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전력 투자 확대…은행 기업금융도 변화

15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금융브리프 해외 경제 및 금융이슈에 실린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글로벌 은행의 기업금융 전략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AI 모델 고도화로 대규모 연산능력과 저장공간 수요가 늘면서 데이터센터 신규 공급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를 새로 공급하려면 대규모 전력 확보와 송전망 접속 승인, 적합한 부지와 인허가 확보, 장기 전력공급계약 체결 등이 선행돼야 한다. 이 때문에 AI에 대한 수요 증가가 곧바로 데이터센터 공급 확대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공급 제약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데이터센터 개발과 전력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자금조달 수요가 중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력망 접속과 비용 부담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보고서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전력망 접속과 비용 부담 문제가 부각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사용과 물 소비, 토지 이용 등 지역사회 영향을 이유로 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을 제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은행 입장에서는 이 같은 자금 수요가 기업금융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의 투자은행 부문에서도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관련 자금조달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개발에는 대규모 초기 투자비와 긴 회수기간이 필요한 만큼 은행 대출만으로는 자금조달에 한계가 있어 민간 인프라와 부동산 자본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금융 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뿐 아니라 전력·유틸리티 기업, 부동산개발회사, 인프라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스와 채권 발행 주관, 사모자본 조달, 인수·합병(M&A) 자문 등의 기업금융 기회가 커질 수 있다.
다만 AI 인프라 금융은 대규모 장기투자를 수반하는 만큼 사업성 심사와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전력조달 비용과 전력망 접속 가능성, 가동 시점, 임대계약 조건, 주요 고객사의 신용도뿐 아니라 반도체·냉각설비 등 주요 투입비용의 상승 여부와 향후 AI 수요의 지속성도 프로젝트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은행권은 담보가치 중심의 여신심사를 넘어 전력조달 여건과 전력망 접속 가능성, 계약구조, 주요 투입비용 상승 가능성, 장기 수요 전망과 현금흐름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AI 인프라 관련 기업금융이 확대될수록 대출·투자 익스포저가 특정 업종이나 프로젝트에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