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최태원 회장, '재상고' 진짜 속내

김정우 2026. 8. 1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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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를 선택하면서, '세기의 이혼 소송'이 다시 한번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이 이미 한 차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던 만큼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최 회장이 재상고를 통해 얻을 실익, 즉 '시간 벌기'와 '지연이자 절감'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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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를 선택하면서, '세기의 이혼 소송'이 다시 한번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이 이미 한 차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던 만큼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최 회장이 재상고를 통해 얻을 실익, 즉 '시간 벌기'와 '지연이자 절감'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14일 재상고했다. 최 회장 측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법원은 구체적 사실의 진위 여부가 아니라 법률 적용의 적정성만 따지는 법률심을 의미한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파기한 취지대로 파기환송심을 거쳐 다시 올라온 사건이라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는 않다는 게 법조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최 회장이 재상고를 선택한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막대한 지연손해금(지연이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완납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9440억원에 대한 연간 이자는 약 472억원, 하루에만 무려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재상고로 판결 확정 시기가 미뤄지면서 최 회장은 당장 매일 수억원씩 쌓일 수 있었던 법정 이자 폭탄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현금조달 때까지 확정판결 시기를 늦추는 효과도 예상된다.

환송심 재판부는 분할액을 주식이 아닌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최 회장 개인 자산의 대부분이 SK㈜ 지분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단기간에 조달하는 것은 그룹 전체에 엄청난 무리를 줄 수 있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K㈜ 지분을 대거 시장에 매각할 경우, 경영권 위협이나 주가 폭락 등 주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갈 수 있다.

법조계는 대법원의 심리 기간을 고려할 때 최소 한 분기에서 1년 안팎의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이 기간 동안 SK실트론 지분 처분, 주식담보대출, 자회사 배당 확대 등 그룹 지배구조에 타격을 주지 않는 정교한 자금 조달 방안을 설계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뒤집힐 확률이 낮은 소송을 장기화하면서 오너의 사법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점은 여전히 SK그룹에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재출된 재상고장이 SK그룹의 지배구조를 지키기 위한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피할 수 없는 매를 늦춘 것에 불과할지 재계의 눈과 귀가 다시 대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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