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육상·해상 넘어 빙상 실크로드로… 中 ‘일대일로’, 북극 정기항로로 확장

유진우 기자 2026. 8. 1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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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육상과 해상에 이어 북극에도 일대일로를 뚫으며 아시아에서 유럽을 잇는 세 번째 길을 확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각) 중국 해운사 시레전드가 북극을 지나는 정기 컨테이너 노선을 처음 열었다고 전했다.

다만 북극 노선 통제권은 중국이 아닌 러시아 손에 달려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자원을 사 주는 대신 같은 노선을 이용해 자국 공산품을 유럽에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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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세계 최초 북극 정기선 운항
육상·해상·빙상 3대 실크로드 완성
中·러 밀착으로 ‘유럽행 북극 직항로’ 뚫어
홍해·말라카 등 초크포인트 리스크 우회

중국이 육상과 해상에 이어 북극에도 일대일로를 뚫으며 아시아에서 유럽을 잇는 세 번째 길을 확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각) 중국 해운사 시레전드가 북극을 지나는 정기 컨테이너 노선을 처음 열었다고 전했다. 매주 정해진 날짜에 배가 뜨는 북극 노선은 전 세계에서 이 노선이 처음이다.

시레전드는 15일 저장성 닝보저우산항에서 첫 북극행 컨테이너선을 띄운다. 이 배를 시작으로 10월 3일까지 모두 여덟 척이 매주 한 척씩 영국 펠릭스토로 향한다.

중국 제16차 북극해 과학탐사팀 대원들이 2026년 8월 9일 북극해 해빙 표면에서 작업하고 있다./연합뉴스

북극 바닷길은 얼음이 녹아드는 8~10월에만 상선이 지날 수 있다. 10월이 지나면 바다가 다시 얼어 배가 들어가지 못한다. 시레전드도 운항 기간을 오는 15일부터 10월 3일까지로 끊고, 겨울 운항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노선이 매년 여름과 초가을에 열렸다가 닫히는 계절 항로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시레전드는 지난해 시험 성격 컨테이너선 한 척을 시험 운항하고, 올해 총 일곱 척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중국 주요 물동항인 다롄과 상하이 등 중국 동부 여섯 개 항만 화물을 닝보저우산에 모아 두고 12일부터 집하를 시작했다. 물류 전문가들은 새 북극 노선을 사용하면 중국 동부에서 북유럽까지 20~22일이면 화물이 닿는다고 밝혔다. 같은 화물을 수에즈 운하로 보내면 30~40일,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코스로 보내면 최대 50일이 걸린다.

배에 실려 유럽으로 가는 중국 수출품들은 그동안 말레이반도 말라카해협과 홍해 인근 바브엘만데브해협, 이집트 수에즈 운하라는 좁은 길목을 반드시 지나야 했다. 올해 2월 이란전 개전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막으면서 유럽으로 가는 배들은 희망봉을 도는 초장거리 노선을 부득이하게 골라야 했다. 항로가 길어지면 선사들은 늘어난 구간만큼 연료비와 용선료를 함께 더 지불해야 한다. 반면 북극 노선은 이 물류 핵심 길목(choke point·초크포인트) 세 곳을 한꺼번에 건너뛴다. 시레전드는 이 점을 활용해 새 노선에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설비, 전자상거래 물량처럼 속도전을 필요로 하는 제품을 우선적으로 싣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2018년 북극정책 백서에서 스스로를 ‘근북극 국가(近北極國家)’로 규정하고 빙상 실크로드 개척을 목표로 내세웠다. 중국은 육상 실크로드를 주창하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철도와 도로를 깔았다. 해상 실크로드에서는 인도양과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항만망을 사들였다. 여기에 북극 노선까지 확보하면서 중국은 유럽으로 나가는 출구를 세 개로 늘렸다.

다만 북극 노선 통제권은 중국이 아닌 러시아 손에 달려있다. 북극을 지나는 북동항로(NSR)는 러시아 북쪽 해안을 따라 러시아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을 지난다. 러시아는 이 구간을 자국 관할 항로로 규정하고 외국 선박에 사전 신고와 통항 허가, 쇄빙선 이용을 요구한다. 항로 운영과 허가는 러시아 국영 원자력공사 로사톰이 맡는다. 신규 노선에 투입한 시레전드 선박 일곱 척도 로사톰 허가를 받고서야 운항을 확정했다. 러시아는 대신 자국 쇄빙선을 항로 유지에 투입해 원활한 항행을 지원한다. 호위 비용과 북극 구간 보험료를 따로 청구돼, 중국 측 운임에 반영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이 노선을 이용해 러시아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중국에 보낼 계획이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로 유럽 시장을 잃은 뒤 북극에서 캐낸 자원을 나를 만한 화주가 필요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자원을 사 주는 대신 같은 노선을 이용해 자국 공산품을 유럽에 팔 수 있다. 러시아는 항로와 쇄빙선을, 중국은 화물과 시장을 대는 분업 구조다.

북극에서는 선사가 배와 선원을 갖췄다고 해서 곧바로 항해에 나서지 못한다. 어느 바다가 언제 얼고 어디가 얕은지 알아야 항로와 일정을 짤 수 있다. 중국은 앞서 쇄빙 연구선을 동원한 16차 북극 과학탐사를 통해 얼음과 수심, 해류 자료를 쌓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자료를 자국 선사가 어느 시기에 어떤 배를 노선에 투입할지 판단할 근거로 쓸 것이라 내다봤다.

라훌 칸나 알리안츠 해상리스크컨설팅 글로벌 총괄은 해운 전문매체 마린인사이트에 “선주들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지정학적 길목과 분쟁 지역을 피하는 차원에서 북극과 북동항로 통항을 눈에 띄게 늘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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