 코팅을 깨뜨려 먹는 재미를 제품 경험으로 끌어온 것이다.

결국 최근 식품 신제품 경쟁은 새로운 맛 하나를 더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단백질과 제로처럼 분명한 건강 가치를 내세우거나, 냉동식품으로 외식 메뉴를 집 안으로 가져오고, 계절과 캐릭터·SNS 유행을 상품에 빠르게 반영하는 식이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많아질수록 ‘무엇을 만들었느냐’ 못지않게 ‘왜 지금 이 제품을 사야 하느냐’를 만들어내는 것이 식품업계의 새로운 경쟁이 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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