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물 낭비 심해" 추미애 압박…사실일까 봤더니 [홍민성의 테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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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SK하이닉스는 폐수 방류량을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환경 피해를 줄이는 투자를 확대한 인텔, TSMC와는 정반대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사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삼성전자가 당해 연도 절감량을 공개하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누적치로 집계하는데요.
TSMC와 인텔이 물 부담을 줄이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물을 다시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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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페수 방류량 감축 노력 안 해"
추미애 '공개 압박' 화제…양사 보고서 보니

"삼성과 SK하이닉스는 폐수 방류량을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환경 피해를 줄이는 투자를 확대한 인텔, TSMC와는 정반대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사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쓰는 물을 더 많이 재활용하고 폐수 방류량은 줄이라는 겁니다.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직접적 질타까지 나왔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6월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뜯어보면 얘기가 좀 다릅니다.
삼성, 재이용 1억796만t…하수 방류수도 쓴다

먼저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국내 5개 사업장 수자원 재이용량은 지난해 1억796만7000t(톤)입니다. 2023년 9265만7000t, 2024년 1억110만6000t에서 해마다 늘었습니다. 기흥·화성·평택·천안·온양 사업장이 대상입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생산 공정에서 나온 폐수를 회수해 다시 처리한 뒤 공정 세정수나 유틸리티 용수로 씁니다. 기존에는 폐수로 처리하던 외조기 결로수도 냉각탑 보충수로 돌려 쓰고 있습니다.
외부에서 버려지는 물을 끌어와 쓰는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수원·화성·오산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고도 정화해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에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2024년 12월 환경부, 경기도 등과 '경기권역 반도체 사업장 1단계 물 재이용 사업' 업무협약을 맺어 현재 사업 심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30년 국내 사업장 취수량을 2021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취수량 증가 제로화'가 목표입니다.
국내 사업장 용수 절감량은 2023년 1271만t에서 2024년 1675만9000t, 지난해 2186만9000t으로 늘었습니다. 다만 지난해 재이용량은 자체 목표에 미치진 못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용수 취수량 저감을 위해 선정한 용수 재이용량 목표는 다소 미달했다"면서도 재이용 이외의 절감 활동이 계획한 1300만t을 웃돌아 취수량 증가 제로화 목표는 계획대로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닉, 재이용률 47%…공정·방류수 관리 확대

SK하이닉스도 볼까요. SK하이닉스 국내 사업장의 용수 재이용량은 2022년 3607만5000㎥에서 4646만2000㎥, 5203만3000㎥, 지난해 6055만㎥로 계속 늘었습니다. 재이용률도 37%에서 44%, 45%, 47%로 높아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용수를 ㎥ 단위로 공시하는데 물 1㎥는 약 1t입니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사업장 안에 폐수 재이용 시스템을 구축했고 '용·폐수 절감 TF'를 통해 용수의 사용부터 처리, 재이용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대규모 용수 사용 설비인 POU(Point of Use) 스크러버 내부 구조를 개선했고, 신규 팹 M16이 가동된 2024년에는 분사 방식 개선과 공급 경로 변경에 투자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폐가스 방지시설과 냉각탑 가동 조건을 최적화해 사용량을 추가로 줄였습니다.
2021년부터 쌓아온 누적 수자원 절감량은 지난해 3억337만t으로, 목표였던 2억6400만t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삼성전자가 당해 연도 절감량을 공개하는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누적치로 집계하는데요. 2030년까지 누적 6억t, 2026년까지 2020년 대비 취수량 집약도 35% 감축이 목표인데 지난해 25%를 줄였습니다. 물 스트레스가 '높음'으로 분류된 청주 사업장은 2023년부터 외부 하수 재이용수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 사업장의 중수 취수량은 2023년 237만5000㎥에서 2024년 458만1000㎥, 지난해 1080만㎥로 늘었습니다.
방류 이후를 들여다보는 장치도 두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이천·청주·용인 사업장 인근 방류 하천의 수질과 수생태계를 분기마다 모니터링하고 수질자동측정기에는 물벼룩과 미세조류, 황산화박테리아의 반응으로 독성을 판단하는 생물감시장치를 붙였습니다. 방류수를 실험실 규모로 모사해 붕어와 버들치, 지역 농작물의 생육까지 확인하는 '메소코즘' 평가도 진행하고 있죠.
재이용 늘었지만 취수·방류량도 증가

다만 재이용량 증가와 동시에 총량도 함께 늘었습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총 수자원 방류량은 2023년 1억2995만3000t에서 2024년 1억3666만3000t, 지난해 1억4346만2000t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총 취수량도 1억6009만t에서 1억6958만t, 1억7901만t으로 늘었습니다. 국내 5개 사업장의 지난해 수치는 취수량 1억5323만8000t(전량 지표수), 방류량 1억2415만1000t입니다. 이 중 회사가 직접 처리해 지역 하천으로 내보낸 물이 5815만6000t, 공공폐수처리장 등 사외처리시설로 넘긴 물이 6599만5000t입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사업장 방류량은 2022년 6085만8000㎥에서 5822만1000㎥, 6283만2000㎥, 지난해 6693만6000㎥가 됐습니다. 취수량은 7818만5000㎥에서 7414만6000㎥, 7940만1000㎥, 8350만2000㎥로 늘어났습니다.
슈퍼 사이클에 올라탄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가 커지면서 최근 생산 및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신현철 광운대 반도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신규 공장을 계속 짓고 있는 데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기존 팹의 가동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이 내세우는 '재이용률'과 지자체와 주민이 체감하는 '방류 총량'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秋 언급한 TSMC·인텔은?
추 지사가 언급한 TSMC, 인텔 미국 공장도 살펴볼까요. TSMC는 지난해 8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산업용 폐수 재활용 시설(IRWP)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2028년 완공 목표로 방류를 거의 하지 않는 '폐수 배출 제로'(Near Zero Liquid Discharge) 구현과 물 재활용률 90% 이상을 겨냥합니다. TSMC 애리조나 사업장이 기존 사내 수자원센터를 통해 달성하고 있는 재활용률은 65%로, 90% 이상은 2028년 완공될 시설의 설계 목표입니다.
인텔은 애리조나 오코틸로 사업장에서 하루 최대 910만갤런(약 3만4400t)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물 재생시설을 운영하고 있고요. 사업장 밖에서는 '넷 포지티브 워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건 공장에서 절감·재이용한 물에 외부 수자원 복원 사업까지 더해 사용한 담수 이상을 지역 유역에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인텔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에서 이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애리조나에서는 이미 2021년부터 넷 포지티브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TSMC와 인텔이 물 부담을 줄이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물을 다시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지역의 물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문제 제기를 가볍게 봐선 안 될 겁니다. 결국 두 회사의 다음 과제는 재이용률을 높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생산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실제 총량의 증가를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느냐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전력뿐 아니라 용수 확보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반도체 제조 과정에는 세정 공정이 많아 상당한 양의 용수가 필요한 만큼 사용한 물을 얼마나 재이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용수 재이용률을 높이려면 기업도 그에 맞는 설비를 검토, 투자해야 하므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필요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도 관련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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