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뇌가 퇴화한다…AI와 거리두기 필요해”

최성욱 기자 2026. 8. 1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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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사이 인간의 뇌가 퇴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4일 서울 관악구 대학 연구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일상과 밀접해지면서 인간의 뇌 발달이 외주화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로 이직한 뒤 뇌가소성, AI·인간·로봇의 상호작용, 스마트에이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뇌가소성 연구결과를 통해 AI가 지능 발달에 끼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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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인터뷰
美 상원보고서, Z세대 IQ가 베이비부머·X·밀레니얼보다 낮아
AI가 일상과 밀접해지며 인간의 뇌 발달이 외주화돼
뇌는 죽을 때까지 변화하며 신경 세포 간 연결망 만들어
사고력 부족한 청소년의 AI 의존, 지적 주권 포기하는 것
AI 돌봄, 인간관계 대체보다 소통 돕는 매개자로 바라봐야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14일 서울 관악구 대학 연구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가 뇌발달에 끼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사이 인간의 뇌가 퇴화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상원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1997∼2010년생)의 지능지수(IQ)는 베이비 부머(1964년 이전생)·X세대(1965~1980년생)·밀레니얼(1981~1996년생) 등 다른 세대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AI 대부’로 불리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명예교수는 “지능의 역전으로 AI가 인류를 압도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등 AI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4일 서울 관악구 대학 연구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일상과 밀접해지면서 인간의 뇌 발달이 외주화됐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인지심리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오클라호마 주립대 심리학과 교수로 근무했다. 서울대로 이직한 뒤 뇌가소성, AI·인간·로봇의 상호작용, 스마트에이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변화를 ‘지능파산의 시대’라 일컬으며 사회적 위험 요소라고 평가했다. 그는 “AI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인공(Artifical)’을 제외한 ‘지능(Intelligence)’에 대해 모두가 무관심하다”며 “AI에 의존하다 보면 점차 모든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인지적·사회적·정서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그는 뇌가소성 연구결과를 통해 AI가 지능 발달에 끼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뇌가소성은 학습이나 환경에 따라 뇌가 발달하거나 뇌세포 일부가 손상됐을 때 다른 뇌세포가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한 교수는 “흔히 뇌는 어릴 때 형성된 이후 변화하지 않는다고 오해한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며 뇌는 죽을 때까지 계속 변화한다. AI로 인해 뇌가 퇴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뇌가소성 측면에서 보면 나이가 들면서 신경 세포 간 새로운 연결망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며 “대부분 몸으로 경험하며 이를 형성하는데 AI에 의존하면 할수록 이 과정이 퇴화한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AI 이용자들이 AI와 거리 두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AI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사고의 게으름을 유도하는 함정”이라며 “내가 AI를 도구로 써도 되는 단계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내가 AI 없이도 이 작업의 핵심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스스로 사고하는 근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AI에 의존하는 것은 자신의 지적 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등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국가의 인재 육성방식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중국은 교육 현장 내 AI 사용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AI 리터러시’를 국가 인재 양성의 필수 인프라로 정의하는 투 트랙 정책을 택했다”며 “AI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과 학생들의 인지적·정서적 외주화를 막아야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청소년들이 미래 산업 구조에 적응하고 AI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뇌 발달을 막는 AI로부터의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며 “훗날 AI를 주체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AI 없이 단단한 인지적 기초를 먼저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AI와 로봇이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해결책이 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저출산과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50년까지 AI 기반의 돌봄 로봇의 일상화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미국은 2023년 독거 노인의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해 AI 로봇 ‘엘리큐(ElliQ)’를 배포하는 시범 사업을, 유럽은 ‘웰에이징을 위한 로보틱스’ 프로젝트를 통해 AI를 활용한 돌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 교수는 “외로움을 기술에 의존해서 해결하려고 하면 욕구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역기능이 더 커질 것”이라며 “반려 로봇이나 돌봄 AI 기술 역시 인간의 관계를 대체하는 목적이 아니라 소통을 돕는 매개자로 바라볼 때 가장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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