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0년 요람’ 튀르키예서 아이오닉 3 첫 생산… 유럽 전기차 시장 노린다
지난달 정의선 회장 사전 점검 마쳐
튀르키예 시장 인센티브 여부 주목

지난 14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도심에서 동쪽으로 약 120㎞ 떨어진 코자엘리주 현대자동차 이즈미트 공장. 축구장 3개 규모(약 2만7000㎡)의 차체 공장에서는 로봇 201대가 ‘엘리제를 위하여’ 멜로디를 울리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현대차 튀르키예 법인은 지난 11일부터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 모델 ‘아이오닉 3′ 생산에 들어갔다. 유럽 시장 핵심 거점인 튀르키예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달 30일 직접 공장을 찾아 품질과 생산 준비 상황을 점검할 만큼 공을 들인 모델이다. 이날 기념 행사에는 메흐메트 파티흐 카즈르 튀르키예 산업기술부 장관과 일하미 악타슈 코자엘리 주지사를 비롯한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연간 23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춘 4단계 생산 라인을 직접 따라가 봤다.
◇2년간 기술자 1000명 투입…400㎏ 배터리 장착 라인 신설

이곳에서 자동차는 크게 4단계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거친 철판을 외형 패널로 찍어내는 프레스 공정 △골격을 조립하는 차체 공정 △색을 입히는 도장 공정 △최종 부품을 조립하는 의장 공정이다. 아이오닉 3은 기존 내연기관 차종과 1~3단계 공정을 공유한다.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지난 2년간 기술자 약 1000명을 투입하고 노후 설비의 약 50%를 현대화했다.
프레스 공정에선 시간당 430대 분량의 패널을 찍어낸다. 주물틀에 철판을 찍어 형태를 잡고, 남는 테두리를 잘라내는 스크랩 처리를 거친다. 이어 패널 끝을 다듬고 용접하는 공정을 거쳐 매끄러운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결함이 있는 부품은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현장 인원이 지게차를 동원해 상태를 검사한다.
차체 공정은 100% 자동화 작업으로 이뤄진다. 로봇 201대가 프레스 공정에서 넘어온 패널을 용접해 직육면체 골격을 만들고 문과 보닛을 장착한다. 현장 직원 190명이 3교대로 24시간 가동하며 시간당 36.5대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후 도장 라인에서 고객이 주문한 색을 차체에 입힌다.
도색을 마친 뒤 차량 형태를 완성하는 의장 공정이 시작된다. 자동화율이 높은 앞선 공정과 달리, 이곳에선 작업자 715명이 수작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만 차 한 대당 평균 4~5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차체와 동력계를 결합하는 샤시 메리지(Chassis Marriage) 공정이 이뤄지는데, 400㎏에 달하는 배터리를 공급받아 차체 하부에 직접 장착하는 라인을 신설했다. 실내 카펫, 시트, 타이어 등을 조립하고 부동액, 냉매, 워셔액, 주유까지 마친 뒤 최종 출고 라인으로 이동한다.
◇유럽 시장 반격 위한 ‘묘수’ 될까
튀르키예 공장은 유럽 시장에 반격하기 위한 현대차의 핵심 거점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 유럽 시장 점유율은 7.4%로 지난해 동기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도로가 좁아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을 겨냥, 내년 연간 4만대 판매한다는 목표다.
튀르키예 시장 내 세금 부담과 정부 인센티브 확보 여부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튀르키예는 한국·EU와의 FTA로 관세 부담은 없지만, 기본 예상 출고가만 약 250만 리라(약 7000만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높은 특별소비세 등이 더해져 실제 구매 부담이 크다. 당국은 국영 브랜드 ‘토그(Togg)’에 장기 저리 할부 혜택을 몰아주고 있다. 악타슈 코자엘리 주지사는 인센티브 제공 가능성과 관련해 “글로벌 브랜드가 튀르키예에 투자하는 것은 정부의 이익에 부합하며, 이에 따른 지원 계획을 분명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7년 가동을 시작해 내년 30주년을 맞이하는 이즈미트 공장은 현대차의 해외 생산 기지 중 가장 역사가 깊다. 과거 엑센트, 스타렉스를 시작으로 i10, i20 등 현대차의 유럽 시장 효자 차종들을 잇달아 배출했다. 현재 2000명이 넘는 현지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다만 최근 튀르키예 현지 인건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공장 운영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 공장 자동화율은 울산 제네시스 공장,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 등 최첨단 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김용진 법인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현대차가 튀르키예에서 약 30년간 생산과 수출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한 새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튀르키예 법인은 한국 기업일 뿐 아니라 튀르키예 기업이기도 하며, 앞으로 형제처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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